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원래는 세 종류의 정치적 자유에 대해 짧게 썰풀려고 했는데
쓰다보니 길어져서 그냥 소극적 자유에 해당하는 리바이어던 얘기만 뽑아서 먼저 올려봅니다
홉스 얘기는 다들 아실거라 생각하지만 보통 소극적 자유, 적극적 자유, 공화주의적 자유를 구분할 때 가장 먼저 등장하는 인물이라 한 번 되짚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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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홉스 리바이어던
홉스의 유명한 사회계약론에 따르면, 인간의 자유란 간단히 말해 감정(passion)의 표출입니다
내가 무언가를 욕망하고, 그것을 아무런 방해 없이 표출 (실현)할 수 있을 때, 나는 자유롭다는거죠
그리고 그런 욕망의 표출과 실현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사람은 바로 행복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해보죠
홉스는 감정에 따른 행동을 자발적 행동(voluntary action)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이런 행동은 수많은 생각이나 감정들이 교차하는 과정 끝에 하게 되고요
이러한 교차 끝, 그리고 행동 직전에 존재하는 감정이 바로 의지라고 봅니다
자신의 의지로서의 감정에 따라 행동할 수 있을 때 인간은 자유로운 상태에 있는거죠
하지만 감정에는 긍정적인 감정도 존재하지만 부정적인 감정도 존재하죠
가령, 명예를 추구하는 긍정적인 감정도 존재하지만, 두려움이라는 부정적인 감정도 있죠
홉스는 긍정적 감정에 따르든, 부정적 감정에 따르든, 자신의 의지로서의 감정에 따른 행동은 자발적 행동이라고 봅니다
자연상태는 바로 이런 인간들로 가득한 곳입니다
문제는 인간들은 완전히 똑같지는 않아도 서로를 죽일 수 있을 정도로 평등하다는거죠
가령, 내가 남들보다 키가 더 크고 힘이 더 세도, 사람 열 명이 모이면 나 하나쯤 죽이는 건 쉬운 일이기 때문에 모두는 평등하게 죽음의 공포를 가질 수밖에 없죠
자연상태에서의 세 요소는 이런 공포를 만인에 의한 만인의 투쟁 상태로 이어지게 합니다.
그 세 요소는 경쟁, 불신, 그리고 명예입니다
a) 경쟁(competition)
인간은 서로 완전히 다른 것들을 원하는 게 아니라, 서로 비슷한 것들을 원합니다
따라서 같은 대상을 놓고 경쟁하게 되죠
b) 불신(distrust)
이런 경쟁 상태에서 인간은 상대방이 나를 선제공격으로 죽이지 않을 거라는 믿음을 가질 수가 없겠죠
즉, 나는 상대방을 불신할 수밖에 없으니, 내가 살기 위해서는 남이 나를 죽이지 않을 거라고 믿기보단 내가 차라리 먼저 상대방을 공격해서 죽여버리는 게 보다 확실한 방법이 되겠죠
그래서 나는 남을 믿지 못하기 때문에 상대방을 먼저 공격하게 됩니다
c) 명예(glory)
인간은 남들보다 자신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실제로 그래서가 아니라 자기자신에 대해서는 잘 알면서 남에 대해서는 잘 모르기 때문이죠
근데 실제로 다른 사람과 경쟁하게 되면 내가 그 사람보다 낫지 않다는 것이 증명되겠죠
하지만 나는 내가 그보다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내가 그보다 낫다는 걸 보여주려고 하죠
이때 나는 실제로 상대방보다 낫지 않기 때문에, 흔히 말하는 대로, 실력으로 남을 이기지는 못하겠죠
따라서 나는 힘으로 상대방을 압살하려고 합니다
이 세가지 요소가 존재하는 자연상태에서 인간은 결국 자기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서라도, 상대방을 먼저 공격하게 되고
이것은 만인에 의한 만인의 투쟁으로 이어집니다
이 상태를 해결하기 위해 홉스가 제시하는 것이 바로 사회계약인데요
사회계약은 간단히 말해, 인간이 자연상태에서 갖는 모든 권리를 한 명의 판단자에게 양도해버리는 겁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모든 권리를 양도하지만, 단 하나의 권리는 양도하지 못한다는 건데요
그 권리는 바로 저항권입니다
왜 그런지는 애당초 사회계약을 하는 이유를 생각하면 간단히 나옵니다
사회계약을 하는 이유는 만인에 의한 만인의 투쟁을 벗어나기 위해서죠
이런 영구적인 투쟁상태에서 인간은 간단히 말해서, 자기보존이 불가능합니다
생존이 불가능하다는거죠
생존하기 위해 인간은 자신의 모든 권리를 한 명의 존재자에게 양도해버림으로써 절대적인 권력을 만들어내는거죠
즉, 사회계약의 궁극적인 이유는 '그것이 내게 좋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만약 절대권력이 나를 죽이려한다면, 그것은 애당초 사회계약을 한 이유에 반하는 거겠죠
저항권이 없다면, 절대권력이 나를 죽이도록 내버려둬야할테고 (나는 그것에 대해 아무런 행동도 못할테니),
이건 생존, 즉 죽음의 위협에서 벗어나는 것과 충돌하겠죠
결국 사회계약의 궁극적인 이유와 모순되기 때문에 저항권만큼은 양도불가능하다고 봅니다
(참고로 이건 리바이어던 중반부까지의 내용이라 후반에 무슨 말이 나오는지는 잘 모릅니다...저의 게으름으로 인해..)
2. 소극적 자유
그러면 홉스는 왜 소극적 자유 개념을 주장한 사람으로 얘기되는가 대답해야겠죠
소극적 자유란 간단히 말해서, '~으로부터의 자유' (freedom from)를 의미합니다
내가 무언가를 하려할 때, 그것이 방해받지 않는다면 나는 자유로운거죠
홉스의 자연상태에서 자발적 행동의 개념과 매우 유사하죠?
내 의지에 따른 행동은 자발적 행동이고, 그 행동을 할 수 있다면 나는 자유로운 상태에 있고, 그런 충족이 지속적으로 이뤄진다면, 나는 행복한 사람이라고 보니까요
가령, 내가 어떤 사람이 가진 자동차를 갖고 싶다는 욕망을 가졌을 떄, 그 욕망에 의해 동기가 부여된 행동은 나의 자발적 행동이고, 그 행동을 실제로 할 수 있다면, 나는 자유로운 상태에 있는거죠
즉, 내가 그 사람의 자동차를 갖고 싶기 때문에 자동차를 훔친다면, 나는 자유로운거죠
왜냐면 내 행동은 아무런 방해와 제약을 받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사회계약을 통해 절대권력이 탄생하면, 더이상 나는 이런 자유를 누릴 수가 없겠죠
법이 존재하고 사람들 간의 갈등을 중재할 권위체가 존재하기 때문에, 나는 더이상 내 욕망, 즉 의지에 따라 행동할 수가 없고 법이 제약하는대로, 법이 시키는대로 행동하게 되겠죠
즉, 나의 행동은 더이상 나의 감정을 동기로 삼아 이뤄지는 게 아니라 법이라는 이성적인 규범들이 제약하는 것에 따라 이뤄지기 때문에 더이상 나는 자유롭지가 않다는거죠
이런 점에서 홉스는 법이 끝나는 지점에서 인간은 자유롭다고 합니다
법이 아무런 제약을 하지 않는 지점에서만 인간은 자신의 욕망에 따라 살 수 있고, 오직 그곳에서만 인간은 자유롭다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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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제임스
윤리학:
https://www.clien.net/service/board/lecture/15325722CLIEN
믿으려는 의지:
https://www.clien.net/service/board/lecture/15415994CLIEN
결정론의 딜레마:
https://www.clien.net/service/board/lecture/15460115?od=T31&po=0&category=&groupCd=CLIEN
비트겐슈타인
말할 수 있는 것:
논고 후반부:
https://www.clien.net/service/board/lecture/15691064?po=0&sk=id&sv=han2000s&groupCd=&pt=0CLI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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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존재 증명:
https://www.clien.net/service/board/regist?boardCd=lecture&boardSn=15462921&mode=updateCLIEN
플라톤
국가론:
https://www.clien.net/service/board/regist?boardCd=lecture&boardSn=15715279&mode=updateCLIEN
사회구성의 밑바닥엔 이기심과 개인주의가 있다는 얘기죠.
자본주의 매카니즘과 같은 얘기 같습니다.
진정한 자유는 현시대 인간들이 야만이라고 표현한 모든 것까지도 포용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