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졸업선물로 맥을 가지고 싶다는 사촌동생.
때마침 신학기 이벤트 기간이기도 해서 교육할인을 통해 구매를 시도해봤습니다.
별 생각없이 제 애플 계정으로 교육할인 링크를 통해 결제까지 진행을 했지요.
(https://www.apple.com/kr-k12/shop/back-to-school)
결제 금액에서 대략 10% 정도 할인을 받았고 선물로 헤드셋도 하나 준다는군요.
구매후 30분도 안되서 이런 이메일이 날아옵니다.
미리 준비해둔 학생증 앞 뒷면 PDF와 재학증명서 PDF, 정보공개 동의서 PDF를 첨부했습니다.
사촌동생 폰이 살짝 고장나서 상당히 저화질로 찍혔는데도 자격 증명하는데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동의서같은 경우 해당 링크에서 PDF를 다운받아서 'PDF에서 쓰기' 기능을 이용해 서명한 후 제출했습니다.
이메일을 보낸 후 몇 시간 내에 확인 메일이 날아옵니다.
아직까지(?) 순조롭게 잘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3일째 이런 메일이 날아오고, 주문이 취소됩니다.
마침 토요일에 발신된 메일이라 확인을 월요일에서야 하게 되었죠.
나름 인터넷 뒤져가며 문제 없이 준비했다고 생각했는데 날벼락 맞은 느낌이랄까요.
출근하자마자 9시 정각에 고객센터에 전화를 했습니다.
주문번호를 선입력한 상태라 그런지 주문 취소 사유를 상담사님께서 즉시 대답을 해주시네요.
'혹시 수취인 이름 적을 때 학생 이름 말고 니 이름 적었니?'
'예쑤!'
'안됨'
'왜 안됨?'
'수취인은 본인 이름이어야 됨.'
'그리고 관계가?'
'사촌'
'안됨'
'왜 안됨?'
'아무튼 안됨'
5분 정도 통화에서 새로운 정보를 두 가지 얻었습니다.
1. 구매 대리가 가능한 사람은 부모 only
2. 부모가 대리 구매를 하더라도 수취인은 학생이어야 함
전화를 끊고 재주문을 시작했습니다.
'이제 나는 사촌오빠가 아니라 아빠다.'
처음 구매와 동일하게 진행하면서 수취인만 사촌동생으로 변경했습니다.
다시 일상 업무를 하던 중에 두 번째 취소 메일을 받습니다.
저도 모르게 일하다 말고 분노의 함성을 질렀네요.
차분하게 다시 고객센터로 전화를 겁니다.
'?'
'고객님이 적은 이메일이 이미 맥 구매에 사용된걸로 나온다.'
'?'
'월요일에 구매 취소한 건에 이메일이 묶여 있다.'
'?'
'모르겠고 새로운 이메일 적어서 다시 구매 해달라.'
'!'
애플에서는 교육할인을 통한 구매는 하나의 이메일당 하나의 맥만 구매할 수 있다고 합니다.
어떻게 검증하는 건지 서버쪽 개발자 얼굴이 궁금했지만 어쩔수 없죠.
다시 3차 구매를 시도 합니다.
1차 정보 베이스에 2차 수취인 변경 3차 이메일변경까지해서 재도전!
그렇게 만 하루가 지나고 해당 메일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 메일 하나 받기가 뭐 그리 어려운지 눈물 날뻔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주문 발송 예정일이 적힌 메일이 날아오네요.
인터넷 검색으로만 봤을 때는 쉽겠다고 생각했던 일이었는데,
막상 주문해보니 그리 쉽지만은 않았네요.
특히 주문 취소되면서 이유를 안 알려주는 것은 정말 실망스러웠습니다.
3일 기다려서 받은 메일이 '너님 주문 취소'라니..
감사합니다.
네. 저도 검사를 안하기도 했다는 평이나, 워낙 쉽게 통과 됐다는 글만 보다가 이렇게 겪어보니 생각보다 쉽지 않아서 당황했습니다. :)
편하게 적었지만 실제로는 분노가 많이 쌓였습니다.ㅠ_ㅠ
본인이 구매하면 가장 편하겠지만 사실상 학생 본인이 구매하기 쉽지 않은 가격의 제품임을 감안하면 절차로 인해서 불편한 부분이 꽤 있는 것 같습니다.
근데 미국같은 나라에서 오직 부모의 구매만 인정해 준다는게 다소 의외긴 하네요.
부모가 바쁘던가 온라인 구매에 대해 잘 모르던가 여러가지 이유로 친척이나 주변인이 구매해주고 싶어하는 경우는 많이 있을 것 같은데요.
불법적으로 구매하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악용하는 사람이 많아서 그런가보다 생각해봅니다.
저도 부모만? 에서 무름표 찍혀서 거듭 물어봤더니 정책이 그렇다네요.
유독 한국만 까다로운건가 싶기도 하고요.
심지어 헤드폰은 주지 않는 아이패드 미니에서도..
덕에 저는 고생안하고 조카에게 사줄 수 있겠군요
/Vollago
그러면 계정은 제 계정으로 하고 수취인을 대학생의 이름 쓰고 이메일만 중복 안되게 쓰면 가능한거죠?
취소 메일 받으면 수명이 줄어들더라고요.
사용된 애플 계정은 중요하지 않고, 수취인 당사자가 학생 인증한 본인이어야 이후 프로세스가 진행된다고 합니다.
입력된 정보가 다르면 자동으로 구매 취소된다고 하네요.
저도 처음에는 너무 저화질로 찍힌 인증 자료 문제인줄알았는데,
애초에 그 단계까지도 진행이 안 된거 였습니다.
정 찝찝하시면 게스트구매를 이용해서 시도해보시는 방법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