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 1
존경하는 형님 한 분이,
낮에는 음악활동을, 밤에는 대리운전으로 생계를 이어가시는 분이 계세요
4년쯤 전인가 그분께 "어째서 이 직업을 고르셨냐"고 물으니,
"내 자본 하나도 안들이고, 몸뚱이만 가지고, 일주일에 3~4일만 일해도 되는 이 직업만큼 맘 편한 게 없더라"고 답하시더군요.
그리고 심야에 함께 놀러갈 때 택시를 타면, 5~7천원 정도 요금이 나와도
그분은 꼭 1~2천원 정도를 팁으로 운전기사를 드리더군요
물론 운전기사님은 표정이 싱긍벙글 해지면서 "감사합니다"를 연발하고요
짠돌이인 제 입장에선 "아니, 왜요? 아깝게시리",
그러자 "운전기사분 기분 좋아지시라고, 너도 서비스 업종에 종사해 보면 알거다"
흠.....
#. 장면 2
한 달 전쯤에 미얀마 양곤에서 에어비앤비 숙소에서 거주하다
만난 스위스 갑부집 자제분(이라고 쓰고 녀석)을 만났습니다 (물론 키가 198 cm 이니 얘는 아니죠)
둘이 현지 일식당에 몇 번인가 밥을 먹으로 갔습니다.
미얀마라고 해도 일식당은 1인당 최소 8~10불 정도는 나오죠.
그런데 이 친구는 키도 크고, 스위스 출신이라 그런지 "와, 일식이 너무 싸서 좋아요, 스위스 일식은 개비싸거든요"
라고 하면서 혼자서 22~27불 정도 스시를 먹어치우더군요
그러면서, 갑부집 자제답게, 팁을 5불 정도를 턱~꺼내서 놓고 가려고 하더군요.
(미얀마 물가 고려하면, 한국돈으로 2만 원 정도 되는 돈입니다)
제가, 아시아의 어른된 도리로, 그의 손목을 붙잡고
"이봐, 젊은친구, 신사답게 행동해~
아시아에선, 팁은 될 수 있으면 삼갔으면 해~,
팁 문화는 미국의 후진 문화야. 여기는 봉사료가 따로 필요한 사회가 아니라고.
그리고 5불은 너무 많다고 생각해 (미얀마에서) 1~2불이면 충분하다구"
그 친구는, 아주 잠시나마 저를 의아한 표정으로 쳐다보면서, 이렇게 답하더군요.
"아네요. 그래도 저는 팁을 내고 갈래요. 이게 제가 배운 방식이고, 저는 이 정도 돈은 있어요"
아,
쾅,
심쿵,
저는 정말이지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아, 진짜, 이게, 자본주의라는 거구나....내가 헛배운건가?
3.
배달업의 인격권에 대한 사회적 논의와 함께 자본주의적 해법도 필요하다
최근 전업배달서비스 직종의 '음식물 빼먹기'가 큰 논란거리인데요,
이게, 스쳐가는 사회적 일탈인지,
아니면,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한 범죄행위인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죠
저도 여러 다른 글을 통해서 보고 종합한 내용인데,
일종의 "심리적 보상" 행동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됐습니다
심리적 보상활동이란,
자신이 종합적으로 상대방과 사회에 대한 종속감을 느낄때, 그것에 상응하는 "은밀한 저항(혹은 일탈)"을 하는 방식인데요,
과거에, 꼰대/갑질 상사가 여직원에게 커피 심부름을 시키자
커피에 침을 뱉는 행위로 복수하는 것도 여기에 포함이 되기도 합니다.
미국식 팁 문화가 생겨난게 "노예제도" 때문이라고 하잖아요?
미국의 중산층 주인장들이 노예에게 식당 주방일과 서빙을 맡겼는데,
이들이 어떻게든 은밀하게 '저항' 할 것을 알자,
안면이 있는 서버들에게 "우리 친하게 지내자 ~ 내 음식은 잘 줄꺼지(사보타지 하지 말지)"
머 그런 의미로 팁을 주기 시작했다는 서글픈 역사 말입니다.
한국의 배달전업자들이 3000원이라는 보상을 받는 것은 맞지만,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내세울만한 직업이 아니라는 것은 확실합니다.
(우리가 중국집 배달부를, 한동안 폄하해서 부른것이 대표적인 사례죠)
게다가 3000원이라는 건당 보상이, 간접적으로 이뤄지게 되는 것도 원인이 됩니다.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서빙이
현재 내가 배달가는 주문자와 직접적인 연결고리가 없는 거죠.
문 앞에서 단 3초간의 만남으로 끝나게 됩니다.
요즘엔 "결제 과정"도 완벽하게 사라졌으니까요.
자신의 서비스 노동이 점차 '소외'되기 시작하자, 그런 심리적 보상을 "'일탈"행위로 나타내는 현상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4.
팁 문화가 꼭 나쁜것만은 아니다. 과도한게 문제지...서비스업에 대한 배려도 꼭 필요
그런데, 오늘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런 "보상심리"에 대한 적절한 해결책이라는 게 쉽게 나올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디다
배달비를 3000원에서 4000원으로 올리면, 그게 해결이 될까요?
저는 안될거라고 봐요.
이건, 현재 서비스 활동을 벌이는 전업배달부들이 단순한 경제적 보상 때문에 그런게 아니니까요.
그렇다고,
우리가 "'전업배달부는 사회의 희망"'이라는 캠페인을 한다는 것도 황당하죠.
실제, 그런게 문제가 아니니까요.
결과적으로, 저는 일부지역을 중심으로 "팁 문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팁 문화가 나타난 이유가 될 것으로 생각을 합니다.
1000~2000원 정도의 현급팁이라는게, 액수가 문제가 아니라
그 짧은 시간 동안에 이뤄지는 "눈빛 교환"과 "인사"가 핵심이라고 생각을 해요
그리고,
꼭, 현금 팁이 문제가 된다면,
가볍게 배달원을 향해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해주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결론이 좀 싱겁네요.
PS.
사실, 결론을 쓰다가 생각이 흐트러졌는데,
저는 팁 문화를 정말 싫어하는 짠돌이 중의 한 사람입니다.
팁 문화를 정말 싫어해요. 미국에선 팁이 싫어서 식당에 못다녔을 정돕니다.
그런데, 나이를 먹어가면서 "서비스업"의 본질에 대해서 생각해보니,
결국 "팁"이라는 것의 유용성에 대해서도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딱, 그 정도의 고민이라고 생각해 주세요.
미국의 노예제도에서 기인한, 주인과 노예의 이분법적 사회제도에서 나타난 문화라고 이해를 해서 그렇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팁 문화는 미국과 유럽의 일부 사회만 있어요. 아시아에서 식당에서 팁 주는 문화가 절대 흔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아시아 사회가 비교적 균질한 사회라서 그랬다고 이해를 했습니다.
그들이 못버는게 아니라 어설프게받는 직장인보다 더 잘받습니다.그냥 예전같으면 도태되서 돈 못벌사람들이 배송대행이 뜨면서 어중이떠중이 프리랜서로 고용되니 법적 도덕적 관념이없는겁니다
단순하게 서비스 업을 경제적 보상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결국 커뮤니케이션이 안되면, 이런 사회적 일탈을 끊이지 않고 일어날 거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기에 또 팁이 생기면...
아무리 팁 줘서 일반적인 배달원들이 잘준다고 하더라도
언제나 그렇듯 "일부의" 배달원들이 빼먹을 이유는 충분하니깐요..
뭐 이야기 나오는 스티커 등등이 방법인듯 싶네요.
저는 곧 팁 문화가 생겨날 것 같습니다.
배달이 꼭 필요한데 마음이 찜찜한 분들은 지불할거라고 봐요.
지금은 하청주는 거죠.
본사에서 배달기사 고용할 능력이 안되는 겁니다.
그냥 인간이 덜되어서죠
사회적 현상이라는 건, 개개인을 겨냥한게 아니라, 사회에서 나타나는 현상을 가리키는 건데요...
인격이 완성된 사람만 배달업을 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그럼 해결책이 없다는 말씀이신거죠?
그래도 우리는 해답을 찾아가야 하는게 아닐까요?
공통점이 뭐냐구요? 아무나 일할수있고 내가 재화를 만진다에요. 심지어 물류센터는 한국만그런게아니라 다 동일합니다. 일을해서는안될사람이 일을해서 발생하는거란거죠
(그 다음엔 팁의 가격에 대한 문제가 생기겠죠)
그리고 배달 서비스의 퀄리티는 최종 소비자가 확인 할 수 없기때문에 팁을 지불 할 동기가 너무 부족합니다.
팁문화 극혐합니다. 로컬룰이 너무 많이 생겨요;;
저도, 그게 맞다고 생각은 합니다. 결제와 주문을 담당하고 있으니....
너무 빠르게 이런 시장이 커지니, 굉장히 새로운 현상 생기네요.
먼가 소비자와 서비스업자와의 접점을 만들긴 해야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비대면 방식이 확산되면 될수록, 서비스하시는 분들의 일탈행위는 계속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절도죄로 처벌해서 감방생활하면, 더 큰 복수를 할 수도 있고요...
원래 모든 일상적인 일탈행위를 다 법으로 처벌을 못하는 게 현실이기도 합니다.
2만원짜리 치킨 1조각 빼먹었다고, 1000만원짜리 소송 벌일 사람이 없는 것도 현실이고요.
공권력이 일을 똑바로 안할거 같으면 우버처럼 배달부 리뷰해서 일정 횟수 이상 문제 누적되면 시스템에서 퇴출시키는거도 방법이긴 하겠네요.
누구도 정답은 알지 못할 것 같습니다.
사회적 의견과 중지를 모으는 단계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 과정에서 "배달전업자"들이 무언의 시위에 나선거라고 봐요.
식당에서 메뉴판 주고 물 가져다주는 종업원들에게 감사표현 안하시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밥먹고 나갈때까지 카드 한번 내밀고 무표정으로 다녀가시는 분들 많죠.
그들에게 지폐로 건내는 팁문화가 의미가 있을까요.
어느나라든, 특히 그 어떤 선진국도 문화의 어두운 면이 있겠지만 대한민국은 참 독특한 나라같습니다.
대가를 지불하면, 모든 전과정이 자신의 권리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서비스업은, 사실 인간과 인간이 만들어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사실 민감하고 사소한 매너가 더 중요할 때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을 걸러낼 수 없고, 개인에게 죄를 찾아 물리기 어렵다면 그렇게 할 수 있도록 개선하면 될 일입니다.
업체에서도 포장방법 등을 개선해 빼먹기 행위를 원천적으로 막는 방법도 있겠지요.
그런데, 일탈행위라는게 제도 탓이라기 보다는 구조와 문화 탓인 경우가 많습니다.
학교폭력, 이지메, 도박, 매춘 등이 처벌조항이 없어서 계속 발생하는건 아니거든요.
포장방법을 개선하면, 또 다른 방법으로 배달원들이 일탈행위를 찾아내겠죠....그런 고민에서 저도 궁금해서 써본 글입니다.
대면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계속 비대면으로 서비스가 지속되면, 더 큰 사건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잠시만요~ 음식 확인좀 하구요~
안빼먹었으면 배달비 결제
빼먹었으면 응 꺼져~
이러면 깔~끔
쿠팡맨
쿠팡맨은 특유의 친절함과 센스로 인터넷을 타가면서
사람들이 배달원에게 감사를 표현하기 시작했죠.
쿠팡맨은 아기자기한 스티커를 붙여주기도 하고, 배송 뒤 사진과 메세지를 보내주기도 하며
이에 고객들은 음료수부터 간식을 나눠주며 친절을 배풀었죠.
시간이 지나면서 그 모습이 점점 사라지게 되는데
그 이유는 사측에서의 여러 강압등으로 인해 쿠팡 배달원들의 여유가 사라지면서였죠.
무지막지한 할당량과 너무나도 깐깐한 관리감독으로 배송원에게 주는 패널티는 가혹하기 짝이 없었죠.
우선 배달원들에게 회사가 제대로된 근무환경과 급여를 지불해야 한다고 봅니다.
관리는 철저히 하되 상벌을 정확히 줘야하고. 적당한 선에서 감시가 이루어져야 하죠.
쿠팡맨에 일하는 친구도 있었고, 관리직 지인도 있어서 흘려들었던 이야기로는
당시 쿠팡맨으로 인해 사람들의 친절이 눈부시게 빛났던 때에
미꾸라지 처럼 일하는 몇몇이 물을 흐렸고, 그 때를 노려 마침 사측의 여러 사정으로 쿠팡맨들에 대한
관리 감독이 심해지지 않았다면
배달업계에 대한 이미지가 현격하게 올라갔을 거라고 하더군요.
당연히 "영업이익"' 중심으로 조직을 꾸릴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당연히 그 피해는, 소비자들이.....택시기본요금처럼, 아무 배달료 인상해 봐야, 소비자에게 오는 혜택이 적을 것 같은게 걱정입니다...
그런데 저는 견해가 좀 다릅니다.
팁 문화가 후지다 아니다의 관점과 현재 배달원들의 일탈 행위와는 전혀 연관성이 없다고 봅니다.
서비스업이 힘드니까, 해당 업무가 힘드니까 음식을 빼먹는다?
글쎄요... 저는 도덕적으로 정상적인 사람이면 본인이 힘들다고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는 행위를 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어린이집 교사 일은 힘듭니다. 그래서 처우를 개선하자라고 주장하면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어린이집 교사가 아이를 학대하고, 폭력을 휘드르고, 나쁜 말을 하고, 그게 그 업종이 힘들어서이다- 이런 결론에 다다르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돈을 수백을 더 안겨줘도, 잘못된 일을 하는 사람은 나옵니다.
업무 환경을 개선해야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배달원의 도덕성은 그와 관련이 없습니다.
직업적인 폄하가 아니라, 누구나 할 수 있고 몸으로 때울 수 있는 일이기에, 그만큼 많은 사람이 몰려들고 또한 책임감과 많이 벗어날수록 도덕적이지 못한 행동을 할 소지가 분명히 있습니다.
배달원을 평가하고 평가가 낮은 배달원에게 패널티를 준다면 이런 일의 발생이 좀 낮아지지 않을까요?
어느 업종이든 어느 나라든 어느 사회든, 분명히 존재할 수 있는 종류의 일이니 제도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서비스질은 프리랜서의 성격을 띤 만큼 금액적인 측면 이외에 개선하기는 좀 어렵다고 봅니다.
고용주가 그것을 해야할텐데, 대리기사처럼 콜을 받아서 하는 일이니 그건 쉽지 않겠지요.
결국 최종소비자와 배달원의 면대면 커뮤니케이션 증가가 최종적인 해결방안일 수 있겠다, 정도 의견이었습니다.
말씀하신대로, 개선이 쉬운 부분이 아닙니다. 공적인 서비스가 아니라서, 국가가 끼어들기도 애매합니다.
결국, 사회적 규율로 해결해야 하는데,
서구사회는, 그냥 자본주의적인 방법으로 해결을 한거죠....
저도 그냥 "우리도 자본주의적으로해결하자"는 아니구요...
제도적 고민과 더불어 소비자들고, 그런 고충이 있다는 점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냥, 배달료 3000원을 냈으니까, 문제가 다 법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 라는 것은 아닙니다....
그 이상의 고민이 녹아 있는 복잡한 문제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