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니셜225입니다.
예고한대로 4편을 올립니다.
- 지난글 -
1편 시클리드항 : https://www.clien.net/service/board/cm_fish/15258023CLIEN
2편 4자 수초항 : https://www.clien.net/service/board/cm_fish/15274773CLIEN
3편 2자 수초항 : https://www.clien.net/service/board/cm_fish/15280880CLIEN
유튜브를 한참 보다 보니 폭포가 있는 테라리움인 아쿠아 테라리움을 만들어 보고 싶어졌습니다.
결론 부터 말하자면, 이 글은 실패기입니다만 아쿠아 테라리움. 폭포가 있으면 비바리움이라고 하던가요. 뭐 그런걸 만들고자 하는 분께서는 참고하시어 시행착오를 덜 하셨으면 합니다.
처음 시도해보는 레이아웃 방식이라 많이 긴장되더군요. 고정을 어떻게 할지, 모스는 어떻게 붙일지, 여과는, 관리는 어떻게.
약 일주일간 틈틈이 각종 유튜브를 보며 설계를 했었습니다. 대략 배면섬프의 구조로 여과를 하고, 아래쪽에 조금 움직임이 느린 구라미 한쌍을 넣어보자 라는 컨셉으로 시작했습니다.
최초에 사용하려고 했던 어항은 아쿠아 가든이라는 브랜드에서 나온 테라리움 전용으로 나온 어항이었습니다. 반쯤 깍여있는 형태의 어항이었죠.
화면에서 보듯 위가 트여있고, 물이 채워질 부분만 앞이 막혀있는 구조입니다.
이제 재료를 구할 시간입니다.
머리속에 대략의 구상을 하고, 각종 재료를 드래곤볼 모으듯 하나씩 준비합니다.
먼저 이 수조를 구입해두고, 가까운 개울가를 찾아갔습니다. 바로 모스를 구하기 위해서입니다.
집근처 계곡으로 가서 보니 이렇게 비단이끼 및 각종 모스들이 가지런히 잘 크고 있습니다.
여담이지만, 이재명 지사덕에 집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계곡에 지저분했던 식당 구조물이 싹 치워지고 환경이 깨끗해지고 있더군요
약 2시간 동안 와이프의 협조로 꽤 고퀄리티의 모스들을 채집 할 수 있었습니다.
돌은 집근처 수족관에서 화산석을 저렴하게 세일하길래 20Kg 정도 여유있게 들고 왔고, 집에 남은 유목과 소일, 샌드 등을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인공 구조물을 만들기 위해 하드보드와 포맥스, 401본드, 투명과 검정 실리콘 등을 미리 준비합니다. 그리고, 여과를 위해 모터와 여과 스펀지, 입수구의 오염을 막기 위한 그물망 등을 추가로 준비해둡니다.
처음 구상했던 인공구조물입니다. 위에서 촬영한 사진이군요. 뭔가 멋스럽게 공간감을 주려고 사선으로 배면을 구상해봅니다.
아래에서 모터를 통해 빨아들인 물이 여과제를 거쳐 위에서 폭포로 다시 내려오는 구조입니다.
사진에는 표현되지 않았지만, 돌과 돌 사이에 작은 홈들이 있어 그 곳을 통해 우측하단으로 물이 들어가고 여과제를 거쳐 다시 올라오는 방식입니다. 여과제영역을 나누기 위해 중간에 하드보드로 구획을 나눠주었고, 이렇게 위에 차는 물은 다시 아래로 떨어집니다.
그런데 여기까지 만들어놓고 보니 너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일단 돌의 배치가 맘에 안들고 여과성능이 떨어질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지금보니 이게 더 편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ㄷㄷㄷ)
다 들어내고 다시 시작합니다..
옥션에서 하이큐브 어항이 왔습니다. 30큐브용 받침대와 매우 어울릴것 같아서 선택한 어항입니다.
네.. 처음부터 다시입니다. ㅠㅠ 위의 레이아웃과 이리저리 대보는데만 이틀이 걸렸는데 이걸 다시 합니다.
식탁에 일을 벌여놔서.. 3일간 가족들이 식탁에서 식사를 할 수 없었습니다 ㄷㄷㄷㄷ (엄청 욕먹은..)
우선 배면섬프 구조로 구성하기로 결정합니다. 아무래도 여과성능이 떨어지면 몹시 곤란할테니까요.
후면에 저렇게 좌우에 홈을 두고 왼쪽하단에서 물이 올라와 여과제를 거쳐 우측으로 넘어가고, 우측에 놓인 모터가 다시 위로 올려주는 방식입니다.
빈어항을 들고 접합 부분에 물이 새는곳이 없는지 테스트합니다.
앞면의 모습입니다. 하단에는 모래나 소일이 들어갈테고, 입체감을 주기 위해 화산석을 가분수처럼 붙였습니다. (이게 쉽지 않더라구요). 그리고, 돌의 모양에 맞는 가지유목 일일이 찾아 대보며 자연스러운 경계를 만들어보았습니다.
하이큐브인데다가 공간이 작아서 돌을 붙이는데 엄청나게 애먹었습니다. 손이 잘 안들어가더라구요. 그리고 실리콘을 쏠때도 참 어려웠습니다. 결국 실리콘 팁을 구부려서 겨우 마무리를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실리콘을 이때 처음 쏴봤습니다...)
가상으로 물을 넣고 돌사이로 물이 어떻게 흐르나 모터를 넣어 돌려봅니다.
특별히 이상이 없어서 이제 설계해둔 분리형 장비를 만들어봅니다.
먼저 자르기 쉬운 폼보드로 구조물을 만들어서 테스트를 합니다. 여기서 별다른 이상이 없기에 이 모델을 토대로 포맥스로 재 가공을 시작합니다. 사진의 좌측 동그란 구멍이 앞 수조에서 물이 들어오는 공간이고, 거기서 격벽 아래쪽으로 물이 들어오며 오른쪽 공간에 들어갈 여과제 칸을 통과하게 됩니다.
이 파트는 폭포수가 천천히 위에서 부터 내려올 수 있도록 만든 버퍼 입니다. 모터가 여기로 끌어올린 후 넘친 물이 아래에 폭포처럼 조르르 흐르겠지요. 향후 청소나 유지보수를 위해 넣고 빼기 용이하도록 만든 파트입니다.
영상업로드가 번거로워... 그냥 캡쳐했습니다. (재생 버튼 눌러봐야 재생안됩니다 ㅎㅎ)
생각보다 돌들과 버퍼공간의 거리가 넓어 물이 돌사이로 그냥 빠져버렸습니다.. 그래서 스펀지로 완충을 해주었습니다.
다만,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터라 저 스펀지의 높낮이에 따라 아래로 떨어지는 물량의 차이가 상당히 큽니다.
그날 새벽까지 이걸 하느라 시간이 너무 늦어 다음에 보강하기로 하고, 작업을 이어갑니다.
1차적으로 완성된 모습입니다.
자연스럽게 아래쪽으로 그림자가 지고 위는 마치 나무처럼 모스로 풍성함을 더했습니다. 그리고 중간중간에 붉은 육상용 테라리움용 식물을 꽂아 색도 맞춰보았습니다.
다음날 물을 넣고 찍어본 모습입니다. 이때 접착용 스펀지를 통해 폭포를 만들겠다는 계획은 처참히 실패하고 드릴로 버퍼 물통에 구멍을 뚫고 에어호스를 잘라 넣어 원하는 위치에 물이 내려오게끔 해보았습니다.
모든 세팅이 끝나고 돌려보기 시작합니다. 다행히도 별 문제 없이 잘 돌아갑니다.
입체감도 느껴지고 너무 예쁩니다. 붉은 기운이 도는 구라미가 헤엄치고 있으면 잘 어울리겠습니다.
이렇게 몇주를 소파에 앉아서 보니 뭔가 너무 시커멓습니다. 아마도 소일때문이 아닐까 싶어 샌드로 교체를 감행하게 됩니다.
하단에 남은 ADA 콜로라도 샌드를 얇게 깔아주니 돌색과도 잘 어울리고 어항이 전체적으로 밝아졌습니다.
만족스럽습니다.
키워보고 싶었던 선셋 구라미 한쌍입니다.
일반 구라미와는 달리 드워프 구라미라서 너무 크지 않게 자라는게 특징입니다.
겁이 엄청 많아서 처음에는 낯을 가리더니 1-2주 정도 후 부터는 밥도 잘먹고 우아하게 잘 지내더군요
설치후 두달이 지난 모습입니다.
그동안 조명이 바뀌고 판석으로 위를 좀 가려주고, 남는 에하임 출수구로 폭포를 대신했습니다. 버퍼의 공간과 모터의 배출량이 안맞아 밸런스 맞추기가 너무 어렵더라구요. 출수량 조절이 가능한 DC 모터를 사용했으면 되었을텐데 싶습니다만.. 그나마도 작은 크기가 없기 때문에 불가능했을거라 생각이 드네요.
물상태도 물고기도 잘 살았지만, 계곡에서 줏어온 모스는 생각보다 수조에 잘 적응을 못하고 계속 탈락하는 모습입니다.
결국 이 어항은 그로부터 한달뒤...입수구 구멍이 막혀 리셋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제는 이렇게 사진으로만 남아 있고, 언젠가를 기약하게 되었습니다.
이때는 제가 섬프어항의 구조를 너무 모를때라 시행착오가 참 많았습니다.
다음에는 담수어의 거의 마지막인 새우항에 대한 썰을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는 해수로 넘어가겠습니다 ^^
생각보다 물 순환이 잘 안되서 결국 실패한 버전입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