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새로 차 사려는 분들이 많이 보이시는것 같아서... 낡은 중고차를 구입한 경험담을 나누어 볼까 합니다.
도일 후 4년간의 바이크 생활을 접고, 작년 10월에 혼다 피트 2세대(GE6) 2008년식을 중고로 구입했습니다.
작년 여름쯤 이사를 하게 됐는데, 우연찮게 아파트 부지 내 주차장을 단돈 만엔에 쓸 수 있는 매물이 있어서(거의 23구내 최저가가 아닐까...), 그래 이참에 차를 사자! 하고 큰맘먹고 사게 되었네요
통근 이런거엔 전혀 안쓰고(자전거 통근이라...) 완전 마실용/나들이용으로만 사용했습니다. 약 4개월간 2천킬로 이상 탔고, 제법 만족스러워서 별 대단한 정보는 없지만 사용기를 적어보려고 해요.
- 차량정보 : 혼다 피트 2세대 (GE6) 2008년식 1.3, L트림, 가솔린 모델
- 구입당시 주행거리 : 58000km 정도
- 장착 옵션
: 스카이루프, ETC 1.0, 혼다 순정 인터네비 (2017년에 업뎃이 끊겼습니다... ㅠㅠ)
- 차체가격 : 29만엔
- 총 지불가격 : 약 40만엔+블박값(공임포함) 약 4만엔으로 기억
- 구입처 : 혼다 카즈 U-Select 치바 마츠가오카
- 유지비
구입 전까지만 해도 차량 유지비란것에 겁을 좀 아주 많이 --;; 먹었었는데... 생각보다 끌 만 하더라고요.
대충 계산 때려보니까 아래와 같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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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세 : 연간 약 3.5만엔
차검(+책임보험+중량세) : 2년에 한번 약 8만엔
임의보험 : 취리히 다이렉트 연간 약 4만엔
정비료 평균 : 적당히 오일갈고 정기적으로 세차랑 점검 받아서 대충 연간 2만엔 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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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하면 제 피트 기준으로 한달에 약 1.5만엔, 거기에 가솔린이랑 고속도로 톨비 정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중장거리도 시타미치로 다니는 경우가 많아서 톨비도 거의 안드네요
바이크 타던 시절에는 250cc였어서 차검이 없어 굉장히 유지비가 쌌는데 아무래도 차검이 들어가니 유지비가 확 뛰긴 합니다. 그렇다고 못 끌 유지비는 아니지만요...
처음에는 유지비 때문에 경차를 사려고 했는데, 필요한 옵션(ETC나 네비)이 다 들어있고 주행거리나 연식이 너무 과하지 않은 터보 경차를 사려고 하니까 매물도 적고 가격도 비싸서 포기했어요. 또 위 금액 보시면 아시겠지만 경차라고 해도 결국 연간 유지비가 5만엔도 차이가 안 나겠더라고요. (자동차세가 2만엔 정도 줄고, 차검관련 비용이 전체적으로 2만엔 정도 줄고, 나머지는 크게 많이 줄지 않음)
제 기준으로는 충분히 감당 가능한 가격이었습니다.
- 연비
시내를 많이 다니면 13km/L, 장거리 타면 16km/L 정도 나옵니다. 차량 연비계로는 거의 항상 15km/L 전후인데 주유기록으로 실연비 측정해도 이 정도로 나오는것 같아요.
에코모드같은건 없고, 제가 살살밟는 편이긴 한데 그냥 평범하게 다녀도 이 정도 나와서 오래된 차 치고는 좋은 편이라 생각합니다. 무난하게 만족스럽네요
- 차량 상태
외관은 솔직히 긁힌데도 있고 잔기스로 광택도 다 죽었고... 휠도 깡통휠에 내부도 깨끗은 한데 솔직히 낡은 티가 꽤 나고... 하지만...
차 자체의 상태는 아주아주아주 좋습니다. 일반 중고차 매장이 아닌 혼다 인증중고차인데, 역시 인증중고차 사길 잘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연식이 꽤 오래된거에 비해 주행거리가 짧고 가격도 많이 싸서 -_-;;; 솔직히 걱정 많이 했는데, 기우였습니다.
2천키로 넘게 타면서 트러블 한번도 없었고, 지난 주말에 차검 다녀왔을때도 교체할 부품같은것도 하나도 없고 오일류도 아주 깨끗하더라고요.
아마 다음에도 인증중고차로 살 것 같습니다.
- 마무리
하도 일본의 차량 유지비가 악명이 높아서 지레 겁을 많이 먹었는데, 실제로 차 끌어보니 생각보다 끌 만 한 것 같습니다.
다른 무엇보다 잡 교통비가 거의 완전 제로가 된 점이 좋아요. 예전까지는 어디 여행가거나 하려면 숙박도 그렇지만 교통비가 하도 많이 나오니 무서워서 가기가 힘들었는데 (바이크로는 제법 갔지만요)
차 사고 나니까 음 대충 편도 100km 정도네? 왕복 타면 기름값 한 2천엔 나오겠네... ㄱㄱ다!!! 하면서 그냥 차 끌고 나가게 되네요
바이크랑은 달리 겨울에도 안추워서(-_-;;;;) 맘편하게 다닐수 있게 됐네요.
저렴한 주차장 확보만 가능하다면 정말 차 한번쯤 사 볼만 한 것 같아요. 차에 취미가 있거나 여행을 좋아하신다면 경차가 아니라도 생각보다 끌 만 한 것 같습니다.
이 차 사고 다닌 여행지만 해도 나가토로, 이카호, 나리타 등 여서일곱군데 다녔네요. 이걸 다 대중교통으로 다녔다 하면... 차 유지비는 뽑고도 남은것 같습니다.
아 물론 차검이나 보험 갱신처럼 목돈 한번에 확 나가면 속쓰리긴 합니다만... ㅜㅜ 이건 차량유지용 통장을 하나 새로 파서 해결하려고 합니다. 적금처럼 한달에 만엔씩 넣어놓고 거기서 빼려고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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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개인적으로 느낀 이 차종에 대한 감상입니다. 혹시 같은 모델 생각하시는 분 계시면 참고하시라고...
- 개방감
원래 바이크를 탔었다 보니 개방감 있는 차를 원했는데, 우연찮게 2008~2010년 전후 기간에 혼다 차들에 스카이루프라는 소위 말하는 파노라마 루프 옵션이 있었다는걸 알게 되었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저 파노라마 루프에요.
가동식이 아니라 그냥 천장이 유리인것 뿐이라서, 열화되서 비 새거나 할 걱정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운전중에도 시야에 하늘이 들어와서 참 마음에 듭니다. 바이크나 오픈카 수준으로 와!! 개방감 끝내준다!! 는 아닌데, 상자속에 갇혀있는 느낌은 상당히 적습니다. 날 맑은 날에 하늘 보는 기분도 좋고요...
이 루프 탑재된 모델이 피트 외에도 에어웨이브, 스텝왜건, 프리드 스파이크 등등에 들어가 있다고 합니다. 개중에 에어웨이브와 피트가 저렴한데 에어웨이브는 174cm 보통덩치 남자 기준으로 천장이 너무 낮아서 피트로 골랐어요.
- 운전하는 맛 (?)
H매틱도 아닌 완전 쌩 CVT의 한계기도 한데 솔직히 운전하는게 재미있는 차는 아닙니다. 그냥 동네 마실용+가끔 장거리용 편안한 차 정도입니다.
엔진브레이크가 일반 경차보다 좀 세게 걸리는 느낌이고, 완전 무단 CVT는 아니고 저속용 기어 하나 들어있는것 같은데, 감속시에 이 저속기어로 전환될때의 시프트쇼크가 좀 있고, 저속기어가 들어가면 거의 정지수준으로 엔진브레이크가 걸립니다. 브레이크로 원하는 대로 띡 서는 느낌이 아니라서 아직 적응은 안됩니다 --;; 운전자 입장에서 좀 기분나쁘게 서요.
- 시트
시트는 불편합니다. 가장 많이 당황(?)한 부분입니다. 착좌감이 불편하거나 이런건 아닌데 오래 운전하면 허리가 아프더라고요... ;; 회사 경차나 상용밴은 안그런데... 허리가 약간 좀 뒤로 빠지는 형태로 앉게 되는데 박스카처럼 착좌위치의 높이가 높진 않다보니 무릎이 허벅지보다 약간 높게 올라오는것이 원인인것 같습니다.
운전석은 시트 상하조절이 되어서 올리니까 좀 나아졌는데 아직도 좀 아파요. 허리받침같은거 다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 소음
아무래도 저렴한 컴팩트카다 보니 로드노이즈는 회사 경차(파레트)랑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오는것 같았는데, 타이어를 바꾸고 나니까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지금 끼고 있는 타이어는 굿이어 에피션트 에코 끼고 있어요.
엔진음은 딱히 크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전체적으로 생활용 차다 보니까 적당히 조용하고 좋습니다.
- 익스테리어, 인테리어, 옵션
익스테리어는 너무 눈에 익은 차라서 그런지 특별히 구려보이진 않는데, 낡은 느낌이 없진 않습니다. ㅎㅎ
하이브리드는 크롬파츠가 꽤 사용되어서 그나마 좀 세련되어 보이는데 가솔린은 짤없이 그냥 이 시절 컴팩트카 느낌이에요.
인테리어는... 구립니다. 디자인이 구린건 아닌데 사용된 파츠가 플라스틱 도색파츠라 까짐이 생기는거랑, 내부 패브릭 소재 붙어있는 부분이 촌스러운 파란색 패브릭이 -_-;;; 붙어있다거나 해서... 내부는 정말 낡아보입니다.
옵션 역시 뭐... 별거 없습니다. 수납은 영 없진 않지만 충분하지도 않고, 주차 브레이크도 핸드식이고, 네비는 낡은데다 업뎃도 멈췄고, 블루투스따위 없고, usb도 당연히 없고...
진짜 그냥 달리기 위한 장치만 -_-;; 있습니다. USB랑 블루투스는 FM트랜스미터로 해결했고, 네비도 귀찮을땐 차 네비 쓰기도 하는데 보통 구글맵이나 야후맵만 씁니다.
전체적으로 구립니다. ㅠㅠ 다행히 한국에서 타던 차도 똥차라 특별히 더 불편하거나 하진 않으니, 그냥 마이카라는거에 위안을...
P.S 정말로 처음에 사려고 했던 차는 다이하츠 타프트 신차 -_-;; 였는데 얘는 터보에 이거저거 달면 200만엔 하더라고요... 크흑... ㅜㅜ 경차주제에...
가운데 프레임이 안 보여서 그런지 루프 개방감이 정말 최고네요.
안전 운전 하시고, 축하 드립니다~
뒷좌석 개방감이 특히 좋아요. 마지막 사진이 뒷좌석에 앉아 찍은 사진입니다.
감사합니다!!!
잔고장 생길 부분 자체도 거의 없고, 연비도 잘 나오구요.
제 친구도 피트2를 정말 막 굴리는데, 고장이 안납니다 ㅋㅋ
자동차세나 차검비는 월로 나눠서 생각하면 얼마 안되는거 같은데, 막상 낼때는 목돈이 나가니 좀 쓰립니다 ㅎㅎ
특히 차가 여러대면 자동차세낼때 ㅎㄷㄷ 합니다 ㅠㅠ
한번에 몇십만엔이 훅...;;
차검 목돈으로 나가는건 진짜... 으흑...
두명 이상 타면 신칸센요금보단 싸니까... 하면서 타긴 타는데... ㅠ.ㅠ
차검은 유저차검 하시면 지바이세키랑 중량세만 내시면 됩니다
차검은 그냥 정기점검 받는다는 생각으로 가급적 점포에서 받으려고 합니다 ㅎㅎ;
똥차라도 역시 차 있는게 편하긴... 해요... ㅠ.ㅠ
고장이정말안나더라구요.
일제차가 다른건 몰라도 잔고장같은게 없어서 편하긴 한거같습니다 ㅡ,.ㅡ;;;
유지비 때문에 경차를 생각했다가 중고매물 가격에 식겁하고 컴팩트카로 알아보고 있어서 작성해주신 내용이 정말 와닿습니다 ㅠㅠ
피트에 썬루프가 있는건 처음 알았네요! 확실히 컴팩트카는 갇힌 것 같은 답답함이 있었는데 와이프랑 상의 해 봐야겠네요!
그래서 소형차 샀습니다 ㅡㅡ;
/Vollago
컴팩트카도 컴팩트카 규격 가득 차는 프리드나 포르테 이런 좀 큰거 고르면 안에 넓고 시원합니다!!
그나마 최근에 나오는 신차들은 괜찮던데, 중고로 사는건 좀 아니더라고요...
물론 경차 대비 세금차이는 있겠지만, 면허도 없는데 중고차가 땡길 정도네요.. ㅎㅎ
그런데 무시무시한 톨비와 면허학원 가격 생각해보면 또.. ㄷㄷ
깨끗하고 연식/거리 괜찮은 경차가 생각보다 너무 비싸더라고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