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학당에 간만에 글을 올리게 되네요. 백수가 된 지는 좀 되었는데 생각보다 글은 잘 안 써져서 밍기적 거리다가(오버워치는 해도해도 점수가 늘 지 않네요 ㅎㅎ) 집 근처 스터디 카페와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영어공부할 때 목표가 중요하다는 얘기를 그 전 글에서 말씀드렸습니다.목표도 중요하지만 배우는 과정에서 얻는 재미, 쾌감도 상당부분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야 외국어가 잘 늘지 않는 지난한 과정을 견뎌낼 수 있는 것 같아요. 배우는 과정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지만 그 희열은 잠깐이고 답답한 시간이 더 길었거든요.
예를 들면 저의 프로그래밍 공부 과정처럼 말입니다 ㅎㅎ 파이썬이던, R이던 계속 끄적이는데 그냥 데이터 분석을 공부하면 좋겠지라는 생각으로 접근하니 늘 중간에서 끊기네요. 뭐가 늘었는지 모르겠고, 쥬피터 노트에 있는 코드를 읽고 감만 잡을 수 있지 내가 과연 이 코드를 쓸 수 있을 지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다라는 걸 느낄 때마다 좌절감을 느낀답니다.
영어도 사실 비슷한 거 같아요. 정보를 읽고 받아들이는 읽기, 듣기만 해서는 특히 그 중의 읽기만 하면 영어 실력이 쌓이긴 하지만 좀 더 능동적인 측면이 들어가는 말하기와 쓰기를 하지 않으면 해당 외국어를 더 자유롭게 사용하는데 제약이 걸릴 수 밖에 없습니다.
눈으로 보면 무슨 말인지 이해는 되고, 들으면 이해했다고 생각하지만 내가 말할려고 하면, 쓸려고 하면 안 되어서 답답했던 경험, 제가 프로그래밍을 공부하면서 겪은 경험과 유사하지 않을까 합니다.
영어 같은 경우는 저는 재미를 느끼고, 말을 계속 해보고 싶고, 글을 혼자 써보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영어로 써보는 것도 쉽게 도전했던 것 같습니다. 내가 외국어를 말했을 때, 글을 썼을 때, 상대방에게 의도한 내용이 제대로 전달 되었을 때 그 재미, 쾌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계속 연습해나갈 수 있는 동력이 되었던 거 같아요.
하지만 파이썬, R같은 프로그래밍 공부는 혼자서 코드를 따라해보고, 문제를 풀어보지만 그 재미를 느끼지 못한 거 같아요. 아니면 정말 혼자해서 너무 재미가 없을 수도 있을 것 같구요.
어학연수를 갔을때 튜터링을 자주 했었습니다. 현지에서 튜터링은 가격이 낮아서 자주 했는데 이 때 한 1:1 튜터링을 하면서 많은 자극이 되고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아마 이 부분이 저의 프로그래밍 공부와 결이 다른 것 같아요. 만약 프로그래밍 공부를 1:1 tutoring 받는다면 더 재미를 느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도 듭니다. 역시 과외가 짱인 것인가….
외국어 language exchange가 아니라 영어와 프로그래밍 공부를 exchange해도 괜찮을 거 같다는 생각도 머리를 스쳐지나갑니다.
오늘 하려고 했던 얘기는 사실 다른 이야기 입니다. ‘Bilingual’이라는 것에 대해 잠깐 주저리 주저리 이야기 해보려 합니다.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기 시작한 어학연수 시절, 그리고 한국에 돌아와서 취업준비하며 계속 영어공부 하던 시절 저의 목표는 Bilingual이 되고 싶었던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어떤 Bilingual이 되고 싶었던지는 몰랐던 거 같아요. 유튜브에서 아래 동영상을 보면서 저런 종류가 있다고 보는 연구도 있네 라고 신기했습니다.
유튜브 동영상에서 설명하는 내용의 기반이 되는 듯한 논문내용입니다.
https://eric.ed.gov/?id=ED321574
유튜브 이 영상을 보면 3개의 bilingual 종류가 나옵니다
‘Compound Bilingual’, ‘Coordinate Bilingual’, ‘Subordinate Bilingual’
먼저 compound bilingual은 하나의 컨셉, 개념(concept, notion)에 두 가지 언어를 바로 접목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미국인 아빠, 한국인 엄마 등 다른 모국어를 가지고 있는 부모 밑에서 자랄 때, compound bilingual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 사람들은 정말 두 가지의 언어시스템을 자유롭게 왔다갔다 할 수 있다고 생각되요. 두 가지의 언어시스템이 상호의존적이구요.
두번째는 coordinate bilingual은 유튜브에서는 10대 시절에 이민간 오빠의 예를 들고 있습니다. 이 bilingual은 각각의 단어들이 각각의 언어와 맥락에 따로 속해 있습니다. compound는 ‘책상’이라는 사물을 보게 되면 ‘desk’와 ‘책상’을 한국어와 영어로 동일하게 인식하게 되지만 coordinate은 한국어의 ‘책상’, 영어의 ‘desk’로 별도로 인식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각각의 언어 시스템은 독립적이구요. 별도의 언어시스템이 뇌 속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세번째는 subordinate라는 유형인데, 유튜브 동영상에서 보면 페루 이민가족의 아빠가 해당되는 유형입니다.
원래의 모국어 시스템이 필터 시스템으로 작용해서 머릿 속에서 외국어는 모국어 필터 시스템을 거쳐 전환된 후 나오는 유형입니다.
저는 대부분의 영어 학습자가 여기에 해당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부모님 중 한 분이 영어가 모국어일 사람, 혹은 10대 때 미국이나 영국으로 가서 거기에서 학업을 마치게 되는 사람 보다는 한국어로 교육과정을 거치면서 하나의 학습과목이나 개인의 학습 주제로 영어를 접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라 봅니다.
유튜브 동영상에 따르면 subordinate bilingual은 외국어를 사용할 때, 더 논리적으로 접근 가능하다고 합니다. Compound bilingual의 경우 뇌가소성(brain plasticity)가 큰 경우라서 뇌의 양쪽 영역이 다 활성화 되지만, 모국어가 정착되고 나서 외국어 학습을 할 때는 논리 영역을 담당하고 있는 좌뇌쪽 활성화가 주로 일어나게 되는 경향에 따른 듯 합니다.
커플들이나 유부들께서는 연인이나 배우자와 다툼을 하게 되실때 외국어로 하게 되면 더 차분하게 대응을 하실 수 있거나 양 쪽 모두 감정을 내려놓고 차분하게 얘기를 해서 금방 싸움이 끝날 줄 알고 해봤다가 저는 정말 더 욕먹었습니다….
Subordinate bilingual이라고 해도 외국어에 능숙해질 수 있다고 유튜브 동영상은 말하고 있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하구요. 유튜브에 아란TV라는 채널의 아란이라는 분도 그렇고 뛰어나신 분들이 많더라구요.
특히 쓰기 영역은 꼭 어릴 때 bilingual 환경에서 자라지 않아도 유럽 쪽의 작가들은 영어 원어민 이상으로 잘 쓰는 경우도 많이 있다고 합니다. 아마도 쓰기의 영역은 기본적으로 문장과 문장간의 맥락의 논리도 있어야 하지만 문장을 구성하는 논리적 능력도 있어야 하고
그와 더불어 발음에 에너지를 덜 투입해도 되는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외국어를 배울 때 많이 듣는 이야기가 외국어 학습은 어릴 때 해야한다 라고 합니다. 결정시기 가설(critical period)이라는 표현을 들어보셨을 거에요. 결정시기 가설이라는게 뇌가 말랑말랑한 뇌가소성과 관련이 된게 아닐까 하는데요.
여튼 어릴 때 외국어 학습을 하게되면 좋은 점은 발음의 영역입니다. 성인이 외국어 학습을 했을 때, 가장 개선되기 어려운 부분이 발음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Critical period에 외국어를 배우게 되는 것이 더 유효한가에서 발음에 관해서는 더 유효하다고 학자들도 말한다고 합니다(외국어 교수/학습론의 이해)
만약 내가 subordinate이고, 영어로 대화를 한다면 제 머릿 속에는 두가지 task가 일단 돌아갈 것 같습니다.
먼저 내 모국어인 한국어로 말할 문장을 생각하고, 그 문장을 영어로 전환하는 작업
두 번째로, 전환된 영어 문장을 영어 발음으로 말하는 작업.
그래서 더 에너지가 투입되지 않을까 생각을 혼자서는 해보곤 했습니다. 영어로(일단 제2 외국어로 영어를 들자면) 오랫동안 얘기해보면, 예를 들어 미국 친구와 한 1시간 정도 얘기하다 보면 더 피곤하다던지 하는 경우 있잖아요.
예전에는 한국어를 완전히 다 익히고 영어를 하는게 더 유리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지금은 어릴 때 외국어 학습을 하는게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TED 동영상인데요. 동영상의 발표자는 연구자이구요. Bilingual 가정에서 태어난 아기와, Monolingual 가정에서 태어난 아기와 실험을 한 결과를 보여줍니다.
생후 11개월의 아기도 각각의 언어자극에 반응을 한다.
영어 원어민 가정의 아기는 영어 사운드에만 반응합니다. 영어, 스페인어 가정의 아기는 영어 사운드와, 스패니쉬 사운드에도 반응합니다. 아직 문장을 말하지도 못하는 생후 11개월 아기지만 이미 다른 언어의 소리자극에 반응을 한다는 이야기를 하며 bilingual이 되었을 때 뇌의 영역을 더욱 활용할 수 있는 advantage를 설명하며 bilingual이 되었을 때의 장점과 어떻게 키울 수 있을 것인가를 간력히 설명합니다.
아기에게 영어 방송만 틀어주는게 효과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Bilingual 가정의 아기가 반응을 한 건, TV소리가 아닌 엄마나 아빠가 아기에게 말 건넨 소리자극일 것입니다.
어렸을 땐 compound bilingual의 사람들이 진짜 bilingual 이라고 생각을 했었지만 지금은 두 가지 언어를 구사할 수 있으면 다 bilingual 이라고 생각합니다. 성인이 되서 배워도 외국어를 정말 잘하시는 분들 주위에 찾아볼 수 있으니까요.
언어의 첫째 목적은 어쨌든 의사소통이란 생각아래 여기 언어랑 섞인 1.5 영어를 구사하고 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