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초등학교 저학년때 갑자기 발병한 간질, 뇌전증이라고 말하고 속된말로 지랄병이라고 하기도합니다.
소아기의 간질은 필름이 끊기는 현상으로 나타나는데
필름이 끊기는 그 순간에는 제가 세상에서 사라진듯한 기분이 듭니다
원래없던 존재 마냥 말이죠.
여하튼 초등학교때 그 병에 걸려서 선생님들이 특수반으로 보내니 마니 했다고 합니다.
그때 저희 어머니는 일반반에서 교육받게 해달라고 극구 반대 하셨구요
하지만 문제는 그 띨빵한 담임이 공개적으로 제게는 정신병이있으니 배려 하라고 공표한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소문은 순식간에 전교에 퍼졌습니다.
2학년6반에 정신병자가 있다.
애들이 뭐가 나쁘겠어요 키작은 정신병자, 놀리기 딱 좋지요
키가 워낙작아서 매번 제일 앞자리를 차지했는데 딱 좋은 놀잇감이되었습니다.
같이 지내던친구들은 정신병이라는 단어가 무엇을 뜻하는지
어떤 배려가 필요한지 인지가 가능한 상태가 아닙니다
저는 그날부터 정신병자가 되었습니다.
제가 다가가면 애들은 정신병자기때문에 무섭다고 도망칩니다
말섞으면 같이 정신병 걸린다고 하던게 들리네요
나중에는 “재앙” 이라고 소리치면서 도망치기도 했네요
수업시간에는 혼자앉아서 의식이 사라졌다 깨었다 하면서 수업 내용이 자연스레 머리에 들어오지않고
오늘은 열심히 공부해야지 집중 필기해도 어느순간 의식이 사라져 진도는 저멀리 나가고 저는 뒤떨어지게됩니다
정신병자라서 공부를 못한다
초등학교3학년 쯔음에 죽고싶다 라고 처음 생각했었던것같습니다.
차별이 생기고
혼자생활하는게 익숙해질 즈음
고학년쯔음 배식당번을 하게되었습니다.
당시 급식실이 작아서 반에 배식차가 들어와서 먹었는데
그대 하필 계란찜이 나왔고 제가 계란찜 배식을 담당하게되었습니다
저는 계란찜을 평소 많이 좋아하지만
배식당번은 균일하게 떠줘야하는 임무가 있죠
그당시 애들도 계란찜하면 좋아했구요
근데 제가 배식을 하다가 간질 발작이와서 의식을 잃게됩니다
무슨행동을 했는지는 기억이 나지않지만
제가 배식을 하다가 계란찜을 배식국자 채로 먹은 모양이더군요
ㅋㅋㅋ 그 계란찜이 뭐라고..
저는 왕따 당하고 싶어서 당한것도아니고 나쁜짓도 하지않았고
이렇게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것도아니고
그 병에 걸리고 싶어서 걸린건 아니지만
신기하게도 애들은 놀리고 싶어서 놀리는 듯 했습니다.
초등학교 졸업하면 끝날줄 알았던 저는 중학교에 들어가서
처음에는 크게 문제 될것이없었지만
초등학교때 아이들과 얘기하면서 발달해야할 사회성이 부족했는지
어느순간 또다시 왕따가 되어있더군요
반이 바뀌어도 이전반에 있던 아이가 소문을 퍼뜨리고 병이 완치된건 중학교2학년 무렵이었지만 3학년때까지 끝나지 않았습니다.
똑같은 행동을해도 다른 반응
차별
그냥 이유없이 경멸하는 눈빛들
접촉하기싫은 눈빛들
혐오하는 눈동자들
8년동안의 왕따는 아이들이 공부에 집중할 시기인 고등학생때야 끝났지만
그영향은 사회생활하는 나이된 지금도 그 상처가 아직도 제 인생에
발목을 잡습니다.
말하는 방법이라던가..
일찍이 사람 눈동자만 봐도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대충 짐작이 가능한 지경까지 되었고 눈치를 보고, 소극적이고
내가 잘못한게아니지만 일단 사과부터하고
그렇게 8년을 지내니 사람으로서 갖추어야할 중요한 무언가가 빠진듯
대학교들어가서도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다행이 그 과정에 저를 때려 패면서 사람구실하게 해준 선생님이 한분 계셔서 지금은 그때의 기억에 크게 슬프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애들이 뭘 알겠어요
왕따보다 슬펐던건 왕따로 인해 이기적인 이미지가 되었던 저를 담임선생님이 저를 불러다놓고 니가 그렇게 이기적인 인간이라며 라고
혼냈던 그 날이 제일 슬펐던것같습니다.
사람을 좋아하지만 사람이 무서워서 같이하는 방법을 몰랐던것뿐인데
중학교2학년 담임선생님은 그당시 첫 발령난 20대초중반 애기여서 그렇게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혼나서 슬픈것보다 저를 쓰레기로 못박고 친해지고싶었던 선생님의 눈동자가 그 색깔이 바뀌어가는것을 보고
그때부터 아마 뭔가 결여된것같다고 생각합니다.
필력이 딸려서 죄송합니다ㅎ
모공 추천게시글에 학교폭력 관련 글을 보고
자살을 매일매일 생각하던 그 시절들이 생각이나서 한번적어봤네요
애들은 애들입니다
그게 나쁜지 알아도 그게 정말 나쁜건지 몰라요
옛날이야 때려서 몸으로 익히게했다고 해도
지금은 학교폭력에대한 교육은 마냥 시간으로만 채울것이아니고
마음속깊히 느낄 수 있는 교육정책으로 바뀌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유쾌하십니다
성인들은 자기도 모르게 필터링이 걸려 있는데 애들은 한마디 한마디가 묵직해서 아픈 곳만 어찌 그리 잘 골라 때리는지 ㅋㅋㅋ
전직이 초등 교사였는데 애들이 친해지면 선생님도 놀리는데 겉으로는 "이놈들이 버릇없게 ㅋㅋㅋ" 그래도 속으로는 웁니다. ㅠㅠ
상태 안 좋은 날은 바로 캐치하고 코멘트하구요. "선생님 어제 술먹었죠?" "피부가 왜그래요" ㅠㅠ
추석때 약 놓고와서 가족끼리 고속도로에서 급히 집에 돌아가는둥 열심히 먹었는데 먹어도 완치 안되는 사람들도 많다고 하더라구오
애들이 더 악의없이 잔인함.
착하게 보이면 호구 됩니다.
무시당할땐 화내야 아 이사람 성깔 있구나 하고
함부로 못해요
지금 제 성격에 안좋은 영향을 너무 많이 준..
고생하셨고..앞으로 잘 삽시다 우리.
via F.I.L.
/Vollago
수업중 발작 시작하면 옆으로 쓰러지지 않게 잡아주는 정도가 다인지라 제가 별 도움이 못됐지만ㅎ
갑자기 그 친구 어찌 사는지 궁금하네요
글쓴님처럼 완치 되었을지
/Vollago
/Vollago
한 아이의 부모로서 제 자녀를 어떻게 보호하고 어떻게 다른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도록 해야할지 고민하도록 자극을 주는 글이네요.
공유하시기 힘든 내용이셨을텐데 이렇게 공유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도 조금이나마 이런 사람도 있다..라고 보기만해주셔도 뭔가는 바뀌니까오
이글을 보고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네요 ㅠㅠ 앞으로 늘 건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이렇게 생각합니다...
용기내어 글 남겨주셔서 감사하고 항상 화이팅
이로인해 얻은 병을 아직 치료중에 있고.. 그 경험을 다시 떠올리면 많이 힘들죠. 아키히코님은 완치 되셔서 다행이기도하고, 또 부러운 마음과 동시에 저도 나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 생기네요 ㅎㅎ
늘 건강하시고 좋은일이 많이 생기시길 바랍니다.
아마 얼마나 많은 마음속의 싸움이 있었을까요...
그때 그녀석들을 다시보면 웃지는 못하더라도 이제는 잘 사냐 라고 물어보고싶네요
그대 받은 상처들은 씻어지지도 않고 쓰라린 기억이지만
과거에 큰의미를 부여하고싶지않습니다.
실제로 아프고 죽고싶었더라도
결국 다시 일어서서 걸어가야하는게 인생이고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중에 선동질 하는 악질들이 있습니다. 걔들은 계도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게 안통하는 아이들
부모도 안두렵고 세상이 두렵지 않은 아이들은
자기가 세상의 꼭대기가 아닌 제일 바닥 끝에 있다는것을 톡톡히 알려줘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감옥을 가야죠 세상에 나오지 않도록
그런의미에서 꼭 선을 넘은 아이들은 꼭 성인과 똑같은 처벌이 있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왕따는 아니었지만 저도 같은 경험이 있어서 굉장히 와 닿네요.. 전 중학교 때 발병했고 다행히 저 역시 완치는 되었습니다만.. 그래도 지금도 조심하며 살아갑니다 ㅎㅎ
근데 뭔가 모르게 눈치도 보이고 사회 생활할 때도 그렇고.. 뭐랄까 시골에서 학교를 다녔고 그랬기 때문에 친구들은 착한 애들이 많아 문제가 없었습니다만, 그 병으로 인해 뭔가 그 시기에 배워야 할 사회성이 많이 떨어졌단 생각이 들어요. 저는 반대로 선생들이 아예 저를 건들지 않았고 방종했었거든요. 어쩌면 시골학교 선생들이어서 더 그랬나 싶기도 한데. 저도 그래서 고등학교 때 굉장히 고생했습니다. 하필 도시 학교로 진학한 터라.
힘내세요. 열심히 삽시다. 저도 열심히 잘 살게요.
상대가 뭘원하는지 캐치못하는...그래도 열심히 삽시다!!
타락과 부패, 착취와 수탈입니다.
이게 바로 패시브죠.
인간의 역사가 말해주고 있습니다.
인간에게 기대하지 마십시오.
저 역시 인지를 초월한 수퍼 AI 가 도래하여
인간을 다스리는 날을 기대합니다.
AI 가 오류를 일으킬 수 있다구요?
적어도 인간이 인간에게 일으키는 타락과 부패, 비리보다는 낫습니다.
AI 가 인류를 멸망시킨다구요?
적어도 공평하게 인류 모두를 말살시키는 것이,
지배자 층이 피지배층을 핍박하여 말살시키는 것 보다, 훨씬 낫습니다.
아뇨 못바뀝니다.
모두가 바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단 한사람만 악한 마음이 있어도
홀로코스트 = 대학살을 만들 수 있습니다.
비유를 하면,
아무곳에서 피우는 담배가
수십명에게 담배 연기를 쳐먹이며
불쾌감을 조성할 수 있는 것 처럼
단 한사람의 악한 행동이 큰 피해를 미치기에 안되는 겁니다.
그리고 착했던 인간도 항상 타락을 합니다.
그래서 인간이 안되는 겁니다.
때문에, 가장 이상적인 세상은
매트릭스 입니다.
개개인에 맞춤 가상 현실을 주면
그 안에서 뭔 잡질을 하건 학살을 하건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고쳐나가는수밖에없다고 생각합니다.
열심히 살아야죠 앞으로 앞쪽으로
사는날 순간순간에 행복이 촘촘히 깃드시기를 기원합니다..(꾸벅)
"일찍이 사람 눈동자만 봐도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대충 짐작이 가능한 지경까지 되었고 눈치를 보고, 소극적이고
내가 잘못한게아니지만 일단 사과부터하고"
지금도 전 저럽니다...한가지 추가하면 굉장히 외향적인 사람인척 살고 있어요.
굉장한 노력이 필요하고 스트레스가 요구되는 일이지만 이렇게라도 안하면 버티기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지낸지 벌써 10년이 넘었네요...
그런데 이젠 좀 연기도 익숙해져서 그런지 살만합디다 ㅎㅎ
아무튼 항상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정말 진심으로 바라고 바랍니다.
앞으로 더 좋은일들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엇나가지 않으신것만해도
정말 대단한분 같습니다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힘든 시간 잘 버텨 지나 왔으니 이제 행복하기만 하세요^^
무언가 결여된 듯 느끼셔도, 다르게 보면
귀중한 또 하나는 얻으신거라 생각합니다
지옥 같았던 시간을 버텨온 분께 감히 제가 드리기
어려운 얘기지만요
건강하시고 늘 행복합시다^^
아자 아자 힘~!!
학교에서 보면 꼭 경계에 있는 아이들인데 부모의 고집으로 일반 학생들의 반에만 보내야하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뭐 결과는 뻔하죠. 놀림감에 심부름셔틀 전락합니다. 특히 남학교는 서열이 있는 동물의 왕국과 유사하니까 더 그렇구요.
물론 부모는 자기자식은 절대 아니라고 믿고 또 그렇게 믿으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일반반으로 보내려하는데 오히려 결과는 더 참혹하죠.
아무튼 잘 해쳐내고 여기까지 오신거 축하드리고 더 좋은 날이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