오늘 피디수첩 마무리 쯤, 엄경철 신임 KBS 보도 본부장의 말을 실어주더군요.
출입처 폐지, 어렵겠지만 버티면서 해보겠다....
뭐 이런 뉘앙스였습니다. 정확한 워딩까지는 기억이 안나네요. 그의 말을 실어주는 MBC의 피디수첩, 아니 MBC의 기자들은 엄경철이 만들어갈 KBS보도팀에게 힘을 실어달라는 메시지라고 느껴졌네요.
MBC뉴스... 2017년 대선이 끝나고 2018년 신년을 알리는 종소리와 함께, 뉴스 앵커도 보도팀도 바뀌었지요. 한직으로 밀려나 있던 기자들이 취재현장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시작 된 그들의 뉴스... 엉망이었습니다. 새롭게 투입된 손정은 아나운서는 여기저기서 배현진과 다를게 뭐냐는 소리를 들어야 했고, 손현진이란 말까지 들어야 했습니다. 거기다 사장인 최승호는 좌장겸이란 비아냥을 들어야 했습니다.
결국 MBC보도팀은 김경수 경남지사 관련 취재를 하던 중, 말도 안되는 타 언론사 논리를 따라갔고, 그 보도를 통해 엄청난 비난과 함께 엥커와 보도본부장 및 많은 사람들이 물갈이 되었습니다. 검색해보니 지금 MBC보도본부장인 된 박성제가 이쯤인 2018년 6월에 임명이 되었더군요.
그가 보도본부장이 되면서 가장 먼저 외쳤던 것이 팀별 취재였습니다. 사실 MBC엔 취재 능력이 전무한 친구들이 너무 많았거든요. 그리고 그들이 현장에서 떠나있는 동안 시청자들이 요구하는 것들도 달라져 있었구요. 그래서 팀별 취재였습니다. 부족한 능력을 서로 보완해서 바꿔가자는 것이었죠.
뭐 그렇다고해서 바로 바뀌진 않았습니다. 물론 제가 클리앙에 소개할 만큼 괜찮은 보도도 있었지만, 정말 저런 기사를 왜 쓰는건지 이해가 안간다 싶은 것들도 꽤 있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여름이 지나가고 가을이 되어가는 와중에 MBC팀이 다들 외면했던 사실을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주목을 받았고, 사람들이 환호해주기 시작했죠. 이렇게 되는데 1년이 넘게 걸렸습니다.
많은 분들이 MBC 보도팀이 갑자기 변했다고 말들을 하시는데, 사실 그렇게 갑자기 변한건 아니었습니다. 나름 그들의 노력이 있었지요. 유치원 3법이 한참 시끄러웠던 시즌 이후, 유일하게 사학법과 사학재단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파왔던 것이 MBC였거든요. 그리고 그외에도 꽤 노력했던 흔적은 나타났고, 그들은 열심히 해왔습니다. 다만 사람들이 알아봐줄 계기가 부족했던 것이지요. 그 사람들 중엔 저도 포함됩니다.
개인적으론 올해 초 손헤원 의원 관련되어 MBC가 보도했던 행태에 분노해서 MBC뉴스를 버렸었습니다.
그렇게 똥볼을 차긴했지만 꾸준히 변하고 있었더군요.
이번 피디수첩 마지막에 엄경철을 등장시켜서 한마디 시킨건, 그렇게 몸부림 쳤던 당시의 자신들의 모습을 KBS의 신임 보도국장을 통해서 보고 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오늘 올라온 글 중에 KBS뉴스는 여전히 바뀐 것이 없다고 하시는 분들을 보았습니다. 아마 그럴 것입니다. KBS는 MBC보다 더 그 진통이 심할테니까요. 여전히 곳곳에 또아리를 틀고 있는 "그분들"이 상전처럼 버티고 계시고있거든요. 게다가 KBS란 조직 자체가 워낙 보수적(바뀌기 싫어하는 성향)이기도 하구요.
아마 KBS는 더 오랜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제대로 된 뉴스를 보도하는 곳이 MBC 한 곳만 있는 것보다는 KBS까지 더해서 있는 것이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여전히 나오는 기괴한 보도까지 응원하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다만 KBS가 어떻게 변해가는지는 지켜볼 생각입니다. 관심을 끊는 것보단 그들도 변할 것이라 기대를 가지는 것이 훨씬 더 희망적이기도 하니까요.
다만 변할 수 있는 희망의 끈을 조금이라도 잡아보려구요. 만약 내 작은 관심이 그들이 변할 수 있는 힘이된다면, 그 끈 잡고 있을만 하지 않을까 싶어서요.
kbs는 조금 덜 걸릴 것이라 생각하지만, 여전히 시간이 필요합니다.
아무리 언론세계와 방송 환경이 바뀌었다 하더라도 kbs는 최상위의 매체이며 영향력을 가진 매체이기에 조금은 여유있게 기다리며 적절한 채직질과 응원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2년동안 저널리즘J를 애청하는 애청자로서 kbs변화를 기대합니다.
KBS도 노력하는 만큼 잘 바뀌었으면 합니다..
변하지 않으면? 멸망할 뿐입니다.
그리고 얼마전 ㅋㅂㅅ의 잘하겠습니다 라고 말하는걸 들으며 친일파가 생각나더군요. 잘못한 반성은 없이 잘하겠습니다 라고 하는건 언제든 다시 할수 있다는거죠.
전 버린지 오래됐습니다
뭔가 사회의 암부들이, 일거에 제거되는 것은 아니지만
하나씩 하나씩 백일하에 드러나는 느낌. 그래서 상쾌합니다.
보통 사내 세력들 간의 밥그릇 싸움일 경우가 많습니다.
그동안 지켜보면...소수의 정상적인 언론인들은 이 싸움에 끼지도 못하는 것 같네요.
언론이 언론이 되려면 이렇게 내부적인 변화로는 거의 불가능한 것 같습니다.
내부에서부터 저렇게 변하는 것은 물론 좋은 일이지만
저렇게 변했다고 칭찬하고 내버려 두면 안 됩니다.
내부가 그 누구로 바뀌어도 결코 국민을 농락하지 못하게 하는
법적, 구조적 시스템이 꼭 필요합니다.
가짜뉴스 처벌 같은 법적 규제장치와 언론비리에 대한 철저한 수사 및 관련법규 강화로
지금보다 보다 강력한 국민의 감시와 견제가 가능한 언론 개혁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