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아주 오래전에 뉴욕시를 가는 방법을 묻자, "90번 타고 가다가 95번 갈아타고, 몇 번 타서 조다리 건너서 들어가면 되지" 라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내 차를 가지고 가는데, 저거이 뭔 소리여' 하던 일이 있습니다. 그 친구는 도로번호를 이야기했던 것이죠.
미국은 아마 전 세계에서 자동차용 도로가 가장 잘 갖추어지고 체계가 합리적으로 되어 있는 나라일 것입니다. 그래서 미국을 여행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대중교통보다는 자동차 여행일 겁니다. 도로체계가 합리적이고, 전반적으로 차가 엄청나게 많지만, 그만큼 도로포장률도 높아서 여유 있는 운전도 가능하고요.
미국 도로에 대해 아주 간단히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늘 그렇듯이 개략적인 개념을 알아두시고 더 자세한 사항은 구글링이나 구글맵을 이용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미국 도로는 프리웨이, 하이웨이, 국도, 지방국도 등 대충 뭐 이런 것들이 있다 정도에서 시작하시면 됩니다.
요즘은 내비게이션과 휴대폰 구글맵 등이 너무너무 잘 되어있어서 지도상에서 나의 현재 위치나 가는 곳의 방향, 도로 방향 등에 대해 사람들은 무관심합니다. 그냥 네비 등을 켜고 가라는 곳으로만 따라갑니다. 하지만 동서남북을 인지하고 도로의 흐름이나 방향 등에 유의하면서 다니는 습관을 지니면 훨씬 더 효율적이고 즐거운 도로 여행이 가능합니다.
미국의 가장 주요한 도로는 역시 프리웨이, 하이웨이, 우리말로 하면 고속도로 되겠습니다. 프리웨이는 간혹 통행료를 내야 하는 구간도 있으니, 프리웨이 free way 공짜 도로는 아니고 신호등이 없는 도로라서 그렇다고 하네요. 구간별로 제한속도는 시속 65마일에서 80마일 정도입니다. 저 서부 어디에는 90마일 구간도 있다는데 지난달까지 달려본 도로는 85마일 정도의 제한속도 도로가 가 가장 빠른 도로였습니다. 영어로는 보통 인터스테이트 interstate 주간 고속도로라고 하는데 낮에 달리는 도로의 의미가 아니라 미국의 주 state을 관통하는 도로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도로 체계를 이해하는데 먼저 염두에 두시면 좋은 것이 미국 도로 번호는 짝수와 홀수가 있는데 짝수는 동서를, 홀수는 남북을 가로지르는 큰 도로입니다. 프리웨이의 경우에는 미국의 맨 밑에서 숫자가 시작합니다. 즉 10번 프리웨이는 남동쪽 끝인 플로리다 머리쯤에서 시작해서 캘리포니아 남쪽, 멕시코 국경 위에서 끝나는 프리웨입니다. 반대로 가장 위쪽의 90번 프리웨이는 동북쪽 해안가에 위치한 유명한 도시 보스턴에서 시작해서 서쪽을 향해 달려가서 태평양을 접한 시애틀(서쪽해안)까지 캐나다 국경과 함께 달려가는 도로입니다. 찾아보니 3천마일(4800킬로) 넘는 무지하게 긴 프리웨이입니다.
얼마전에 대륙 횡단을 했습니다. 띵까띵까 쉬면서 다니는 여행이 아니고 업무 때문에 이곳저곳 다녔습니다. 뉴욕주의 집에서 시작, 90번을 타고 가다가 때로는 80번, 70번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80번으로 올라와서 캘리포니아에 도착 해안선을 따라 올라가서 시애틀에서 다시 90번을 타고 동쪽으로 와서 다시 80, 70번을 접한 주 state 지역을 다니다가 90번을 타고 집으로 거의 두달만에 돌아왔습니다.
그럼 반대로 프리웨이에서 홀수는 어떻게 될까요? 숫자가 적은 프리웨이일수록 서쪽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미국 서해안의 긴 캘리포니아와 오레곤, 워싱턴주의 척추처럼 턱 버티고 있는 프리웨이가 5번입니다. 반대로 동쪽 끝을 보면 플로리다에서 시작해서 미국 동쪽의 가장 위에 위치한 메인주까지 달려가는 놈이 95번 프리웨이입니다.
그러면 미국의 국도는 어떻게 될까요? 보통 US highway, us route라고 부르는데 미국 본토 48개 주를 연결합니다. 이 국도 역시 남북을 연결하면 홀수, 동서를 가로지르면 짝수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물론 대각선처럼 가는 도로도 간혹 보여서 헷갈리기는 합니다. 또한 프리웨이처럼 동해안과 서해안을 이어주거나 미국의 남과 북쪽 끝을 연결하는 것은 아니고 한두개 주 state에서 끝나는 도로도 많습니다.
개인적으로 기억나는 국도는 미국 서해안의 태평양과 가장 근접해서 달리는 도로가 101번 국도 us route 101입니다. 보통 바다를 끼고 달리기 때문에 캘리포니아는 물론 오레곤을 갈 때 이 도로를 이용하면 엄청난 장관의 바다 모습을 만날 수 있습니다. 오래전 샤론스톤이라는 배우가 다리 바꿔 장면으로 유명한 원초적 본능이라는 영화에서 이 해안도로를 달리는 장면이 아름다웠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미국 영화나 문화를 접하다 보면 간혹 루트 66이라고 나옵니다. 미국인에게 문화적으로 큰 의미를 갖는 66번 국도는 시카고에서 시작해서 남쪽 캘리포니아까지 대륙의 반 이상을 달리는 국도입니다. 이 도로 중간중간에 아름답고 유명한 곳도 많지만, 미국인들이 서부 개척시대에 이 도로를 뚫어가며 서쪽으로의 꿈을 키워간 곳이라서 그렇다고 합니다.
프린트된 지도나 내비게이션을 보다 보면 프리웨이나 국도가 갑자기 겹쳐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오하이오주의 클리블랜드를 지나면 프리웨이 80번과 90번이 합쳐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Route 루트 국도도 마찬가지로 어떤 도로는 국도와 지방도가 같은 하나의 도로로 국도도 되고 지방도로도 되는 경우도 많으니 자연스러운 것으로 생각하시면 덜 헷갈립니다.
한국에서 운전을 어느 정도 한 분이면 미국에서 운전은 어렵지 않습니다. 영어로 된 표지판이지만 간단한 영어만 한다면 대략의 내용 유추가 가능해서 따로 많이 공부를 할 필요는 없을 듯합니다. 게다가 미국의 도로는 사이즈도 조금 더 여유롭고 교통량이 전체적으로 그렇게 많지 않아 여유 있는 운전이 가능합니다. 도시 다운타운의 도로 번호 체계를 제대로 이해하고 나서 주소를 들으면 대략 어디쯤인지 가늠이 가능합니다. 나중에 기회가 닿으면 맨하탄을 예로 들어 설명해볼게요.
미국은 참 큰 나라입니다. 큰 사이즈만큼 다양한 자연환경도 만날 수 있고, 미국 영화에서 만나던 익숙한 풍경도 접할 수 있는 곳입니다. 기회가 오면 자동차를 이용해 이곳저곳 여행해 보는 일도 참 즐거운 일입니다.
미국은 참 큰 나라입니다. 큰 사이즈만큼 다양한 자연환경도 만날 수 있고, 미국 영화에서 만나던 익숙한 풍경도 접할 수 있는 곳입니다. 기회가 오면 자동차를 이용해 이
조다리가 "조~~쪽에 있는 다리"가 아니였군요...
조다리의 통행료 ㅠㅠ
그리고 맨하튼의 주차료 ㅠㅠ 눈물 나오시겠네요 ㅠㅠ
(지금 찾아보니 꼭 그렇지는 않네요.)
I-80타고 뉴욕 참 많이 다녔는데요. 샌프란 시스코 놀러 갔을때도 I-80을 탔습니다. 지금은 I-10이 지나는 근처에 살고있네요...
영화에 나오는....
미국은 저런 맛을 참 잘 살리는 나라인것 같아요..
차도 정말없고 거의다 100마일 넘게 달려서 저도 신나게 달려봤습니다.
아마 샌안토니오 갈때 였던거 같네요
이걸보니 66번한번 해보고싶네요
1. (예를 들어) 95번을 타고 가다가 195, 295 이런 식으로 3자리 숫자 도로가 나온다면 순환 고속도로입니다.
2. 출구 번호는 주 경계를 시작점으로 한 거리를 나타냅니다. 출구 번호가 지금 15이고 다음이 17이라면 2마일 후에 다음 출구가 있습니다. (뉴잉글랜드 몇 몇주만 순차 출구 번호 방식을 쓰는데 이것도 현재 거리 기준 방식으로 바꾸는 중이거나 바꿀 예정입니다.)
3. 유료/무료 구간은 같은 도로라도 주 별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미리 확인하셔야 합니다.
4. 우리 나라의 하이패스 같은 결제 처리 시스템이 있는데 크게 보면 동부와 서부가 서로 호환이 안 됩니다. (동부는 ez-pass와 대부분 호환됩니다.)
이렇게 또 좋은 상식을 얻어가네요..
저는 이지패스를 사용하는데...이거이 중서부를 지나면서 안되는곳도 많더라고요.. 오클라호마주에 갔더니..정말 정말 그냥 돈을 받는 곳이 많아서 놀랐습니다. 좋은 팁, 고맙습니다.
아주아주 오래전에 삽교호를 가는 방법을 묻자
"1번타고 가다가 39번 갈아타고 몇번타서
아산방조제 건너서 들어가면 되지"
그친구는 도로번호를 이야기했던것이죠
경부 고속도로 (1),중부내륙고속도로(43),중부고속도로(53),서해안 고속도로 (153)
평택제천고속도로(40),영동고속도로(50),서울양양고속도로(60)
홀수는 남북, 짝수는 동서로 이동하는 도로입니다.
울나라도 고속도로가 세로는 홀수 가로는 찍수죠.
한국의 도로명을 남-북 = 홀수, 동-서 = 짝수, 이게 미국 것을 차용한 것입니다.
저도 40여 년 미국에서 자라서 살았던 지라, 80년대부터 한국 당국에 여러 차례 건의 겸 민원으로 올렸죠.
결국 2002년인가 시행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한국은 남-북은 기다란 국토이고 동-서는 짧아서
도로 번호 numbering하는데 고민이 많았다고 당국자한테 들었습니다.
제 분야도 아닌데, 일부러 미국 도로 체계와 장단점을 조목조목 적었고, 미국 교통부로부터 중요 자료도
받아 요약해서 함께 한국 당국에 보내 드렸죠. 지금의 국토부와 도로공사, 기타 연구원에서
오랜 기간 준비했고, 결국 채택되어서, 매우 잘 된 일이라, 개인적으로 보람을 느낀 부분입니다.
젊은 날에 여행들 많이 해서 세상사, 느긋하게 사는 것도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고속도로든 국도든 홀수 번호는 종축을, 짝수 번호는 횡축을 담당합니다.
특히 고속도로의 경우 1번 경부외에
주요 고속도로는 끝자리가 5로 끝나며 서쪽부터 15(서해안), 25(호남), 35(중부), 45(중부내륙), 55(중앙), 65(동해)
세자리 번호는 순환고속도로라고 하네요.
세로 홀수
가로 짝수
가끔 운전하다가 어디 방향으로 달려가는지 헷갈릴 때가 있거든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당시에 동부쪽은 못가봤었네요. 언제 또 기회가 있겠죠.
그 유명한 루트66 주변도 신도로가 생기면서 쇠락해가는 것을 보니 안타까웠습니다.
미국에서도 이제는 루트66은 이미지로만 소비되는 느낌이더군요.
애니메이션 Car에서 나왔던 동네인가요?
남북 홀수
기본적으로 두자리
지선일때 앞에 한자리가 더 붙습니다.
처음에는 우와 우와~~~
여기는 이런 모습 우와~~~
우와 여기는 또 다른 모습...
한시간쯤 뒤에는 제발 사람 모습을 볼수 있는대로 가보자는 이야기가 나오더군요.
그래도 참 좋은 경험이었는데 이제 내년이나 되야 가볼수 있을지...
구글맵 네비가 처음에는 쉽게 적응이 안되더군요.
그래도 한국어가 나오기는 해서 다행이었습니다.
66번 도로 지나다가 묵었던
이제는 쇠락한 이름도 잘 알려지지 않은 작은 도시의 모텔 생각나는군요.
루트66 황금기 부터 있었고 지금은
일부러 예전 스타일을 고수하던 곳이었는데 인터넷 예약도 받지 않고 무조건 전화 예약.
원래는 예약 엄청 밀리는 곳인데 재수 좋게 방 하나 남아서 하룻밤 지낸 적 있었습니다.
한참 번창했을 때 자동차 여행을 상징하듯 방 하나당 차고 하나씩 있더군요. 방 옆이 바로 전용 차고.
방 안 전화기, TV 모두 예전 스타일.
60년대 미국으로 돌아간 느낌이었죠. ㅎ
주인장 말로는 한국 사람은 제가 처음이라던데...
지금도 그대로일런지.
묵어본 미국 숙소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곳입니다. ㅎㅎ
그래서 미국은 철도 운송이 개판이라고, 그 영향으로 도심 지하철과 대중교통까지 개판이라고...
그래 그럴수도 있지.라고 생각하다가 거미줄 같은 도로망을 보면 땅덩어리 넓어서 못 깐다며?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냥 자동차 회사의 농간인가 싶기도 하고요.
지금이야 갈 때마다 구글맵으로 다니지만, 그게 없이도 달리는 맛이 있습니다. 대강 찾아가기 쉽게 되어 있어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도 서해안 도로 강추!
전에 210 바로 올라탈 수 있는 곳에 살았던 추억이 샘솟네요
(플레그 스텝에서 la근처까지)
그때는 계획은 아니었고 프리웨이 달리다 중간중간에 히스토릭 라우트66 보이길래 호기심에..ㅎㅎ
다만 공사구간 때문에 중간중거 우회해서 갔던기억이
흔히 들어본 1번국도니 3번국도니 하는 도로들 찾아보면 북한지역부터 해서 남해까지 이어집니다.
2번 4번국도같은 도로는 서해에서 동해까지 이어져있구요.
의료보험만
잘 되어 있으면 드림이 있었을텐데...
제가 있던 주만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사람 사는 곳도 100 south 부터 남쪽으로 블럭씩 100 씩 늘어서 state st 에 1300 south 사는 사람이
900 south 300 east 찾아가는것도 완전 쉬웠던 ㅎㅎ
2013년에 온가족이 여행했던 기억이 나는 군요.
https://ko.m.wikipedia.org/wiki/캘리포니아주도_제1호선
루트66 la부터 시카고인가 완주했더니 경찰들 박수 쳐주던데
전 10여년전 땡스기빙 때 시카고에서 시에틀 왕복 한번 했는데 연휴때라 그런지 경찰도 거의 없고 고속도로 위에 차도 없고 가도가도 직진에 끝도 없고..
이때 유튜브 인방 같은거 했으면 재미있었을거 같네요
예..미국에 살고 있습니다. 제 일때문에 시골도로를 달리는 일이 아주 많습니다. 말씀하신 황당한 경우는 거의 없었구요. 경찰 말고는..ㅠㅠ 관련해서 제 블로그를 보시면 비슷한 글이 조금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그 날이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 날을 위해서 스크랩 합니다. 감사합니다.
오..나무에 관심이 있으시군요.. 지금 요즘 유행인것같은 우드슬랩에 대해서 글을 써볼까 생각중입니다. 고맙습니다.
레드불 종류별로 다 마셔가면서 밤새 달리고 그 다음날 뻗고 그랬네요 ㅎ
특히 텍사스쪽이 그렇더군요.
텍사스에 사는 조카들은 산을 한번도 본 적이 없다고 해서 놀랐었지요.
여기서 산 보려면 차로 40분정도 가면 오클라호마 나오는데 거기에는 산이라고 하긴 뭐하지만 산이 있긴 있네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