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오전 1시 25분(세계협정시(UTC) 기준으로 13일 오후 4시 25분). 이더리움 기반 토큰(암호화폐)의 움직임을 추적할 수 있는 이더스캔에 새로운 토큰 거래(transfer)가 포착됐다.
이름은 레일토큰(Rail Token, RAIL). 총 발행량은 1100억개다. 보유 지갑(계좌)은 단 1개. 계약(contract)을 살펴보면, 총 가치는 0이더(ETH)다. 곧, 특정인(지갑 소유자)이 땡전 한 푼 들이지 않고 암호화폐를 만들었다는 의미다. 보통 새로 암호화폐를 발행(ICO)하는 경우, 새 암호화폐를 나눠주는 대가로 그에 비례하는 일정량의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을 받는다. 공모주 청약과 비슷하다. 그런데, 가치가 0이라는 것은 공모 혹은 프라이빗세일(ICO 전 기관투자자 등에 판매) 등을 거쳐 자금을 모으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 사실이 알려진 뒤 암호화폐 커뮤니티가 술렁였다. ‘해킹당한 코인레일 거래소의 창조경제’, ‘코인레일 거래소의 천재적인 해킹 보상 방안’ 등 코인레일과 관련한 비난과 조롱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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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일(RAIL)로 보상하겠다
코인레일의 공지에 따르면, 도난당한 암호화폐 가운데 덴트(DENT)ㆍ비투비코인(BBC)ㆍ이더리움(ETH) 등 3개는 전량 복구돼 입출금과 거래가 가능하다. 지브렐네트워크(JNT)는 ‘(해당 재단과) 협의하에 복구 진행 중’이라고 안내했다. 나머지는 완전히 복구를 못 했다. 미복구 상태가 카이버(KNC)는 29.9%, 스톰(STORM) 56.1%, 트론(TRX) 33.1%, 펀디엑스(NPXS) 84.2%, 애스톤(ATX) 42.9%, 엔퍼(NPER) 89.4% 등이다. 해킹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던 비트코인(BTC)도 34.8%를 아직 복구하지 못했다.
코인레일은 피해자에 대한 보상 방식으로 두 가지를 제안했다. 먼저, 코인레일이 직접 암호화폐를 매입해 피해 복구하는 방법이다. 회사 측은 “서비스 운영을 통해 발생한 이익으로 암호화폐를 단계적으로 매입해 미복구 암호화폐를 갚아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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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해킹 피해를 보았던 국내 최대 거래소 빗썸의 경우엔 해킹 사태가 터지자마자 “회삿돈으로 보상하겠다”고 선언했다. 피해 규모가 350억원(최종 190억원으로 정정)인데, 지난해 이 회사의 당기순이익은 5300억원을 웃돈다. 자력으로 피해를 보상할 여력이 충분하다.
코인레일은 그러나, 자본금이 1000만원으로 알려진 데다 보험 가입 여부도 확인이 안 됐다. 400억원이라는 돈을 어떻게 마련할지 의문이었다. 그런데 지난달 30일 내놓은 보상방안에 자체 거래소 코인 발행이라는 해법이 들어있다. 지난 14일 생겨난 레일토큰이 코인레일이 피해자 보상을 위해 발행한 암호화폐로 짐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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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대상으로 ’깡‘하나
문제는 코인레일이 에프코인이나 바이낸스와 같은 거래소가 될 수 있냐는 부분이다. 이것이 전제되지 않는 이상, 두 가지 보상안 모두 허언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먼저, 해킹당한 거래소를 얼마나 많은 사람이 다시 이용할지 의문이다. 코인레일이 향후 영업을 통해 벌어들인 돈으로 암호화폐를 되사 갚으려면 거래량이 뒷받침돼야 한다. 거래 수수료를 0.1%라고 가정하면, 400억원을 갚기 위해선 거래 규모가 40조원은 돼야 한다. 1년간 갚는다고 가정하면, 하루 거래량이 1000억원을 웃돌아야 한다. 한때 10조원을 찍었던 업비트의 하루 거래 규모가 최근 1000억원 수준에 그친다.
두 번째 방법은 더 문제다. 코인레일 측은 느닷없이 암호화폐를 발행해 792억원(1레일=0.72원, 1100억개)을 ’창조‘해냈다. 해킹 피해를 본 이들은 거래소가 문을 닫기 직전의 가격에 해당하는 레일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A가 100개의 트론을 해킹당했다고 해보자. A는 100개의 트론에 해당하는 레일로 교환을 신청한다. 레일 거래할 수 있는 암호화폐는 덴트ㆍ루키코인ㆍ위토큰ㆍ메디엑스ㆍ메디ㆍ할랄체인 등 뿐이다. 그래서 레일로 덴트를 산 뒤, 덴트를 팔아서 현금화할 수 있다.
문제는 덴트의 가격이 마켓마다 다르다는 점이다. 16일 오전 4시 현재, 덴트는 레일 12원에 거래된다. 원화 4.6원이다. 곧, A가 해킹당한 암호화폐를 빨리 현금화하고 싶다면 12원 가치가 있다고 받은 물건을 4.6원에 팔아야 한다는 의미다. 소위 ’깡‘과 닮았다. 10만 원짜리 구두 상품권을 현금 7만원을 받고 구둣방에 파는 식이다.
깡에서 할인율은 물건(상품권)의 범용성에 있다. 백화점 상품권의 할인율이 구두 상품권보다 훨씬 적다. 백화점 상품권은 백화점에서 구두를 포함해 다양한 물건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레일은 쓰임새가 극히 제한적이다. 오직 코인레일에서만 쓸 수 있다. 현금으로 바꾸려면 반값도 못 받는 이유다.
코인레일 입장에선 그야말로 ’창조‘ 경제다. 투자자들이 레일로 보상을 받으면 지금 시세로만 따져도 보상액을 절반 이상 줄일 수 있다. 게다가 투자자들이 레일을 받아 다른 암호화폐와 교환을 시도하면 할수록 레일의 가치는 더 떨어진다. 코인레일의 피해 보상액은 점점 줄어드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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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레일의 창조경제 ㅋㅋ
믿고 걸러줘야합니다.
이게 가장 먼져 나온 기사인데... 미쳤죠.
예전 야피존 보면...
/Vollago
코빗, 코인원 전부 열악할꺼에요. 그 밑으로는 말할것도 없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