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의 국채 금리가 1년 만기 기준 미국 국채보다 낮아졌다. 경기 부양을 위해 중국 정부가 통화정책을 대폭 완화했기 때문인데, 위안화 가치의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금융당국은 위안화 가치 추가 하락을 막기 위해 시장 개입에 나섰으며, 이 때문에 외화보유액이 대폭 감소했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16일 중국과 미국의 1년 만기 국채 스프레드(금리차)는 마이너스(-) 10bp(1bp=0.01%) 이상으로 떨어졌다. 블룸버그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8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미국 국채 금리가 중국 국채 금리보다 낮아졌다는 의미다. 10년 만기 기준으로는 중국 국채 금리가 여전히 미 국채보다 26bp가량 높았지만, 스프레드는 8년 만에 최소 폭으로 감소했다.
단기물에 한정됐지만, 중국 국채 금리가 세계 최고의 안전자산 중 하나인 미 국채 금리보다 낮아진 이유는 중국의 경기 부양 때문이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PBOC)이 미국과의 무역전쟁 등으로 둔화하는 경기를 떠받치기 위해 통화정책 완화에 나서면서 국채 금리가 단기물을 중심으로 급락한 것이다. 반대로 미국은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정책금리를 계속 올리면서 국채 금리도 자연스레 상승 중이다.
문제는 미국과 중국의 금리 역전이 위안화 약세를 부채질한다는 점이다. 투자자가 매력이 떨어진 위안화 자산을 팔고, 외국으로 자금을 옮길 수 있기 때문이다. 위안화 가치가 더 떨어지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해 제재할 가능성도 커진다.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올해 이미 6.2% 넘게 하락했다. 달러/위안 기준환율은 6.9377위안으로 심리적 마지노선인 7위안 선에 바짝 다가섰다.
중국 금융 당국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환율전쟁으로 번지는 것을 막고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위안화 가치 방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7일에는 홍콩에서 100억위안(약 1조6312억원) 규모의 중앙은행증권(Central Bank Bill)을 발행해 위안화 유동성을 흡수하는 방법으로 환율 안정을 시도했다.
중국이 위안화 환율 안정을 위해 달러 자산 매도에 나서면서 외화보유액과 미 국채 보유량이 모두 감소했다. 중국 외환보유액은 지난달 말 기준 3조530억달러(약 3422조4130억원)로 한 달 전보다 339억3000만달러(약 38조4000억원) 줄었다. 미 국채 보유액도 8월 1조1700억달러에서 9월 1조1500억달러로 줄면서 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