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헝가리 부다페스트 시장선거 결과
게르게이 커러초니(범야권): 50.86%
이슈트반 터틀로시(피데스): 44.10%
로베르트 푸제르(무소속): 4.46
게르게이 커러초니 6.76%p차 완승
10월 13일 치러진 헝가리 지방선거 중 가장 주목을 받던 수도 부다페스트 시장선거에서 친EU 야권연합 후보 게르게이 커러초니가 승리했습니다. 단일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로베르트 푸제르 후보가 따로 나오면서 표 분산이 우려되었으나 이를 돌파하고 과반을 넘기면서 완승을 거둔 것입니다.
거기다 23개 주요도시 중 야권이 10곳을 차지(4년전엔 2곳)하고 대도시 선거에선 4/5를 승리하는 등, 여러모로 올해 치러졌던 터키 지방선거를 떠올리게 하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권위주의 통치자[에르도안]에 맞선 야권 연합 대선전 및 최대 도시[이스탄불] 탈환)
오르반 빅토르(헝가리식) 현 총리는 1989년 공산정권의 전횡 비판과 임레 너지(영어식)의 명예회복을 주창하는 민주 투사로 주목받았으나, 2010년 두 번째 집권 이후엔 서구식 자유민주주의 대신 러시아, 중국식 정치가 필요하다고 말하며 너지 임레(헝가리식)의 동상 철거를 용인하는 등 권위주의 정치로 노선이 바뀌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2015년 유럽 난민 대규모 유입 이후 난민을 도와준 사람까지 처벌하는 초강경 반 난민 정책을 기치로 인기가 오르면서 빅토르 오르반(영어식) 총리의 여당 피데즈가 압도적인 지지율 선두를 달렸습니다.
지난해 연말 벌어진 노동법 개악 반대 시위와 올해 5월 촉발된 지난 총선 부정선거 논란도 경제 회복 논리에 밀려 별다른 타격을 주지 못했었습니다.
동시에, 헝가리 야권 내에선 대규모 지각변동이 일어났습니다.
기존에 제1야당 지위를 놓고 다투던 중도좌파 사회당과 극우 요빅의 지지율이 2018년 총선 이후 급락했으며, 그 자리를 사회당 출신 전 총리 주르자니 페렌츠(헝가리식)가 만든 민주연합과 친 유럽연합 중도주의자들에 기반을 둔 탄력운동이 대체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5월 치러진 유럽의회 선거에서 민주연합과 탄력운동이 나란히 2, 3위를 차지(16%, 10%)하면서 지지율 상승이 실제로 증명됐습니다.
이에 야권에선 이번 부다페스트 시장선거로 정국 주도권을 역전시키기 위해 단일화를 추진했으며, 사회당의 동맹정당인 친EU 환경주의 정당 대화의 게르게이 커러초니가 단일 후보로 선출되었습니다. 그 와중에 여당측 졸트 보르커이 죄르시 시장의 성추문 파동이 일어나자 실망한 일부 보수 유권자들이 여당으로부터 이탈하면서 야권에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9년만에 부다페스트 시장직을 탈환하고 타 지역에서도 선전하면서 총선 반격의 토대를 마련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다음 총선은 2022년으로 예정되어 있기에 아직 결과를 판단하기엔 많이 이른 상황입니다. 한편, 같은 날 치러진 폴란드 총선에선 피데스와 성향이 비슷한 집권 여당 법과 정의당이 여유롭게 하원 과반을 얻으며 완승을 거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