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썼던 글에 이어서 작성해보겠습니다.
2. 대형 Display : 중국은 자선단체가 아닙니다 > Set 업체의 좋은 시절은 지나가고 있습니다.
1) 앞에서 논의드린 대로, 중국 BOE와 CSOT의 운명은 '언제 보조금이 끝나는가' 에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BOE와 CSOT의 운명만 걸려있는게 아닙니다. 그동안 마음껏 이득을 취해 온 Set 업체들에게 이제 시련이 시작된다는 의미이기도 하지요.
* Set업체 수익 = (판가 - Panel가격 - 기타부자재 가격)*판매량
위 수식을 보시면 'Panel 가격 상승 = Set 업체 수익저하'라는 내용을 직관적으로 유추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더불어 예전 제가 연재하던 글에서 저는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 Display에서 한국을 몰아내려는 중국의 Needs와 OLED 확산을 늦추려는 삼성 VD의 전략적 동맹에 따라 초대형 TV의 가격이 상상도 할 수 없이 낮아졌고, 그것은 곧 삼성 VD의 수익이 되며 LGD에게는 고통의 시간이 되었다.
그럼 Panel 가격이 오르면 가장 손해보는 곳은? 바로 삼성 VD 입니다. '중국' LCD에 퀀텀닷 필름만 발라서 'QLED'라는 마케팅을 펼쳐서 짭짤하게 재미를 봤지만, Panel 가격이 오르면 과연 앞으로도 그런 재미를 볼 수 있을까요?
결국 지금 LCD의 OLED 대응전략(대대익선, 거거익선 마케팅)은 기본적으로 LCD Panel 판가가 낮아지는 상태에서 가능한 내용입니다. 그런데 삼성과 LG가 Panel 사업을 접겠다고 하자 중국은 과연 무슨일을 했을까요?
(머니투데이)...29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이달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55형 4K(3840x2160) LCD 패널 가격은 17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00달러와 비교할 때 불과 1년 새 70달러가 오른 것이다.
특히 이달에 32형 LCD 패널 판매 가격이 61달러로 최고가를 찍은 것을 시작으로 43형(106달러), 50형(140달러), 65형(220달러) 등 전 패널이 연중 최고가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55형 이상 대형TV 판매가 크게 늘면서 LCD 가격 강세 현상도 내년 1분기까지는 계속될 전망이다.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0112914102441901)
짠! 가격을 올렸습니다. 그것도 연초대비 2배로 말입니다. 안면몰수하고 올린거죠 이정도면 ㅎㅎㅎㅎㅎ
너무도 당연하듯, 중국은 자신들의 목표를 달성하자마자(대형 LCD 시장에서 점유율 50% 초과 달성) 이빨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사실 당연합니다.
중국이 보조금을 주는 이유는 인민의 피땀눈물어린 돈으로 전 세계 Set 업체와 TV 구매자들의 주머니를 채워주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수입대체 / 시장독점을 목표로 하여 궁극적으로 전 세계 Set 업체와 TV 구매자들의 주머니를 털기 위해서지요.
물이 아래로 떨어지듯, 태양이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지듯 너무도 당연한 이치입니다. 사냥이 끝났으니 이제 사냥개들을 삶아야죠. 어떤 사냥개죠?
삼성전자 VD와 LG전자 HE 입니다. 이 사냥개들을 삶아야 TCL과 기타 중국 SET 업체가 TV시장을 온전히 잡아먹으니까요.
물론 중국도 잘 알고 있습니다. 어떤 적정선을 넘어가면 Set 업체들은 너무 비싸져버린 LCD 대신 OLED로 전환할 것을요. 그 적정선을 넘지 않는 선에서 중국은 가격을 올릴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에 대해서 전 세계 LCD SET 업체들은 '그 어떤' 대응도 불가능합니다. 세계 LCD 시장은 이미 중국이 제패했으니까요.
그러면 한국은 죽어버린 LCD FAB을 다시 살리면 되지 않느냐? 하지만 그것은 어렵습니다. 이미 많은 인원들을 구조조정하였고(LGD 구조조정 전 임직원이 4만명이었는지 지금은 2만 6천명 정도입니다...) 이미 가동을 멈춰버린 FAB을 다시 정상화 시키는데엔 많은 인력과 시간이 소모됩니다. 거기다가 만약 다시 한국이 FAB을 살리면 중국은 다시 패널 가격 낮추면 됩니다. 중국 입장에서 이미 반쯤 죽인 대형 한국 LCD를 한 번 더 밟는게 문제일까요?
결국 Panel 가격결정권은 중국에게 넘어갔습니다. 사실 삼성과 LG는 명확한 캡티브 고객이 있고, 그 캡티브 고객에게 받을 수 있는 판가는 한정적이라(형님들 눈치 안보고 막 올릴 수 있겠습니까?) 가격 상승폭이 제한적인데 반해 중국의 경우에는 그런 '형님'들이 없습니다. 결국 공산당 내에서 결정하겠죠. SET를 더 밀어줄 것인가 Panel을 더 밀어줄 것인가?
하지만 뭐라 하든 이미 대형 LCD는 승기가 중국에게 넘어갔고, 가격 올리는 건 시간문제이기에 결국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와 SET 업체는 복잡한 계산을 해 나가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상황에서라면 LGD는 삼성D보다 유리하다고 말씀드리는겁니다. 삼성D 대형은 제가 듣기로 거의 뭐 명맥이 끊긴 정도로 들었습니다. 8.5세대 FAB 1~2개만 달랑 남긴다고 들었는데... 그나마 LGD는 OLED라는 돌파구라도 있다는 것입니다.
2)
그럼 삼성 D는 과연 어떤 복안을 가지고 있을까요? 삼성D도 이미 이 상황을 잘 알고 있고 이런 난국을 타개하기 위하여 부단히 노력중입니다. 2022년 QD-OLED 양산을 위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지요.
하지만 삼성 VD는 이 QD-OLED에 굉장히 부정적입니다. 왜 부정적일까요?
그건 돈이 안된다는 걸 이미 명확하게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생각해 보십시요. QD-OLED란, 세상에 없던 디스플레이가 과연 처음 양산부터 쑴풍쑴풍 LCD 만큼 뽑아져 나오겠습니까? 그냥 '발로 찍을수 있다'라고 농담삼아서 말하듯 하는 LCD와는 달리 OLED는 거의 수공예품 수준의 관리와 기술을 요합니다... LGD가 거진 10년을 허우적대며 겨우 올려놓은 경지가 이정도인데, QD-OLED는 어떨까요? (제가 조심스럽게 평가하건데 W-OLED가 난이도 별 5개라면 QD-OLED는 난이도 별 8개는 됩니다. 일반 LCD는 별 두어개 정도..)
결국 생산량은 극소량에 패널가는 무지무지하게 비싼 제품이 튀어나올 것이고, 수율이 안잡혀서 고생고생하면서 1~2년은 시간이 흘러갈 겁니다.
정말 무섭게도, 삼성 VD는 정말 냉철합니다. 제가 들은 삼성 VD의 입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 '그런 돈 안되는 삽질하는 물건은 딴데 팔아보고 괜찮으면 우리가 살께'
같은 회사 맞습니까? 하지만 원래 삼성 VD는 돈 앞에서는 국물도 없습니다. 수익성 안나는 거는 안합니다. 오죽하면 삼성D LCD 내치고 BOE 주력으로 썼겠습니까.(그 부분은 LG전자도 정도는 다르지만 비슷하죠 ㅎㅎ)
결국 삼성D는 도저히 앞이 안보이니 차세대 기술을 개발하긴 하는데, 막상 써줘야할 삼성 VD쪽에서는 팔짱끼고 '어디 한 번 해봐'하고 있다는 거죠. LG전자가 차세대 OLED TV를 주력으로 밀고 이리저리 홍보하는 거랑 대비해서 삼성 VD는 싸~늘 합니다.
이 점이 바로 삼성D의 대형 디스플레이의 문제점입니다. 차세대 기술로의 전환이 너무 늦었죠. 하지만 순망치한이라고 VD도 삼성D가 공급을 못하면 자신들이 어려워 지는 것 또한 알고 있습니다. 중국한테 가격결정권이 넘어가 버리면 그대로 칼이 목 끝에 대는 수준이니까요.
그래서 VD는 삼성D가 '팔 수 있을 만한' 제품을 만들때까지는 중간계투로 '미니 LED TV'를 투입하고자 합니다. 기존 LCD 패널에 백라이트를 직하형으로 좀더 촘촘히 박아서 LCD의 최대약점인 명암비를 획기적으로 보강하고 OLED와의 격차를 줄이려고 하는거죠. 2022~2023년 제대로 QD-OLED가 나오기 전까지는 아마 이 Mini LED로 상품성을 보강하며 제품 판가를 올려서(!) Panel 가격 상승을 대응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근데 이 Mini-LED 라는게.... 제가 알기로는 현재 생산원가가 'OLED = Mini LED'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작은 고휘도의 LED를 조밀하게 박으면 고열로 인한 LED 박리, 고전류로 인한 발열 등의 문제가 많아지게 되죠. 상당히 불량률이 증가할 겁니다.
결국 LCD의 장점인 낮은 가격과 생산성이 떨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상품성은 OLED와 '큰 차이' 없이 맞춰지게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OLED와 Mini LED를 같은 가격에 사라고 하면? 글쎄요.... 오히려 LCD Panel 가격의 상승에 따라 Mini LED가 더 비싸질(!)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LGD를 추천하는 겁니다. 시대의 흐름을 막을 수 없듯, 중국 Panel 가격의 상승은 곧 OLED로의 전환을 가속화 시킬 것입니다. 이 Panel 가격 상승을 견제할 그 어떤 요소도 지금 남아있지 않습니다. 그동안 이 쑤시던 SET 업체들은 곧 중국의 무시무시한 힘에 벌벌 떨게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당연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상황을 만든 장본인이 바로 삼성전자 / LG전자니까요.
정리하면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는
1) 중국 Panel 업체는 가격을 올릴것이다. 어디까지? OLED로 홀랑 다 넘어가기 직전까지.
2) 국내 SET 업체는 속절없이 당할 수 밖에 없다. 왜? 국내 Panel 업체가 망했으므로.
3) 대형 OLED의 전환 및 수익성 확보는 가속화 될 것이다. LCD 대비 상대적 수익성이 OLED가 개선될 것이므로.
상기 이유로, 앞으로 3년 정도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은 흥미진진할 것 같습니다. 과연 OLED가 이길것인가? 아님 Mini LED가 이길것인가? Capa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OLED 시장점유율이 폭발적으로 확장되진 않겠지만, 수익성은 분명 부쩍 좋아질 것입니다. 반면 한국 업체들은 LCD를 이미 폐기처분했고(되돌리기 힘듭니다) 한국 SET 업체들은 이런 Panel 가격상승을 'Mini LED'라는 신기술의 등장이라고 광고하며 가격을 올려받으려고 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소형 디스플레이는 이어서 작성하도록 하겠습니다.
OLED는 밝기 문제와 버닝 문제같은 동시에 해결이 불가능한 걸로 골치를 앓고 있어서 걱정입니다.
야 LGD 제발 힘네라. 몇주 갖고 있는데 정말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LED 관련 소재주가 날라갔는데 이제야 이해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