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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연락이 되어 만난 친구와의 후기 입니다.
만나기로 했던 날 새벽에 잠이 안와 쓸데 없이 그릇 정리도 하고
친구를 만나는 일이 그렇게나 설레는 일인지 처음 알았네요...
이 후 아이 등원 시키고 집 청소도 간단히 하고...
약속 장소가 바로 저희 집 앞이라 좀 더 있다 가도 되는데, 친구를 기다리게 하고 싶지 않아서
약속시간 보다 30분 먼저 나가 기다리고 있었더니 길 건너편에서 ' 아무개야.... 나야 나...' 하면서 손을 흔들며 오는 사람을 찬찬히 보니 그 친구더라구요.
생각했던 것 보다 건강해 보였다고 할까요...
옛날 얼굴 보단 살이 많이 빠지긴 했어도 어디 많이 아파 보이진 않아 다행이다란 생각을 했습니다.
만난 시간이 오전 11시 반이 조금 못 되었던 때인데... 곧 점심 먹을 타임이라 그냥 바로 밥먹으러 가자해서
지근 거리에 있는 고깃 집에 가서 바로 밥을 먹으러 갔습니다.
친구 말이 자기 집하고 우리 집까지 걸으면 30분 안팍이여서.... 그냥 걸어 왔다더군요...
저에게 왠지...' 나를 더이상 아픈 사람 취급 하지마라! 카라 네가 생각하는 만큼 나 그렇게 아프지 않아'라고 의연 중에 말하는 것 처럼 들렸어요.
그렇게 맛있는 점심을 먹으면서 떠들고, 2차로 저희 집에 와서 수다만 떨다가 식구들 저녁 해줘야 한다며 집에 가야 한다해서 다시 또 그렇기 헤어졌습니다...
친구는 루프스 병을 앓고 있다더군요.
신약이 나오기 전엔 죽을 고비도 몇 번 넘기고 그랬지만, 요즘엔 약이 좋아서 관리만 잘 하면 예전 처럼 사경을 헤매는 일은 없다 했어요.
그리고 한 달에 한번 투석 받는 단 얘긴 누가 하더냐고 그러더군요... 말이 와전 된 거 같은데.... 갑자기 피곤해거나 하지 않으면 괜찮다고... 일반인과 동일한 삶을 살 수도 있다면서 너무 자기를 환자처럼 생각안해 줬으면 좋겠다 했습니다.
생각했던 것 보다 많이 건강해서 다행이였고 다만 언제 어떻게 또 위기가 찾아 올지 모르는 상황이 약간 두렵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런 저런 사는 얘기... 자식 키우는 이야기... 또 옛날 이야기....정말 입이 아플정도로 얘기를 했던 거 같아요...
그렇게 친구와 다시 헤어지고.... .. 제가 너무 힘들었어요....
그 친구와는 별개로.... 제가 과거 속에서 받았던 ...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들이.... 저를 또 괴롭히더군요....
사실.... 저는 아픔이 많았던 과거를 기억하고 싶지 않아서... 과거 속에 있었던 사람들을 만나고 싶지 않았어요....
엇그제 만났던 친구를 만나기 전에 고민을 했던 건... 그 친구 입장도 입장이지만....무엇보다 제일 걱정이였던 게 저였습니다.
그 친구와 만나는 건 너무 좋은데.... 그 시기에 나에게 일어났던 나를 괴롭히는 사건들 때문에 힘들거라는 걸 알기에...
그렇지만.... 나이도 이제 곧 50인데.... 상당한 시간도 흘러 괜찮겠지 했는데....
어제와 오늘 새벽에.... 너무 힘들어서 숨이 막히는 걸 청심환으로 간신히 달래였네요....
저희 남편은 저의 이런 사정을 너무도 잘 알기에.... 그 친구와 연락하는 건 좀 더 시간을 두고해라 해서...
이후엔... 그 친구에게 연락을 하지 않았습니다....
새벽에 뭔 청승인지.... ㅎ
혹시나.... 그 친구와의 만남 후기가 궁금하셨던 분이 계실까봐.... 올리긴 했는데...별 영양가 없는 글이 되었네요...
저도 중학생때 학교폭력으로 안좋은기억이 있어여 생각하기 싫고 오래된 일이지만 지금도 가끔힘들어요
빨리 털어버리고 기운 내시길 바래요!
이제 내맘만 추스리면 되실 듯해요! 기운내세요
/Vollago
지금은 40대가 되었고 우울증 약도 9년을 넘게 먹었지만 완치는 아니고 관리가 되는 정도네요.
어릴적에 부모나 친구로부터 사랑받는건 너무 중요한것 같습니다.
나중에 받는 사랑으로는 완치가 되지 않는다고 할까요...
다행입니다.
훌훌 털어버리시고, 일상의 기쁨 누리시길...
트라우마, 나 자신이 ...스트레스 받는다면, 굳이 감당할 필요없다 생각합니다. 저도 님과 비슷한 연배이고, 예전 인권등등이 없던 시절의 기억, 굳이 떠올리는 모습 및 그때 연상 ...여러모습들 떠올리지 않아도, 된다 생각하네요.
일상의 현재 모습으로, 가족과 같이 늘 행복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