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 자산운용 대표인 최준철씨는 대학생때부터 투자를 시작해 젊은 나이에 자산운용사를 운영하며 두각을 보인 가치투자자입니다. 그런 최준철씨도 지난 동안 여러번 투자를 실패했고, 그런 실패담을 팟캐스트 신과함께에서 소개했습니다.
물론 방송을 듣는 것이 더 생생하게 전달될 것이지만, 성공한 현직 투자자의 실패담과, 거기에서 어떤 교훈을 얻어서 성공의 발판을 마련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충분히 새겨들을 가치가 있을거 같아 글로 정리해보았습니다.
--------
1. 경영진이 아무리 뛰어나도 경기상황과 사업 아이템이 받쳐주지 않으면 성장할 수 없다.-에머슨 퍼시픽(아난티) :
박왕자씨 사살 사건으로 금강산 골프장 사업이 망함. 이후에 경영자의 능력으로 위기를 돌파해서 지금도 살아남았지만, 같은 경영자가 다른 사업을 했더라면 훨씬 더 크게 성공했을 것이다.
2. 정부의 힘과 의지를 결코 무시하면 안된다. - 한국전력 :
MB정부 때의 물가관리로 타격 - 박근혜 정부 때의 공기업 정상화 및 공공요금 정상화로 크게 수익을 냄.
문재인 정부가 대대적인 경영악화를 감수하면서까지 원전 가동율을 줄일수는 없을거라 오판하면서 크게 손실.
3. 최악의 시나리오를 무시하지 마라. - SBS, 유일전자 :
공중파 방송 광고료가 줄어드는 대신 vod 수입과 케이블티비에서 거두는 수수료로 실적 호전을 기대
공중파 시청율이 그렇게나 가파르게 줄어들지 상상을 못함.
유투브와 같은 기술의 발전과 전환의 영향을 과소평가해서 실패
유일전자는 피쳐폰 애니콜에 들어가는 키패드를 만드는 기업.
오랫동안 실리콘을 다루어온 노하우가 장점으로 기술발전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기술 둔감형 기업”으로 판단했으나, 곧바로 스마트폰이 대세를 이룸.
기술주에는 그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다.
4. 관성과 관행이 파멸을 부를 수 있다. - 경남기업 :
포커 이야기 : 플래쉬로 돈을 땄다. 다음 판에도 플래쉬가 떴다고 무조건 승부를 했다가는 집(풀하우스)에 밟힐 수 있다.
2000년 이후 건설경기 호조로 건설주에 손만 대면 대박을 터트리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
그러던 중 성완종 회장의 자서전을 읽고 감명을 받아 경남기업에도 투자.
베트남 진출과 복합 화력발전소가 2008년 금융위기를 맞아 무너지기 시작해도 그 전까지의 건설주에서 올렸던 엄청난 실적 때문에 본인도 오만해져 있었고, 주변에서도 감히 충고를 해주지 못함.
손절을 했어야 할 상황에 자신의 어리석음을 인정하지 못하고 물타기를 하면서, 운용중이던 펀드 내 보유비중이 크게 올라가버린 채로 반토막이 남.
5. 잘 알지 못하는 기업은 정확한 대응을 할 수 없다. - 고려아연 :
2000년 이후 원자재로 크게 수익을 내면서도 고려아연을 미처 사지 못하고 있다가 호재 발생
아연에서 금, 은 등을 추출하는 설비도입 발표로 주가가 폭등하자 뒤늦게 뛰어듬.
이후 원자재 가격이 폭락, 금융위기까지 와서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8만원에 처분.
그 이후로 40만원까지 상승.
고려아연이 어떤 기업인지, 원자재라는 것이 어떻게 움직이는 것인지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공부도 짧은 상황에서 제대로 판단하지 못한 사례.
워런 버핏 : 썰물이 되면 비로서 누가 발가벗고 있었는지 알 수 있다.
6. 꿈의 크기를 과소평가하지 말자. - 메디톡스 :
상장 당시 1만원 정도에서 매입
휴젤 등 경쟁사가 빠르게 치고 들어옴, 가격인하경쟁으로 수익성 악화를 예상하고 30% 수익이 난 시점에서 빠져나옴
그 후 4만원이 되었을 때에도 들어가지 않음. 후에 80만원까지 상승.
7. 조금만 더 싸게 사겠다는 유혹을 떨쳐버리자. - 로엔 엔터테인먼트(멜론) :
어피니티 이쿼티의 화려한 행보에 관심, SK의 로엔 매각에 주목
개인적으로 내키지 않는 연예기획사 인수 행보에 “1,000원만 더 떨어지면 그 때 사자”
그 기획사 소속 가수들 몇 명 중에 “아이유”가,,, 결국 영원히 그 가격은 오지 않고 사지도 못함.
-----------
방송 내용을 들으면서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먼저 이렇게 성공한 가치투자자도 많은 거래를 하다 보니 그만큼 많은 실패와 오류를 범하게 되는구나 하는 생각, 반면 이렇게 많은 실수를 했으면서도 지금 와서는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을만큼 큰 성공을 거둔 이유 또한 그런 실수들을 냉정하게 객관화해서 발전의 밑거름으로 삼을 수 있을만큼 많은 도전을 거듭하면서 실패에만 마음을 빼앗기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이런 상반된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의 실패담을 듣는 내내 최준철 대표의 강력한 무기가 무엇인지도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듣는 내내 그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에 집중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이건 제가 어떻게 해도 따라할 수 없는 영역이라 안타까우면서도 부럽더군요. 거기에 더해 동서식품을 10년 넘게 보유하면서 스타벅스나 매일유업등의 위협에도 냉정하게 동서식품의 승리를 점치고 적중할 정도로 기업을 철저히 연구하는 열정과 능력은 정말 존경스러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최준철 대표의 10분의 1 만큼이라도 기업을 연구하고 분석한 후에 들어가야 악재나 호재에 당황하지 않고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최근에 제가 저질렀던 부끄러운 실태가 딱 떠오르다보니 더욱 울림이 있는 이야기였습니다. 현재 메인으로 들고 있던 종목에 최근에 악재성 기사가 뜨자 바로 다음날 장 열리자마자 전량 처분했다가, 그날 내내 생각을 해보니 그게 악재가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결국 그 다음날 장 열리자마자 고스라니 다시 샀습니다. 다행히도 저처럼 기사가 악재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많았는지 4% 넘게 싼 가격으로 되살 수 있었습니다. 결과는 좋았지만, 과정은 참으로 눈 뜨고 봐줄 수 없는 낯뜨거운 실태였는지라, 그의 사연이 더 와닿는것 같습니다.
이게 어제까지는 페이지2 전용 앱에만 올라와있던데, 오늘 보니 일반 팟캐스트에도 올라왔더군요. 이제부터는 컨텐츠 올라오는데 시차를 두려는 것인지, 아니면 뭔가 문제가 있어서 이 컨텐츠만 나중에 올린건지 모르겠습니다만, 글을 쓰기 시작하는 때에는 전용 앱 없으신 분들에게 소개하려고 쓰고 있었는데 좀 뻘줌한 측면이 있네요.
제가 메디톡스 처음 안게 2만원인가 할 때 였네요. 친구가 '이 회사 잘 될거다' 라고 말해줘서 봤는데, 적자 기업이더라구요... 친구를 대뜸 면박 주었죠 '니가 그래서 주식을 하면 안되는 거야!' 그 후로 잊고 지내다가 다른 경로로 메디톡스를 접했습니다. 6만원 쯤 할 때였던거 같아요. 그 때는 적자 기업은 아니었는데, 이익에 비해 너무 비쌌습니다. 그래서 안샀죠.
마지막으로 메디톡스 확인한게 20만원인가 할 때였어요. '이게 여기까지 올랐어?' 라고 황당해 하면서 다시 확인했는데, 여전히 이익에 비해서 비싸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한 1년 지나서 봤더니 60만원을 넘겼더군요.
60만원까지 보고 나선 제 투자 스타일에 대해서 많이 좌절했었습니다. '난 평생 주식으로 돈 못 벌 팔자인가보다'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구요. 세 번이나 인연이 있었는데도 대박주를 못 알아봤으니까요. 그리고 이 경험 때문에 회사 비전 보고 들어갔다(...라고 쓰고 '시스템1'에게 홀렸다 라고 읽습니다 ㅡㅡ;;) 꽤 손실을 본 일도 몇 번 있었구요.
다행히, 손실을 봤을 지언정 얻은 건 있었습니다. '난 숫자 보고 투자하는 사람이다. 그걸 잊지 말자.' 요즘도 이 말을 안 잊으려고 노력합니다.
재미있는 사연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절대로 해서는 안되는 실수가 있고, 투자를 하다보면 인간의 힘으로는 100% 다 막기 어려운 확률의 차원에 들어가는 실수가 있고, 올바른 길을 가는것인데 일시적으로 실수하고 있는것처럼 착각하게 하는 가짜 실수도 있는것 같습니다.
3번이나 6번 실수는 어지간히 노력한다고 해서 100% 방지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닐수도 있지만, 4번이나 7번 같은 경우는 조금만 더 노력하면 막을수 있을뿐 아니라, 막지 못했을 때 실적이 치명적으로 망가질 위험이 큰 심각한 실수에 속한다고 할수 있겠죠.
저도 좀 더 고민하고 생각하다 보면 이런 실수들에서 더 많은걸 배울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되어서 집중해서 들었던 방송이었습니다.
메디톡스의 예가 되지 않을까 하고요 ^^
자주 흔들리고 이것도 해보고 저런 방법으로도 해보고 하는 입장에서
느껴지는 바가 많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