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757418.html
한국 가정용 전기소비, OECD의 절반에 불과....라는 기사가 나왔었습니다.
그 이전에 [우리나라의 1인당 전력소비가 매우 많다]라는 기사에 대한 반박으로 올라온 기사였죠..
(물론... 산업용전력도 모조리 포함해서 1인당 전력소비가 많다는 기사도 쓰레기입니다만...)
한데... 이 기사를 보면
한국은 1인당 주거용 전력 소비량이 연간 1274kWh고
OECD평균은 2334kWh
일본은 2240kWh였습니다....
이 결과로 [사실 우리나라 가정은 전기를 많이 쓰는 편이 아니다]라는 결론이 나왔죠.
그런데... 이 기사를 볼때마다,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해외노동자 입장에서는 이해가 잘 안가는게 사실이었습니다..
1인당 주거용 전력소비량이 일본의 절반 이하라는데....
일본에서 살아보면 딱히 일본이 한국보다 전기를 2배나 더 쓰는것 같지는 않았거든요...
그래서, 이것저것 자료를 뒤져본 결과, 그 위화감의 원인을 알것 같더군요....
(이하에 나오는 자료는 이것저것 줏어온거라, 최종적인 숫자는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만,
대강의 추이를 보는데는 문제 없을거라 생각합니다.)
-> 일본에 살며, 일본어는 되지만 영어는 잘 안되는 1인이라 비교가 일본인점은 죄송합니다.
일본어가 보기 싫으신분은 스킵하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일단, 한국
http://www.keei.re.kr/keei/download/ECS2014.pdf
에너지경제연구원의 2014년 에너지총조사 결과입니다. (3년에 1번이라, 이게 최신..)
이 자료의 188페이지를 보면
가정부문 에너지원별 소비변화가 나옵니다....
단위는 천toe(=toe는 약 42GJ)
2013년의 결과를 보면 가정부문 토달로 22,000(천toe)를 소비했으며
이중 전력의 비율은 약 1/4인 5,551(천toe)입니다.
-> 비율이 가장 높은건 도시가스로 53.5%(11,822(천toe))입니다.
비슷한 일본의 자료를 찾아봤습니다.
http://www.enecho.meti.go.jp/about/whitepaper/2016html/2-1-2.html
일본 경제산업성산하 자원에너지청이 작성한 문서로
2014년도의 일본 전체 사용 에너지양이 13,558PJ이고, 그중 가정용이 14.3%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아래에 있는 가정부문이 사용하는 에너지의 종류별추이를 보면
가장 오른쪽의 2014년 그래프를 보면 전기가 전체의 50.9%,
도시가스가 전체의 21.5%, LP가스가 전체의 10.5%를 차지하는걸 볼 수 있습니다.
(34,330x10^6J은 세대별 소비 에너지량입니다만.. 잠시 무시합니다..)
이것만으로도 한가지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한국은 가정용 에너지로서 도시가스가 절반, 전기가 1/4정도이지만
일본의 경우는 가정용 에너지로서 도시가스가 1/4, 전기가 절반정도라는 이야기입니다...
자. 그럼 두 나라가 가정에서 소비하는 에너지는 어느정도일까요?...
(일본가정이 사용하는 에너지총량이 우리나라의 2배쯤 된다면, 결국 사용하는 전력양은 동일할테니까요)
일단 1toe는 42GJ이라고 하는군요.
한국인구를 5125만명, 일본인구를 1.27억명이라고 놓고 1인당 소비에너지량을 계산해 봅니다.
한국 : 22,000 x 1000 x 42 x 10^9 / 5215만 = 약 17.8GJ
일본 : 13558 x 10^6 x 10^9 x 0.143 / 1.27억명 = 약 15.3GJ
결과 일본이 한국보다 20%정도 에너지를 덜 소비하는군요.
(이 수치에는 [냉난방]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단순히 수치만 가지고 한국이 낭비가 심하다라는 결론은 안나옵니다. 단순히 1인당 연간 에너지 소비량은 한국이 일본보다 많다...까지만 해석 가능한거죠.)
이걸 가지고, 에너지 종류별 사용량을 살펴보면...
(단위는 GJ.입니다..)
자. 여기서 알수 있는건... 일본이 한국보다 전기를 1.7배쯤 더 쓴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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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터는 제 이론입니다..
왜 일본은 한국보다 전기를 많이 쓰고 (상대적으로) 도시가스를 조금쓰고 (역으로) LPG는 더 많이 쓰는걸까요?
간단합니다. 일본은 전기가격의 절대값이 저렴해서 전기를 많이 쓰는게 아니라
도시가스가 너무 비싸서 (상대적으로 전기값이 싸보여서)가 하나의 이유
그리고 또하나의 이유는 한국보다 난방보다는 냉방이 더 중요하고, 온돌이 없기 때문에 난방용 보일러가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간단하게... 한국은 도시가스 보급율이 전국 기준으로 80%를 넘어갑니다만..
일본의 경우는 50%를 조금 넘기는 수준이고....
도시가스 가격기준으로는
한국이 대강 15원@MJ =>m3으로 변환하면 (1m3=43MJ로 계산) 645원@m3입니다만.
일본은 기본 1400원@m3입니다...... (이 경우 많이 쓰면 할인이 추가됩니다만...)
대강 한국의 2배가 넘는 가격인거죠.
이런 이유로, 일본의 단독주택의 경우, 아예 도시가스를 설치하지 않고
ALL電化라는 이름으로 전기만으로 냉/난방및 취사까지 해결하는 주택도 있습니다...
(물론 역으로, 전기 안끌어오고 가스+연료전지로 모조리 커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이런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서, 일본의 가정에서는 다른에너지원보다 전기를 더 많이 쓰는 형태가 정착되었고, 이때문에 가정용 전기의 소비량이 많아보이는거죠.
결국.... 1인당 전력소비량이란건....
단순히 [전기를 많이 쓰고/적게 쓰고]에서 끝나는게 아니고
가정용 에너지원으로서 어떤 에너지가 사용되는가, 그리고 그 나라내에서의 가격은 어떻게 되는가, 그리고 그 나라의 생활습관은 어떻게 되는가에 따라서도 달라진다는걸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달라지기 때문에,
난방할리는 없으니.
통상적으로는 우리보다 일본이 여름에 더 더운걸로 알고있어요.
때문에 냉방을 전기로 해결하는건 같은 패턴이지 않을까 싶어요.
나라마다 에너지원 사용 비율에 따라 그 나라 문화까지 알 수 있겠네요.
한편 요새 가스로 불 때서 냉방도 하자는 얘기도 나오는 걸 보면 전기 소비 억제가 너무 심하다고 얘기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냉난방 조리까지 전기로 해야 그걸 재생에너지로 만들든 탄소배출 없는 방식으로 만들든 할 텐데요.
누진제로 인해서 소비자들은 전력의 소비를 최저로 하고 살았습니다.
그래서 가스가 더 많이 도입된게 아닐까 싶어요.
요즘은 전기 판넬 쓰는 곳도 제법 많아졌어요.
주로 상업용(그래야 저렴하니까)이구요.
가정에서 가스의 보급이 많이 늘어난것도 누진제 덕분입니다.
기억을 되살려 보세요.
역대급 전기료 폭탄은 여름이 아니라 겨울에 나왔어요.
잘 모르는 노인네들을 상대로 전기 온열기를 파는 바람에 나왔죠.
전기값비싸서 도시가스 설치한 집이 있나요?
어찌보면 종류가 다양하게 분산되어 있는게 더 나을 수도 있다는 느낌입니다. (효율은 떨어지겠지만 에너지 가격이라는게 급등락 할 수 있으니 분산된 편이 리스크가 적지 않을 까요?)
일본은 난방도 모두 전기로 하거든요.
기본적으로 에어컨이 아니라 냉난방기라서 겨울난방도 모두 전기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