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글에서 다음과 같은 관계가 성립함을 보이고, 코인간의 해시레이트의 비율이 가격 비율을 추종함을 확인했습니다.
* 블록리워드(BTC) * 가격(BTC) / 해시레이트(BTC) = 블록리워드(BCH) * 가격(BCH) / 해시레이트(BCH)
이번에는 비캐가 먼저 반감기를 맞이해 블록보상이 감소하면 해시레이트가 어떻게 변화할지를 계산해보겠습니다.
비캐의 반감기가 오면 비트코인의 블록리워드는 12.5, 비캐의 블록리워드는 6.25가 됩니다.
따라서 비트코인과 비캐의 해시레이트 관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 해시레이트(BTC)/해시레이트(BCH) = 2 * 가격(BTC) / 가격(BCH)
만약 가격이 현재(비트코인 $9,910, 비캐 $397)와 동일하게 유지된다고 한다면,
* 해시레이트(BTC)/해시레이트(BCH) = 2 * 9910 / 397 = 49.92
이전글과는 달리 비캐의 해시레이트가 비트코인의 해시레이트 대비 2% 정도로 줄게 됩니다.
현재 비트코인과 비캐의 7일간 해시레이트 평균은 각각 112.17 EH/s, 4.25 EH/s 입니다.
전체 가용 해시레이트가 이 둘의 총합 116.42 EH/s이고, 변화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해시레이트(BTC)는 112.17 EH/s -> 114.134 EH/s로 약 1.75% 증가하고,
해시레이트(BCH)는 4.25 EH/s -> 2.286 EH/s로 약 46.21% 감소합니다.
비캐의 해시레이트가 약 절반 정도로 줄어들게 되는데, 비캐는 매 블록마다 난이도를 조절하므로 블록생성 시간이 심각하게 증가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문제는 해시레이트가 보안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점입니다. 해시레이트가 반으로 줄어든다는 것은 51% 공격에 필요한 비용도 반으로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현재 비트코인 대비 비캐의 해시레이트가 4%이고, 이는 비트코인을 공격하는 비용의 4%면 비캐를 공격할 수 있다는 건데, 비캐의 반감기 이후에 총해시레이트와 가격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비캐의 블록체인을 공격하는데는 비트코인에 비해 2% 정도밖에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죠.
https://www.crypto51.app/ 을 보시면 비트코인을 1시간 공격하는데는 $771,931, 비캐를 1시간 공격하는데는 $28,062가 필요하다는 군요. 비캐의 해시레이트가 절반이 되면 $15,000 정도면 1시간 가량 비캐 블록체인을 공격할 수 있게 될테고, 비캐 입금에 필요한 컨펌 횟수를 6회 이하로 잡고 있는 거래소라면 한화로 약 2천만원 정도면 공격이 가능해진다는 건데... 어 근데 이 부분은 좀 이상하네요. 이 정도로 낮은 금액에 공격이 가능할 것 같지 않은데 crypto51.app이 데이터가 이상한 걸까요.. 제가 공격할 건 아니니까 그냥 얼추 51% 공격에 필요한 비용이 낮아진다는 점만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해시레이트가 감소하면 기대심리에만 대부분 의존하는 가상화폐 시장의 성격상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크고, 그럼 이에 따라 해시레이트가 감소하고 그럼 또 가격하락이 동반되는 악순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조용히 비트코인 반감기까지 지나간다.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비트코인 반감기에도 마찬가지구요. 반감기 얘기 나올 때마다 이렇다저렇다 난리는 치는데 글쎄요.. 장기적인 수요가 딱히 반감기 때문에 늘거나 줄지는 않는다고 보는데 괜히 시장만 들썩거려봐야 가상화폐 시장은 역시 도박장이라는 둥 군소리만 늘 것 같아서 제발 그냥 조용히 지나가길 간절히 바랍니다.
해시레이트가 절반으로 줄어든다고 해봐야 실제로 공격이 있을 가능성이 크지는 않고, 반감기가 아니라도 해시레이트가 급격히 감소했던 적이 없던 건 아니었거든요.
다만 다음의 시나리오들과 공통적으로 거래소들이 비캐의 입금 컨펌 횟수를 증가시킬 가능성은 있습니다. 실제로 다른 암호화폐에 51% 공격 시도가 보고되었을 때 많은 거래소들이 입금 컨펌 횟수를 늘렸거든요. ('안정성이냐 속도냐'..'51%'공격에 거래 속도 늦추는 암호화폐 거래소: https://news.v.daum.net/v/20180608184507859)
2) 비캐의 가격이 떨어진다.
개인적으로 가장 바라는 시나리오입니다. 비캐에 투자하신 투자자 분들께는 죄송합니다만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저는 비캐(와 그 외 비트코인 이름 달고 있는 잡코인들)가 다 망했으면 좋겠어요. 가능한 한 객관적인 시각에서 글을 쓰고 싶지만 아마도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크니, 혹시 읽고 계신 분이 계신다면 그 점은 양해부탁드립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이 시나리오는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보입니다. 비캐는 확실한 지지 진영이 있고, 그 지지 진영은 비트코인과 비캐를 모두 다수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에 단기간의 인위적인 가격 조정을 통해 비캐의 가격 및 그에 따른 해시레이트를 방어할 능력이 있을 것 같거든요. 딱 한달 정도만 방어하면 비트코인 반감기가 올테고 현재의 해시레이트 비율을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따라서 아마도 누군가가 인위적으로 가격을 조정한다면 다음 시나리오의 가능성이 더 높겠죠.
3) 단기간 비캐 가격이 펌핑된다.
제가 만약 비트코인과 비캐를 다수 보유한 지지 진영의 일원이라면 아마도 이 시나리오를 진행할 것 같습니다. 만약 현재의 4% 비율이 최소한의 보안성을 유지하기위해 적당한 해시레이트 비율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거라면 비캐의 가격을 현재 대비 약 2배 정도 상승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몇 % 또는 몇 H/s 정도가 최소의 보안성을 유지하기 위한 해시레이트라고 판단하고 있을지는 알 방법이 없으니 '인위적으로 다소 상승시키려고 하지 않을까' 하는 정도의 애매한 예상이 가장 가능성이 높은 예상이 아닐까 싶네요.
(투자를 권하려는 목적이 아님을 다시 한번 밝힙니다. 전 제 봇 수익률을 넘어선 적이 없을 정도로 투자에 재능이 없어요. 그리고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전 비캐가 망하길 바랍니다.)
뭔가 쓰고보니 비캐의 가격이 그대로거나 오르거나 내릴 것이다 같은 의미없는 예상이 되어버린 느낌이 있는데, 그래도 각각 예상되는 시나리오에 합당한 이유를 정리하고자 했으니 참고에 도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비캐 반감기에는 별 일이 없을 것 같아요. 비캐 해시레이트가 5% 미만이고 비캐가 확 망해서 비캐 수익률이 0이 되어 모든 해시레이트가 비트코인으로 이동한다고 해도 비트코인 난이도가 증가는 5% 미만으로 미미할 것이 분명하거든요.
제가 볼 때 파급력이 큰 건 그 이후에 있을 비트코인의 반감기일 것 같은데, 이 부분에 대해선 다시 또 시간이 나는대로 정리해보겠습니다.
예를 들면, 특정진영이 비캐진영의 해쉬율을 올리기위해서, 비트코인의 해쉬레이트를 줄이거나 비트코인을 매도한다거나 하는방식으로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