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혹시 화면 색상 교정 장비를 사용하시나요?
저는 2000년대 초반 색상 교정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요. 당시만 해도 국내에서 개인이 색상 교정을 할 만한 장비를 구한다는게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그때에는 필름 스캐너를 위한 색상 교정 하드웨어들을 독일 웹사이트에서 구입해다가 잘 써먹었는데요. 문제는 아무리 스캔을 잘 했다 해도 화면에서 제대로 보여주질 못해서 말짱 꽝이었다는거죠.
그러다가 2006년엔가 미국을 방문하면서 숙소 근처에 있는 사진 장비 판매점에 구경을 하러 갔는데, 말로만 듣던 화면 색상 교정 장비를 마침 할인해서 팔고 있는겁니다. 계획에는 없었지만 좋은 기회다 싶어서 어설픈 영어로 간신히 구입을 하고서 숙소에 돌아와 살펴보니 박스가 뜯겨져 있었더랬어요. 그때에는 뭔가 사기를 당한 기분이었는데, 한참 지난 후에 생각해 보니 이른바 오픈 박스 제품을 싸게 팔았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구입을 했던게 Pantone사에서 출시한 eye-one display 2라는 제품이었습니다. 이걸 구입할 때만 해도 제가 이걸 이렇게 오랜 기간동안 사용하게 될 줄은 몰랐어요. 이게 무려 윈도 XP 시절에 나온 제품인데, 이후 윈도 버전이 올라가면서 드라이버 지원이 끊겼다가 어찌어찌 간신히 해외 사이트들을 뒤져서 해당되는 윈도 버전에 맞는 드라이버를 찾기도 했고요. 그 이후에는 오픈소스 컬러 교정 프로그램인 DisplaCAL과 ArgyllCMS를 이용해서 잘 사용했었죠.
그러다가 얼마 전부터 컬러 교정 결과가 약간 붉은색 쪽으로 치우치는걸 알게 됐습니다. 알고 봤더니 이런 류의 컬러 교정 장비가 고장이 안났다고 해서 마냥 쓸 수 있는게 아니라 수명이 있다고 하네요? 자세한 내용은 잘 모르겠지만, 내부의 색상 관련 소자가 수명이 다 되면 색이 바래지는.. 뭐 그런 모양이더군요.
여하튼 이제는 새로운 제품으로 교체해야겠다 싶어서 i1 display pro 제품을 구입했습니다. 굳이 같은 회사 제품을 다시 구하려던건 아니었는데 어쩌다 보니 같은 회사 제품을 또 구하게 됐네요.
새로 주문했던 제품이 오늘 도착했길래 막상 포장을 뜯으려고 보니 (나중에 좀 이상해지긴 했지만) 12년간 잘 작동해준 예전 장비가 새삼 고맙네요. 기특하기도 하고요. 생각해 보면 근래 들어 이렇게 오래 사용한 전자제품이 있나 싶기도 하네요. 새로운 제품도 오랫동안 잘 버텨줬으면 좋겠습니다.
전용 프로그램도 놋북에 설치되어 있어서 주기적으로 캘리브레이션 하라고 알려줍니다.
오오, 좋은 랩탑 쓰시네요! 부럽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