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버스타고 지나가다가 어떤 분이 모 건물앞에서 1인시위 하는걸 봤습니다.
몸에 피켓을 둘렀는데 서있는 자리 바로 앞 건물주에게 공사대금 1억을 달라는 항의내용이 적혀있더라구요
그 순간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샷시,유리 인테리어를 하십니다.
오래전부터 1인 사업으로 가족을 먹여살렸고 덕분에 집도 사고 차도 사고
남들이 봤을 때 부유하진 않아도 먹고 살만한 것 처럼 보이는 집이 됐죠
근데 사업이 다 그런것처럼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고 항상 평온할 수만은 없더라구요
3년전쯤 한 공사가 크게 문제가 돼서 수천만원의 손실을 입었습니다.
당시 큰 공사라고 준비를 많이 하시면서 당장 융통 가능한 현금이 부족하다보니
저도 몇천을 대금 명목으로 빌려드렸구요
이거 큰거라 잘 끝내고 돌려줄게 라고 하셨는데 결국 손해로 끝나버려서 제 돈도 사실상 사라져버렸습니다.
그때 이후로 아버지 어깨도 많이 작아지신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작년 말 한창 진행중이던 공사 하나가 또 다시 엎어졌습니다.
애초에 자금운용에 문제가 많은 공사였는데 아버지께선 호의를 베풀고자 먼저 본인 돈을 넣어가며 공사를 진행했지만
중간정산이 전혀 이뤄지지 않아 아버지 부담만 계속 늘어나고 있던 상황에
결국 공사 중단을 선언하고 지금까지 진행한 돈을 청구했습니다.
그런데 발주처에서는 이핑계 저핑계를 대가며 돈을 전혀 주지 않고 장기간 잠수를 타기도 하더라구요
사무실을 찾아가도 잠겨있고 전화,메세지는 받지도 않고..
그게 벌써 10개월이 다 돼 가네요
사실 거기에도 제 돈이 또 들어가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저도 이래저래 여러방면으로 알아보는데 이게 참 쉽지가 않네요
그러면서 아버지와 연락해보니 이런일이 제법 잦고, 돈을 안주며 질질 끌다가 네고를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지금 전부는 힘든데 이만큼 까주면 언제까지는 넣어드리겠다)
법대로 하면 되지 라고 하는데
민사 승소하고서도 밀린 돈은 못받고 진행비는 그대로 들고, 정신적 스트레스만 계속 더 받는 다는 얘기를 심심치 않게 들었습니다.
계속 다방면으로 방법을 모색하고 있고 민사가 아닌 형사고소까지도 고려하고 있는데
그렇다고 100% 받아낼 수 있는게 아니기때문레 저또한 신경이 많이 쓰이고 스트레스도 이만저만이 아니네요
제 개인적인 경험만으로는 자영업자들에게 이런일이 비일비재한데
이 부분에 대해 상황을 잘 알고 개선하기 위해 입법하거나 개정하겠다는 국회의원 후보가 나온다면 무조건 표를 줄 것 같아요
그만큼 아주 답답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전 세금계산서 들어오면 바로바로 현금으로 보냄...
부동산에서 토지주 혹은 자산가 부채질해서 돈 최대로 대출받고 심할경우 PF까지 열어서 돈 최대로 땡겨서
견물짓게 하고 그러다보니 현금이 없어서 종합건설회사에 줄 돈이 없고 그러다보니 하청에게 갈 돈도 없고.........
계약금은 계약서 작성한 날에 딱
잔금은 세금계산서 들어온 날아 딱 주니까 좀 싸게 수주하더라도 우리거 공사 받아가는거 좋아하시더라구요
소규모로 자영업 하시는 분들 쪽은 아직 해결이 안되나보군요 ㅠ
민사승소 같은 경우에는 국가에서 돈을 선배상 해주고..구상권 청구 하는 방식도 검토가 좀 됐으면 좋겠네요..
저희 삼촌도 평생을 건설쪽에서 일하시디가 계속 돈 떼이고 하시더니 이젠 그냥 접고 공장쪽 에서 일하시더라구요.
일시키고 돈 안주는 나쁜놈들이 너무 많아요.. ㅠㅠ
노가다는 일반인기준에서 죄다 사기처럼 보일 수도..
월급쟁이인 저는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사기판....
개인사업자들은 수백 수천 가지고도 엄청 피마르게 싸우고 있어요
손해보면 다른걸로 해줄께 하면서 정작 담당자 바뀜 나몰라...
정부가 1군기업 대우 현대 삼성등에도 니들이 손해 보고 해줘이러죠 대놓고는 아니지만
공기로 쪼고 예산으로 쪼고 대형 인프라 하다보면 수십 심지어 수백억씩 손해봅니다
심지어 법원도 그럽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비용이 더 들어가는 작업인데 나몰라라 합니다 높으신분들은 이런거 신경따위 안쓰죠
갑작스러운 설계 변경으로 문제가 생긴다? 아무도 책임지려고 하지 않죠 그러면 결국 시공사 책임
뉴스에는 부실시공..
책임자는 시공사
현장소장 감독 형사처벌
끝
채무인수해서 떼인돈 받는 사업을 하고 싶을 정도 였습니다.
1. 업자를 선정, 계약금과 선금을 줍니다.
2. 그 돈을 받은 분이 파티를 모집해서 원재료 사고 작업에 들어갑니다.
3. 작업이 끝나고 잔금을 받습니다.
4. 파티원에게 대금을 분배합니다.
문제는 2에서 선금을 받은 업자가 4번에서 파티원에게 돈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가 문제죠.
여러가지 이유가 있어 보입니다. 3번에서 잔금을 못 받은 경우, 잔금을 받고 도주한 경우, 잔금은 받았지만 업자가 4번에서 파티원들에게 주어야 할 돈보다 적게 준 경우, 하자 발생시 파티원에게 책임을 전가한 경우, 업자가 교체되어 주기로 한 금액을 보장받지 못하는 경우... 등등.
공사를 맡긴 입장에선 원하는 결과물이 나오지 않거나 하자가 발생한 경우 3번의 잔금 지급을 미루는 경우도 있지요.
그 외에도 한건의 작업으로 끝이 아니라 동시 다발적으로 여러 건의 작업이 얽히고 그 와중에 딱 잘라서 돈 내놔라가 안 되는 경우가 있나봐요. A 의 대금을 받아야 하는데 B공사는 진행중이고 C 공사는 미정인데 A대금 당장 달라고 큰 소리 치면 C에서 짤리거나 B대금도 못 받게 될 수 있다거나...
예전엔 10여만원도 3달만기 어음..
앙하라고 기도했었죠.
기업중 가장 저질스런 마인드를 거졌다고 봅니다.
적폐중 대기업의 하청 시스템은 반드시 청산해야 할 핵심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부디 잘 해결하시길 기원합니다. 그 1인 시위하시는 분도요!
심지어 PCB쪽 같은 조립 업체도 그렇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