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겐 올 여름 시즌 가장 기대하고 있던 영화였습니다.
좋아하던 배우 톰 크루즈의 9번째 내한과 다른 주연배우들의 내한으로 분위기도 고조되어 있었죠.
수요일 개봉 후 각종 커뮤니티 마다 이런 저런 후기들이 많이 올라왔습니다.
평소 스포일러에는 개의치 않는 편이라 이런 저런 평들도 다 읽어보며 주말을 기다렸습니다.
드디어 지난 주말 미임6를 보고야 말았지요.
위에 적었다시피 평소 탐횽을 좋아하기도 했고 미임 시리즈를 좋아해서
객관적인 감상기라고 볼 수는 없을 것 같지만 그래도 적어봅니다.
(많이들 시리즈 중 가장 후지다고 하는 2편도 저는 나름 재밌게 봤습니다.ㅋ
그 영화가 아니면 언제 탐형이 비둘기 휘날리며 똥폼 잡고 슬로우로 쌍권총을 쏘겠습니까.(쌍권총은 아니었나요??ㅎㅎ))
간단히 요약하며 영화는 제 기대보다는 조금 못했지만 여전히 잘만든 액션블록버스터였습니다.
이 영화는 욕심이 많았습니다.
시리즈 최신작으로서 전작을 넘어서는 액션도 보여주고 싶고
4편이후 가속되기 시작한 시리즈로서의 정체성도 가져가고 싶었고
첩보물로서의 정체성도 유지해야 했고
5에서 바로 이어지는 작품이니만큼 5와의 연계성도 살려야 했고
여러 가지로 할 일이 많았습니다.
사실 이렇게 할 일이 많으면 자칫 영화가 엉터리가 되기 쉽지만
다행히 이 영화는 그렇게까지 못만들지는 않아보입니다. 최소한 제게는 말이죠.
물론 그 공의 많은 부분은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에게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먼저 폴아웃에서는 전작의 팬이라면 기시감을 느낄 수 있는 장면들이 제법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마지막 절벽에서의 난투는 시리즈 2편의 흔적을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절벽 오르기 장면도 그렇고 라스트보스와의 육탄전도 그렇고요.
또한 초반에 박사를 속이는 병원 장면은 그대로 시리즈 1편의 오마쥬였죠.
그 외에도 전작들을 떠올리게 하는 흔적들이 곧곧에 있었습니다. (저만 그렇게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네요;;)
바로 직전 작이고 일사까지 그대로 컴백해서 인지 5를 떠올리게 하는 장면은 별로 못봤습니다.
이렇게 전작에 오마쥬를 하려다가 망한 영화가 있었죠. 바로 스타워즈 7입니다. (적어도 제게는)
스타워즈7은 이렇게 전작들의 어떤 장면이 떠오른다기 보다는 그냥 에피소드4, 또는 에피소드1의 재탕 같은 느낌이었죠.
오마주도 아니고 솔직히 제게는 이렇게 만들려면 뭐하러 시퀄이라고 하나
그냥 리마스터해서 재개봉하지 하는 심정이었습니다.
다시 폴아웃으로 돌아와서 보면 그래도 최소한 맥쿼리 감독은 전작의 복재라는 기분이 들도록 하지는 않았습니다.
시리즈 물의 어떤 정형화된 틀이 있다보니 비슷하게 느껴지는 부분은 물론 있지만 그건 장르물의 어떤 속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신은 뭐 두 말하면 잔소리였죠.
특히 워커와 이단이 동시에 라크를 상대하는 초반 화장실에서의 액션합은 아주 끝내줬습니다.
몸 안사리는 톰횽도 물론이지만 헨리카빌도 엄청 고생하며 찍었을 것 같아보이더군요.
저는 육탄전에서의 합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특히 한 방에 적을 쓰러뜨리는 잡몹과의 씨움이 아니라
최소 두 세합 이상 이어지는 싸움에서 동선의 설계와 앵글, 그리고 무엇보다 배우들 자신이 얼마나 액션에 익숙한 가가 굉장히 중요한데 이 영화는 아주 멋지게 그 장면을 만들어냈습니다. 액션감독이 누구인지 몰라도 아주 칭찬하고 싶더군요.
또한 톰횽의 몸을 사리지 않는 각종 스턴트는 뭐 두 말 할 것 없었죠.
심지어 어느 인터뷰에서는 톰이 다른 스턴트 배우들보다도 가장 스턴트운전을 잘해서 대역을 쓸 수 없었다는 얘기도 있더라구요.
차량 스턴트나 몸을 쓰는 건 많이 봐오기도 했고 그만큼 안전설계가 많이 발달했을텐데
마지막 헬기 액션은 와.... 아무리 안전장치를 하고 해도 헬기는 진짜 아차하면 여럿 위험해질텐데 하는 생각에 움찔하게 되더군요.
액션과 전작에 대한 오마주 등은 참 좋았는데 기대보다 조금 아쉬웠던 부분은 바로 스토리입니다.
다른 시리즈들은 아무래도 본지 오래되었고 영화문법으로도 스타일이 현재와는 많이 달라졌을테니 직접 비교하기는 그렇고
(저는 시리즈 모두 애정하기도 해서^^)
굳이 말하자면 5가 6보다는 나았습니다. 그건 위에 얘기했든 6가 야망으로 가득한 영화여서 이것저것 많이 집어넣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자면 009 스카이폴이 굉장히 멋진 작품으로 나왔는데 같은 감독이 바로 이어지는 스토리라인으로 스펙터를 찍었는데
스펙터는 그만 못한...딱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사실 미션임파서블은 이단 헌트가 주인공인 영화이긴 하지만 3편까지는 정말 이 주인공이 전작의 세계관을 이어서 가져가는 같은 사람이라는 느낌이 제게는 별로 없었습니다.
미임2에서 그렇게 로맨스를 불태우더니 3에선 또 어느새 다른 여자와 결혼까지 했습니다.
그래서 그냥 다른 세계라고 생각할 수도 있었는데 4에서부터 단순히 같은 배우가 같은 배역을 하는게 아니라 전작의 사건을 직접 언급도 하면서 그 세계관을 공고히 했죠.
그 집대성을 이번 6에서 하며 기존의 20년간의 시리즈를 일단락하지 않았나 그렇게 보입니다.
말씀드린 대로 이런 것들을 영화 하나에 다 넣다보니 영화가 길어지고 그걸 루즈하지 않게 하려고 또 강강강의 액션을 집어넣었죠.
그러다보니 아무래도 전작보다 이야기의 얼개가 헐거워졌다고 보입니다.
그리고 이건 사족인데 아무래도 미임 각본가들 중에 007을 신경쓰는 사람이 있는건가 싶은게
미임5는 조금 늦게 나온 007스카이폴과 꽤 비슷한 지점이 있었습니다.
첩보기관 내부에서 키운 자가 부패해서 새로운 조직을 만들고 그 조직이 오히려 원래의 첩보기관을 위험하게 만드는 그 라인이 흡사했죠. 고전적인 내용이긴 한데 묘하게 시기가 비슷했달까요.
그러면서 이번 폴아웃은 또 스펙터를 떠올리게 하는 면이 있는데 둘 다 악당이 (물론 폴아웃에서는 악당이 둘로 분리되어 있긴 하지만) 주인공에게 집착하다가 모든 것을 잃는 것이 흡사하게 느껴졌습니다.
중구난방 얘기가 길어졌습니다.
요약하면 미션임파서블 6 폴아웃(공식제목에서는 6가 빠지는게 맞미나^^)은
굉장한 액션장면이 가득한 볼만한 여름 블록버스터 영화입니다.
전작보다 뛰어난 점도 있고 조금 못한 부분도 있지만 그럼에도 충분히 돈을들일만 한 영화는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뭣보다 진짜 영화가 시리즈 마감하는 듯한 분위기인데 탐횽이 부디 더 늙고 힘들기 전에 한 두 편 더 찍어주고
멋지게 작중에서 후계자에게 시리즈의 바톤을 물려주는 걸로 마무리가 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횽아는 계속 제작자로 있으며 주연 배우에게 가혹한 액션신을 주문하는 악덕 제작자로 거듭...엥?ㅋㅋ
암튼 제가 말을 더 보탤 필요가 없을 정도의 흥행을 하고 있는데(아마 개봉 5일간 300만 관람이라던가요?)
그럼에도 한 자 더 보태봅니다. 혹시 고민하고 계신다면 일단 보세요.
제 글보다는 탐횽을 믿고 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