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Q: 퀘벡 블록, NDP: 신민주당, GPC: 녹색당, LPC: 자유당, CPC: 보수당, PPC: 인민당)
2019년 캐나다 연방 총선 개표결과
자유당(중도-중도좌파): 33.1%(-6.4), 157석(-27)
보수당(중도우파-우익): 34.4%(+2.5), 121석(+22)
퀘벡 블록(지역주의 좌파): 7.7%(+3.0), 32석(+22)
신민주당(중도좌파-좌익): 15.9%(-3.8), 24석(-20)
녹색당(환경주의 좌파): 6.5%(+3.0), 3석(+2)
인민당(우익 대중주의): 1.6%(+1.6), 0석(=)
기타정당/무소속후보: 0.8%(+0.1), 1석(+1)
집권 자유당 정권 재창출 확실시
총 의석: 338석
과반의석: 170석
투표율: 66.0%(-2.3)
10월 21일 캐나다 연방 총선 개표결과 저스틴 트뤼도 총리의 집권 여당 자유당이 제1야당 보수당을 누르며 의석 1위를 차지했습니다.
기존 예상치보다 20석은 더 얻은 것이며, 이는 100% 소선거구제 하에서 접전지역 진보 민심이 전략투표를 통해 자유당에 집중된 결과로 보입니다. 다만 전국 득표율에선 보수당에게 밀렸습니다.
보수당은 의석을 꽤 늘렸지만 제1당 등극엔 실패하면서 집권이 사실상 불가능할 전망이며, 실질적인 패배에 대해 앤드류 쉬어 대표가 일정부분 책임론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토론 승리로 기세를 올리던 좌파 신민주당은 접전지가 모조리 자유당으로 넘어가면서 의석이 오히려 감소했습니다. 이에 재그밋 싱 대표 역시 책임론이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편, 분리주의 좌파 성향의 퀘벡 블록은 의석을 3배로 늘리며 이번 선거의 최대 승자 중 하나로 꼽히는 중입니다.
올해 초, SNC-라발린 뇌물 사건에 대한 쥐스탱 트뤼도 총리의 법무부 압력을 비판하며 조디 윌슨-레이볼드 장관이 항의 사임을 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이로 인해 촉발된 자유당의 지지율 급락은 보수당에게 정권탈환을 위한 절호의 기회를 만들어 줬습니다.
그러나 지역 보수정당인 온타리오 주 진보보수당 더그 포드 내각의 무리한 정책 집행 및 인사비리 논란으로 캐나다 핵심지역인 온타리오 주 민심이 보수계열 정당으로부터 완벽히 돌아서면서 상황이 급변했습니다.
우선 더그 포드 주 총리의 지지도는 무려 20%대로 폭락한데다, 그 불똥이 캐나다 정계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앤드류 쉬어 대표가 이끄는 전국 보수당의 지지율마저 하락세로 돌아서 버린 후 지지부진해졌습니다.
그 와중에 공직윤리위원회의 도덕성보고서가 발표되며 SNC-라발린 스캔들이 다시금 떠올랐지만, 여론조사 결과 자유당에 치명타를 주지못하고 이슈가 가라앉았습니다. 이후 제기된 트뤼도 총리의 블랙페이스 논란 역시 잦아들었습니다.
그렇게 자유당-보수당 접전 구도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앤드류 쉬어 보수당 대표의 이중국적 내로남불 논란(예전에 타 정치인을 프랑스 이중국적자라고 비판했으나 본인 역시 미국 국적 소지자임이 드러남)이 터지며 Nanos조사에서도 보수당이 1위 자리를 자유당에게 빼앗기고 있었습니다. 또한 총리 선호도에서도 격차가 벌어지고 있으며, 설상가상으로 TV토론 긴급 여론조사에서도 쉬어 대표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이 훨씬 더 많았습니다.
만일 이 추세가 총선까지 계속될 경우, 자유당의 단독 과반 재확보도 불가능하지 않으며 트뤼도 총리의 재선 가능성 역시 매우 높았습니다.
그러나 10월 당 대표 토론이 치러진 이후 모든 것이 뒤흔들렸습니다.
그레타 툰베리의 몬트리올 기후변화 대응 환경파업 시위 같은 이슈 때문에 녹색당에 지지층을 빼앗기던 재그밋 싱 신민주당 대표였지만, 토론회에서 확고한 승자로 자리매김하면서 호감도가 무려 60%대까지 상승, 옛 자유당 청년 지지층에게 열광적인 반응을 얻으며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그 와중에 지역정당 퀘벡 블록도 토론에서 어느 정도 호응을 얻으며 퀘벡 지역에선 자유당과 접전 상황에 들어서게 됐습니다.
한편, 보수당 대표 경선에서 패배 후 탈당했던 막심 베르니에가 만든 인민당은 조사에 따라 지지율은 어느 정도 나오지만, 100% 소선거구제라는 투표 시스템 하에서는 의석 확보가 어렵기에 오히려 보수당 표만 나눈다는 공격을 받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것 때문에 퀘벡 블록과 자유당, 그리고 신민주당의 진보 유권자 분산 속에 보수당이 어부지리를 얻을 수도 있는 등 의석 예측이 극도로 힘들었습니다. 이에 전문가들은 자유당의 과반 미달 의석 1위와 신민주당과의 연정 또는 소수정부를 조심스레 점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결과가 자유당의 의석수 선전, 보수당의 제1당 탈환 실패, 신민주당의 예상 밖 부진, 퀘벡 블록의 부활로 나오면서, 총선 이후에도 캐나다 정국이 상당한 진통을 겪을 전망입니다.
한편, SNC-라발린 스캔들의 폭로자 조디 윌슨-레이볼드 전 장관은 우여곡절 끝에 이번 총선의 유일한 무소속 당선자로 의회에 돌아올 수 있게 됐습니다.
보통 인민이 들어가면 진보, 자유가 들어가면 보수를 표방할 때가 많은데 저기는 정반대인 경우가 보이네요.
정치학에서 리버럴이라는 단어만큼 해석이 천차만별인 경우도 드물거 같습니다.
전에 그쪽 할머님께 들었는데 캐나다도 원래 거대 보수 정당이 있었다고 하네요. 근데 걔네들이 미국식 의료보험을 총선 구호로 들고 나오고선 참패해서 보수 정당이 깨졌다고 하더라구요.
잘 보고 있습니다.
다만, 앞으로 어떤 정치/재경부쪽의 발언으로 움직일지는 항상 주시해야겠지만요.
'보수당은 트뤼도가 아니라서 이길줄 알았는데 쉬어라서 졌다'
보수당 유권자들은 트뤼도 논란에도 보수당이 말아먹었다는 의견이 많더라구요
또 하나 놀라운건 보수당 패배원인으로 사람들이 꼽는 것 중 하나가
'구체적인 기후변화 대책이 없었다' 였다는 거.
캐나다 사람들은 진보 보수 가릴것 없이 기후변화에 관심이 많은가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