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에 일이 좀 있어 작성이 늦어졌습니다. 기다려주신 분들께 죄송합니다! 좀 내용이 길긴 한데 3~4부 이어서 작성하도록 하겠습니다. (기 작성한 제목과 조금 변경이 있습니다.)
3. 소형 Display : 독이 든 사과, 계륵인가 아닌가?
1)
소형 Display에서 이제 OLED는 뭐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명백한 메인스트림 디스플레이입니다. LCD는 제외하고 소형 OLED에 관한 이야기만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소형 OLED의 절절절대 강자는 삼성 디스플레이입니다. 이건 뭐 명백한 '초격차'의 달성이며 사실상 OLED 소형 Display에 대한 시장을 만들어온 삼성 디스플레이이기에 점유율이 높을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제 소형 OLED도 연식이 좀 되는지라 경쟁상대들이 점점 성장하고 있는데요, 아래 점유율 그래프를 보시면 잘 아실 수 있습니다.
(머니투데이20.01.05) LGD, 스마트폰 OLED 점유율 中BOE 추월…실적개선 고삐
https://news.naver.com/main/read.nhn?oid=008&aid=0004340301
즉 2017년부터 삼성 디스플레이는 점점 점유율이 떨어지다가 2019년 3분기부터 반등했다가 2019년 4분기에는 다시 떨어지지요? 그리고 그 수치는 2019년 1~3분기는 BOE의 상승과 추락에 맞물리고 2019년 4분기는 LGD의 상승과 맞물립니다.
- 2019년 3분기 : 화웨이 제제(미국 구글이 제공하는 구글프로그램 탑재불가로 미국 외 시장 점유율 폭락)
- 2019년 4분기 : LGD, 아이폰 11 패널공급 개시
이 그림을 보고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삼성전자 OLED는 100% 삼성 디스플레이에서 공급중입니다. 그런데 점유율이 들락날락 거리는건 결국 삼성 모바일의 판매량 변동 + 애플 공급량 변동 + 화웨이 및 기타 중국업체 공급량에 따라 변동이 되는 것입니다.
2) BOE의 실적은 화웨이 및 기타 중국업체 공급량에 연계가 됨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3) 그럼 LGD는? Only Apple 및 기타 중국업체 공급량에 기대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 소형 OLED 삼국지에서 핵심 Captive 고객을 유치하지 못한 업체는? LGD 밖에 없습니다. 삼성 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가 쓰고, BOE는 중국업체가 씁니다. 그렇다면 LGD는? LG전자? 그렇지만 LG전자 큰형님은 반쯤 돌아가신 상태입니다.(ㅠ.ㅠ)
LGD 입장에서 명백하게 '밀어주는' 곳 없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자체 디스플레이 생산능력이 없는 '애플'과 협업을 강화시켜나가야 했고, 실제로 LCD에서는 애플을 잘 잡았기 때문에 그럭저럭 잘 나갔지만 애플이 모바일에 OLED를 쓰기로 하자 그냥 모바일부분은 꼬라박아 버립니다.
물론, 이건 애플의 잘못이 아닙니다. LGD가.... 상태가 매우 심히 안 좋았기에 애플도 끈질기게 기다리면서 LGD것을 테스트 해 봤으나 삼성과 비교해서 너무도 실력이 떨어졌기에 채용하지 않았을 뿐이지요.
왜 LGD의 실력이 떨어졌을까요? 소형 OLED에 대한 시작자체는 LGD도 느리지 않았습니다. 세계 최초 OLED 스마트폰이 LG에서 나오기도 했었죠. 하지만 이 제조업에서의 '실력'이라는 것은 일단 많이 만들어봐야 합니다. 많이 만들수록 불량에 대한 여러가지 데이터가 쌓이고 공정조건과 기타 여러가지 Issue에 대한 대응능력이 늘어나는 것이죠.
하지만 큰형님 LGE께서 스마트폰에서 장렬하게 산화하셨기에 LGD 또한 비빌언덕이 없었습니다. 만약 LGE가 스마트폰에서 잘 나갔다면 지금과는 조금 다른 상황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러나 그것들이 면죄부가 되지는 않습니다. 위의 이유와 더불어 모바일 디스플레이가 수익이 제일 떨어지는 것이 회사 입장에서는 모바일에 대한 투자가 늦어지는 원인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단 한번도 수익을 제대로 내지 못하고 공급처도 불확실한 '모바일 디스플레이'랑 회사의 중심을 책임져주며 수익성도 좋고 판매처도 확고한 '대형 디스플레이'랑 비교를 했을때 과연 어느쪽에 회사역량을 집중시켜야 했을까요?
결국 삼성 디스플레이랑 LG 디스플레이의 대형 / 소형에서의 운명의 갈림길은 그렇게 나뉘게 되었던 것입니다. 대형은 LGD가 잘하고, 소형은 삼D가 잘했기 때문에 지금 이 상황에 처하게 된 것입니다.
2)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떨까요? 7전 8기의 마음가짐으로 애플공급에 성공한 LGD는 이제 장미빛 길을 걷게 될까요?
제 개인적인 생각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삼D를 LGD가 이길날은 근 10년내로는 일어나지 않는다. 그 조건이 이뤄지려면 LGE MC가 삼성전자 IM을 이겨야 한다.
(2) 애플은 삼D의 사용량을 점점 줄여나가고 LGD를 LGD OLED Capa가 허용하는 대로 늘려나갈것이다.
(3) 애플은 BOE를 너무너무 쓰고싶어할 것이나 정치적 문제와 품질이슈로 빠른 시일내에 전면 도입은 어려울 것이다.
(4) 애석하지만, 2)번의 결과로 LGD의 실적에 광명이 비치는일은 없을 가능성이 높다.
요즘 LGD의 주가가 오르는데, 그 이유로는 애플로의 납품이 많아져서 흑자전환에 도움이 될 것이다! 라는 장미빛 희망을 품는 기사가 여럿 나옵니다. 100% 틀린 말은 아닙니다. 문제는 30%만 맞는 말이기 때문이지요.
애플에게 LGD는 말 잘 듣는 거래선입니다. 애플에서 삼D는 말 더럽게 안들어 쳐먹는, 그리고 납품업체 주제에 위약금 달라고 당당하게 소리치는 괘씸한 업체입니다. 그럼 LGD를 늘리고 싶겠죠? 하지만 실상은 삼D의 물량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삼D의 Capa와 품질수준이 높기에 울며 겨자먹기로 쓰고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LGD의 점유율을 높여주려면 LGD가 품질좋게, 그리고 많이 만들어야 합니다. '품질좋게' 만드는건 기본이고 '많이' 만들어야 하는문제에 집중해서 보겠습니다.
애플은 아주 더-러운 버릇을 가지고 있습니다. '선수금'이란 건데요, 미리 제품의 공급단가를 매겨서 업체한테 선불로 주고, 그 선불을 통해 공장을 짓게 한다음 나중에 제품을 판매할 때 마다 '선수금'을 '매출'로 전환시킵니다. 그러면 여기서 그 '선수금'은 뭐가 될까요? 바로 부채입니다.
돈 없는 회사한테 '야 내가 돈 선불로 줄테니 이걸로 공장도 짓고 뭐 임마 다 해!'라고 하는 모습은 일견 멋있어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애플이 자선사업가입니까? 아닙니다. 충전기도 빼버리는(ㅋㅋ) 회사가 '고객에겐 차갑지만 내 하청업체한테는 따뜻하겠지?'같은 일을 벌일 리가 없습니다.
이건 거대한 노예의 목줄입니다. 애플한테 돈 받아서 공장을 짓고 나서 애플에 공급을 했는데 품질 때문에 납품을 못했습니다. 근데 아무리 노력해도 품질수준을 맞추기가 힘들것 같아요. 그럼 어떻게 하는게 회사 입장에서는 좋을까요?
(1) 고객에게 '야 이런 기술수준은 우리가 못맞추겠다! 배째라'하며 공급을 중단하고 계약을 해지한다.
(2) 근성과 열정으로 인력을 갈아넣어 품질수준을 맞추기 위해 열정적으로 회사의 모든 자원을 끌어다쓴다.
정답은 뭐가 되는지 잘 아시겠죠? 지금 도저히 맞출 수 없는 거라면 빨랑 포기하는게 회사로서는 이득입니다. 그런데 선수금을 받았고, 이걸로 공장을 지었고, 당장 갚아낼 돈이 없고, 그 고객이 빠지면 모바일 사업 접어야하는 회사로서는 쉽게 포기가 되겠습니까?
이런 우울한 상황에 놓이게 된게 LGD의 현 상황입니다. 그렇기에 열정적으로 회사의 자원과 인력을 끌어다 쓰고 노력노력해서 밤을 새서 장인처럼 뽑아내서 공급했다가 다시 퇴짜 맞고 다시 열정적으로 밤낮 안가리고.........
이 결과 LGD는 애플 외 다른 업체와 거래할 수 있는 여유, 인적자원을 잃어버리게 되었습니다. 사실상 애플의 전용 Fab이 되어버린거죠.
우리가 받는 월급이 인생의 족쇄가 되는 것을 직장인 여러분들은 잘 아실 겁니다. 집이 잘 살든, 다른 회사로 이직할 수 있든 해야지 거침없이 사장면상에 사표 날리고 나올 수 있는거죠. 하지만 LGD가 애플 면상에 '거래중단'을 집어던지고 나오기에는 LGD는 돈도 없고 빽(LGE MC..하아..)도 없습니다.
반면 삼D는 어떻습니까? 회장이 쿠사리 좀 준다고 하더라도 그래도 믿을 빽(안드로이드 세계1위 삼성전자 IM)도 있고 돈(이익잉여금이 장난아니죠)도 있습니다. 애플이 와서 갑질하려고 치면 '야 꺼져!'가 가능하다는 겁니다. 그 Bargaining Power를 가지고 당당하게 애플에게 위약금도 받고 '사기싫음 꺼지덩가'를 시전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전용공장을 많이 맹글어 놔서 삼D도 공장가동율 때문에 골치를 썩히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만... 공급 못해서 생짜로 공장을 말 그대로 파리날리게 놀리던 LGD와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괜찮은 수준이죠.
3)
만약 LGD가 애플 공급량을 늘린다면, 아주 아주 약간의 수익은 벌 수 있을겁니다. 하지만 애플은 또 선수금을 내밀며 '공장 더 지어!'라고 하고 LGD는 굽신굽신 공장 더 지었다가 아이폰이 잘 안팔리면 패망각이죠. 진짜 공장에 개미 한마리 없이 놀릴 수도 있습니다. 생각이 있다면 LGD는 무한정 생산능력을 늘리지 않을겁니다.(생각이 없다면..ㅠ.ㅠ)
생산능력을 늘리지 않는다면? 뭐 계속 현상태를 유지하겠지요. 하지만 생산능력을 늘린다면? 지독한 애플의 단가인하 압력에 시달릴겁니다. 뭘 하든 이익증대를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입니다. 애플은 이런 LGD를 잘 알지요^ㅠ^ (애플쪽에 가 있는 전 LGD 출신들이 많습니다.)
반면 삼D는 하고 싶은대로 다 할수 있습니다. 많이 지어서 남아돈다? 그럼 위약금 청구하거나 다른 업체 공급으로 돌리던가. 부족하다? 그럼 애플한테 '어 뭐 공장이 부족하네요? 지어주던가 말던가' 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LGD와 삼D는 집중한 분야가 다르고 회사 체력도 다르며 든든한 큰형님의 존재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소형 OLED에서 LGD는 불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그건 아무리 LGD의 실력이 개선되더라도 잡을 수 있는 격차는 아닙니다.
오히려 LGD 입장에선 화웨이가 모바일에서 퇴출당해서 지금 눈이 벌개진 BOE의 보조금 공세에 애플이 넘어가지 않게만 물 떠놓고 빌어야죠. 솔직히 애플은 중국산 모바일 OLED가 엄청 필요할겁니다. 관세 안물고 중국 내에서 생산해서 바로 조립공장으로 갔다주면 애플 입장에서도 편하고 좋죠.... 하지만 광범위한 중국 포위망이 생긴 상태에서 애플이 그렇게 쉽게 BOE의 납품을 받아주기는 쉽지 않을거라 봅니다. (BOE 품질적인 문제는 뭐... 한 2~3년 고생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금 LGD 모바일의 장미빛 전망에 휘둘릴 필요는 없습니다. 사실 LGD의 의외의 신의한수(본인들도 몰랐던)는 중형 디스플레이니까요. 소형은 그냥 적자만 안나게만 하면 장땡입니다. 이미 앞서가 있는 삼D를 굳이 추월할 능력과 재력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그런다고 해서 큰형님인 LGE MC가 살아날 수도 없는 노릇이니까요.
결국 LGD는 독이 든 사과를 깨물은 댓가를 치뤄야 하는겁니다. 만약 이렇게 비싼 댓가를 치루더라도 애플의 구렁텅이에서 벗어 나온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오히려 LGD 모바일에는 미래가 없습니다.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삼성 디스플레이는 과거에도 잘 나갔고 미래에도 잘 나갈 것이다. 하지만 그 잘나가는 정도는 줄어들 것이다. 애플로의 공급량을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 IM의 실적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아질것이다.
(2) LG 디스플레이는 과거에도 못 나갔고 미래에도 못 나갈 것이다. 하지만 못 나가는 정도가 줄어들 것이다. 애플로의 공급량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애플의 아이폰 성패에 따라 죽느냐 사느냐가 결정될 것이다. 이 것을 탈피하려면 LGE MC가 살아나거나 또 다른 비(非)중국모바일 제조업체가 뿅 나타나야 하는데.... 가능성이 낮다.
(3) BOE는 화웨이가 날라가서 한동안 추울 것이며 애플 납품도 쉽지 않다. 하지만 인민의 돈을 태워서(!) 추운 겨울을 잘 지날 것이며, 이후 정치적인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모바일 뿐만 아니라 회사의 명운이 갈릴 것이다.
4편도 바로 이어서 작성하도록 하겠습니다.
삼d도 사과에게 절절 멥니다. 납품수량 조건 어긴 걸 가지고 위약금을 요구해서 받아냈다는것만 가지고 삼d가 사과에게
갑질 비슷한거 하는것은 아니에요. 시장 지배 위치가 아니면 그러지 못했을 거긴 하지만, 계약서에 명시된 조건을 위배했으니 요구한겁니다. 사과가 애초에 납품 물량 약속으로 전용 라인 투자 하도록 요청해서 받아들인거니까요
갑질중의 갑은 사과입니다.
그리고 삼디 입장에선 사과보다 더 싫은게 삼전이란 얘기도 하던데요.
사실 저 사건 전에도 원래 약속했던 물량이 있었는데 지들 맘대로 줄인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다가 물량 터지는 시점의 계약서에 별도 조항을 달아둔게 신의 한수 였고요
시장은 항상 공정한 경쟁을 반기기 마련인데 L사도 부지런히 따라와 줬으면 하는데 아직 요원합니다.
그래도 시장에 들어온거에 박수받을만 하죠
진핑 후광 효과인 B사의 물량을 계속 S,L사가 견제해서 싹을 잘라야 합니다.
시장에 들어오면 일이 커집니다 ㅠㅠ
어쨌든 갑작스런 물량 확대 또는 그 반대 요청이 의외로 잦습니다.
대규모 투자해둔 업체한테 갑작스런 물량 축소는 사망 선고 비슷하게 떨어지기도 합니다. (S사는 예외)
갑질 사례는 밝히기 곤란 합니다.
단가후려치기는 제가 알지 못하지만 갑질의 사례를 봐서는 후하게 쳐줄리가 없습니다.
A사가 어떤 곳인데 후하게 쳐줄까요
LG전자 MC가 망해서 LGD 소형 OLED 사업이 어렵다는 것은 반만 맞는 얘기라고 생각합니다. 근본적인 원인은 소형 OLED에 선투자를 많이 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이죠. 당장 돈이 되지 않으니까, 열심히 기술 개발하고 투자하지 않았던 것이 문제라고 봅니다. Captive market이 있으면 많이 유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실력이 있다면 다른 회사에도 많이 팔 수 있으니까요. 삼성디스플레이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에도 많이 납품하고 있지 않은지요?
게다가 LTPO 탑재가 증가하게 되면 캐파가 줄어서 더 문제라고 하더군요
자일 amd 만세
일본쪽 LCD에서 말씀하신 길을 정확히 걸었죠.
과연 LGD가 버텨낼 체력이 있을까.. 싶었는데
그래도 똑똑한 친구들이라 포트폴리오와 탈출전략이 괜찮았고,
코로나 덕분에 (?) 턴어라운드 가능했지 싶습니다.
항상 덕분에 인사이트 얻어갑니다.
행복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