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한번씩 클리앙에 글을 쓰면서
추천에 뿌듯해하고 악성댓글에 상처받으면서
정보제공 및 꼰대질을 즐기고
종종 자랑이나 신세한탄도 하는
흔한 대한민국 로스쿨 출신 변호사 1人입니다.
오늘은 무슨 마가 낀 날인지... 답답한 마음을 잔뜩 담아 신세한탄을 한번 해 봅니다.
1. 오전 아홉시. 지인의 지인과 이혼사건에 대한 상담이 있었습니다.
보통은 아홉시에는 출근도 하지 않는 시간입니다만, 지인의 간절한 부탁이었고
지인의 지인이 워낙 바쁘신 분이셔서 심지어 그분의 업무공간 근처까지 이동해서
상담을 진행하기로 예정이 되어 있었습니다.
오래간만에 지옥같은 출근시간을 뚫고 현장에 도착하니
좀 늦을것 같다고 연락이 옵니다. 네, 그럴수 있죠. 이해합니다. 저도 종종 늦으니까요.
그리고 그 '좀'은 55분이었습니다. 열시가 거의 다 된 시간에야 시작된 상담은
20분이 채 되지 않아 마무리되었습니다. 내용은 생각보다 복잡하지 않은 흔한 내용이었기 때문에
일반적인 부분과, 절차적인 부분, 그리고 다른데서는 잘 알려주지 않을 부분까지
설명드리고 상담을 마무리했습니다. 그리고 상담료를 받는데,
지인할인을 요구합니다. 처음부터 감액한 금액으로 말씀드렸는데도, 그냥 봉투에 준비해 온 금액이
있다며 그것만 받으랍니다... 힘이 빠집니다. 차라리 이럴거면 무료상담을 하고 공치사나 했을텐데.
2. 오후 한시. 성범죄 관련해 상담을 진행한 당사자에게 전화가 옵니다.
상담이 너무 감사했고, 아쉽지만 다른 펌과 계약을 진행했다고 합니다.
공범이 너무 의지가 강했다고 하네요. 네, 뭐 괜찮습니다. 흔한 일이고, 다른 펌과
계약을 진행했다는걸 알려주는것만으로도 고마운 일이니까요.
그런데, 계약을 진행했다는 펌이 소규모 전관 펌입니다.
게다가 해당 전관의 업무진행에 대해 주변 의뢰인들과 지인을 통해 약간의 악평을
들은 상태였습니다. 심지어 계약금액도 어지간한 메이저 전관이나 대형펌보다도
고액입니다. 그런데, 그쪽에서 상담중에 했다는 말에 꽤 수상한 말들도 섞여 있습니다.
적당히 듣다가 뭐라고 말도 못하고, 그냥 좋은 결과 기대한다고 전화를 끊을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럴때 참 속상합니다. 어쨌든 나하고 인연을 맺었던 사람이라면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라는데
시작부터 삐걱거리는게 눈에 보이는데 이야기를 해줄수도 없고...
3. 오후 여섯시. 동기에게서 부탁을 받습니다.
급한 전화상담을 좀 진행해달라고 합니다. 아무래도 제가 좀 익숙한 분야고 하니
자기는 잘 모르는 부분이 있어 저를 소개한겁니다. 다행히 시간에 여유가 좀 있어
전화를 받습니다.
제말을 안듣습니다. 말이 끊나지 않습니다.
상담을 하고 싶은건지 자기말을 들어줄 사람이 필요한건지, 한시간 넘게 전화하는 동안
제가 말을 한 시간은 5%도 안되는것 같습니다. 말을 끊을수도 없어요. 끊어도 소용이 없으니까요.
그냥 스피커폰을 켜두고 밥을 먹으면서 상담을 했습니다. 신선한 경험이었습니다 -_-...
4. 오후 열시. 종종 진행하는 무료상담센터를 통해 연락이 옵니다.
내일 억울하게 징계위원회가 열리게 생겼는데, 의견서를 제출하고 싶답니다.
소액의 비용으로 해당 의견서 검토를 부탁받았습니다. 내일 낮 열두시에 진행하는 징계위원회에
제출할 의견서인데, 오후 열시까지 미작성 상태인겁니다.
어... 그건 좀 어려울것 같아요. 시간이 너무 부족합니다. 말했더니
제발 살려달랍니다. 자기 징계받으면 먹고살길이 막막하다고, 혹시나 말실수같은거 하면 어쩌냐며
제발 살려달랍니다.
저는 누굴 살릴 수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만, 도무지 그걸 매몰차게 거절할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새벽 두시 이전에 초안 완성해서 메일을 주시면 한두시간이라도 검토해보겠다고
답변을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새벽 네시.
네. 기대하시는대로 메일은 오지 않았고, 문자를 보내봐도 답변이 없습니다.
새벽 두시까지 잠도 못자고 기다렸고, 혹시나 싶어 더 기다린 제가 등신이구나 싶습니다.
11월인데 밤이 이렇게 더울수가 없습니다...
오늘은 무슨 마가 낀 날인지...
힘이 드네요. -_-... 좀 좋은 일이 있기를 바랍니다.
그러니 징계위원회같은데나 출석해야 할 상황이겠죠(2)
제가 달고싶은 리플을 먼저 다셨네요.
그리고 법률 상담의 경우 통상의 가격도 비싸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지각 + 할인 크리까지 당하셨다면
정말 기분이 안좋으셨을 것 같습니다.
이건 우리 사회 어느 분야에나 있겠지만
전문가와의 대화는 말 뿐이니까 대가를 안쳐주는 경우가 허다하지요..
(실력되면 양쪽에 갑질을.. 실력안되면 양쪽으로부터 갑질을... ~_~)
가끔 한국에서는 무형의 자산과 타인의 시간의 개념과 배려가 너무 없는것 같습니다
즐거운 일도 있을겁니다
차 살때도 지인 소개 딜러는 피하라는 얘기 많이 듣죠.
지인 소개 받으면 제가 직접 안하고 다른 분 다시 소개해 드립니다. 그게 제일 속 편해요.
고생스러운 하루 보내시느라 고생하셨네요.
저도 어떤날은 다 내려놓고 싶을만큼 힘든날이 있는데,
또 어떤날은 자신감 뿜뿜 올라가고, 가족들이 힘을 주는날도 있더군요..
하시는 일이 그리 쉬워보이진 않네요.
오늘은 즐거운 일만 있으시길 바래요.
내상 관리 잘 하시구요, 좋은 날이 오지 않겠습니까?
힘내십쇼
이같은 날과 완전 반대되는 날
곧 있을 겁니다
정말 고생많으신 하루셨네요. ㅠㅠ 고생하셨습니다.
의사가 코디라는 카드를 쓰듯 변호사도 사무장이라는 카드를 쓸 수 있기는 합니다.
필요할 일이 없어야 겠지만 필요한 일 생기면 변호 부탁드리겠습니다.
글만 봐도 신뢰가 갑니다.
착하게 살라고 하지 않았다. 악행을 하지 말라고 했을뿐!
인하우스 변호사님들도 사내 진상(?)들 때문에 꽤 고생하시지만 펌에 계신 분들 만큼은 아닌거 같습니다. 겪으신 일이 하나같이 빡센 케이스들이군요 흑흑 ㅠㅠ
오늘 일 만큼 다른날 좋은 일 생기실거예요.
오늘은 좋은하루되세요
남은 2019년엔 좋은 일만 가득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다만 매일 매일이 이렇지는 않으실테니 매일 지옥철로 8시30분까지 출근하는 일반인을 생각하시면 위안이 되실까 합니다.
고마운 줄 모르는 사람들은 거르는 방법을 배우시는게 좋을 것 같아요
오늘은 좋은 일들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홧팅!!
그럴 일이 없길 바랍니다만, 행여 제가 살아가면서 법률적 도움이 필요한 일이 생기면 찾아뵐 수 있도록 스크랩 해두었습니다 :)
나중에 돌려받으실거예요.
암튼 11월초입인데... 대성하시길요!
덕분에 힐링합니다 ㅠㅠ 감사합니다
그리고 내가 아는 상식이 저들이 아는 상식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도 알게되구요.
이런일 저런일 겪다보니 사람에 대한 믿음이 없어지는 자신에 대해서 우울해지기도 합니다.
그래도 어쩌겠어요...좋은 사람들이 더 많다는거 다들 아시잖아요.^^
화이팅하세요~
문제는 저런 사람들 의외로 정말 많습니다.
댓글 보시고 기운내셨음 좋겠습니다. -.-
잠은 좀 주무셨는지
힘내세요!!!!!!!!
중간의 지인 찬스 쓰신분은 참....
저는 지인 가게 오픈이나 부탁할꺼 있으면 정가! 아님 더 팔아주려고 노력하는데....
지인이라고 해서 도움은 못되고 오히려 손해만 보고;;;;;
나중에 도움받을때가 온다고 하지만 그럼 그때되서 나도 더 높은가격에 사주고 하면 좋은걸 말이죠 ㅡㅜ
고생 많으시네요
힘내시란 짧은 위로의 말씀 드릴게요. 변호사님 화이팅!!
오늘은 어제보다는 나을겁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언제나 응원하고 있습니다. 올려주신 게시물 덕에 모르던것도 알게 되고,
알게되니 조심하거나 경계하게 되더라구요.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힘내세요!
저게 하루만에 일어난 일이라니 고생 많으셨어요..!
중고딩나라(?)에서 가끔씩 겪는 일을 몰아서 한꺼번에 겪으셨군요.
위로드립니다.
힘내세요^^
그러면서 남한테 뭐라고 부탁하는거 보니 차라리 안하시는게 낫겠습니다.
저도 하루에 몰아서 여러 갈등을 겪은적이있는데 참 힘들더군요
여튼 힘내십시오!
하지만 일부러 스킬을 늘려보겠다고(..) 그런 사람을 일부러 받아보는 경우도 있죠.
(제가 사업할때.. 스킬좀 늘려보겠다고 면접볼때 뭔가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사람은 무조건 뽑아보곤 했습니다.)
너무들 하시네요 정말
힘내셔요
고생 많으시네요...
힘내시구요
마지막 분 같은 경우는 처음부터 매몰차게 거절하시는게 나을 겁니다.
위로 드립니다...
전 수의산데 한번씩 저런 분들 보거든요. 그냥 그러려니 하고 들어드리고
결혼해서 이젠 엄마한테 신경안쓰는 아들네미도 같이 까드리고 합니다 ㅋㅋㅋ
다행히 저는 글쓴이님 만큼 바쁘게 업무가 있는 편은 아니라서요(저도 바쁘고 싶어요 ㅠㅠ)
가끔 제 전문지식을 배경으로 한 판단보다 옆집에서 개키우는 아저씨가 한 말만 믿고 이렇게 해달라 저렇게 해달라..
혹은 답정너로 개가 피똥을 싸는 데 병원 안 가고 좀 더 지켜봐도 괜찮겠죠? 물어보시거나..
문 반쯤 열고 몸도 반만 밀어넣고 물어볼게 있는데..(라고 쓰고 돈받을거면 나 바로 갈게 라고 읽는) 등등
사람들을 대상으로 상담 설득을 해야되는 직종이란 뭐든 참 힘들죠
혹시 집사님이시라면 제가 고양이 관련 쪽지 상담이라도 진행해드리고 싶네요 ㅎㅎ
(더 심하면 레드. 더 심하면 블랙. 으로 이동.)
술과 인간관계는 오래된 것일수록 좋다는말이 있죠. 그런 경험들을 잊지말고 차곡차곡 DB로 쌓되 그런 인물이 의외로 다른 좋은면이 있을 수 있다는점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종종 그런 베려가 일정량 쌓여있다가 한방에 포텐셜이 터지는 경우도 있으니 사람을 좋다/나쁘다 이분법으로 간단히 나누지말고 보다 상세하게 세분화해서 분류하고 가능하면 프로파일링으로 접근하시는게 좋습니다.
변호사나 공인중개사는 인맥으로 먹고사는 분야인만큼 인맥.... 인간관계가 곧 자산입니다. 자산이 일정량 쌓이면 그 때부터는 놀라울만큼 모든일이 쉬워질 겁니다.
그 때 까지는 죄송한 말씀입니다만................. 빡빡 기세요.
2. 그럴때는 그러저러한 면이 살짝 우려된다고 솔직하게 이야기를 해주세요.
계약 하나하나 따먹겠다고 그것에만 집중해서는 안됩니다. 안될 껀이니 말 조금 하겠다고 아끼지 마시고 분명하게 솔직하게 견해를 전달해주세요. 가능하면 다른 좋은 변호사를 찾는게 좀더 나을것 같다고 말이죠.
그게 설사 그 껀에서는 끝나도 결국 돌고돌아 언젠가는 돌아옵니다.
3. 블루투스 이어폰을 쓰세요.
요즘 좋은거 많습니다. 그럼 4시간대 고객도 다른 업무보면서 커버 가능합니다.
(초장시간 스탭이 될 경우 '잠시만요 5분만요~' 하고서 잠깐 대기시키고 다른폰으로 용무보고 이야기한뒤 다시 연결해서 이야기듣고..... 이런식으로 상대방에게도 물마실 시간 줘가면서 진행하셔도 됩니다.)
4. 그 사람이 꺼내는 이슈보다 그 이슈가 터진 원인에 집중하셔야 합니다.
그런 이슈가 발생된 이유는 아마도 본인의 잘못+상대측의 문제. 양쪽의 결합일 겁니다. 양측간에 퍼센트를 나눠보시고 그 주변을 둘러싼 여러 정황을 총체적으로 프로파일하고 그림그려보는 습관을 들이세요.
무료법률상담이라면 너무 부담갖지 마시고 본인의 훈련이다 셈치고 접근해보세요.
단순노동이 아닌 작업자의 정성과 애정이 있어야만 하는 서비스에 대해 돈 깎으려 하면 자기만 손해인데 그걸 모르네요.
특히나 상담 같은 업무는 정이 가는 만큼 한번 더 생각해보고 조사해보고 할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