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생활하시는분이 꽤 있으실것 같은데 매우 썰렁하네요.
폐당을 방지하고자 해수어항 물갈이를 위해 RO/DI 물받는 동안 끄적여봅니다.
물생활은 고작 2년정도로 길지 않지만, 지금은 집에 9개의 어항을 종류별로 상시 운용하고 있습니다.
- 여담이지만 구글 포토는 제 어항의 역사를 너무도 잘 기록해주고 있었습니다. 간단히 검색어에 "aquarium"이라고 검색하니 엄청난 수의 사진들이 나오는군요. -
때는 2018년 8월.
집에서 강아지를 기르자는 와이프의 요청을 3년째 방어하던 중. 대형마트에서 쇼핑을 하다가 물고기라도 키우게 해주라는 간곡함에 승낙을 하고 기본세트를 구매해 집으로 가게 됩니다.
이때부터 타의로 물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다들 그렇듯이 마음에 드는 물고기를 고르고 그에 맞는 어항과 부자재와 물고기를 구입하고 집으로 가서 세팅을 하게 됩니다.
지금보니 형편없네요. 최초에 마트에서 구입했던 자반 슬림어항 사진은 없고, 그 뒤 동네 수족관에서 업그레이드를 하겠다고 구입한 두자 광폭(60*45*45) 어항 사진부터가 시작입니다.
굵은 싸구려 산호사를 깔고 아마존 걸이식 여과기와 (여과제도 없는...) 해구석과 인조 수초 그리고 기포기를 달아놓고 애들을 키우기 시작합니다. 뭐 그전에는.. 엄청나게 열악했습니다. 당시에는 시클리드들도 워낙 작아서 여과기에 끼어 죽기도 하고..
다들 그렇듯 백탁을 맞이하게 되지요. 박테리아가 뭔지 여과제가 뭔지 물갈이는 뭔지 아무것도 모른채 공기방울만 들어가면 잘 살겠거니 했으니까요. 물갈이 하면서 염소제거제를 무조건 넣어야해라는 강박관념과 백점병약을 무슨이유인지 주기적으로 넣어주기도 합니다 -_-
- 초보분들께 이렇게 하면 안된다는걸 말씀드리기 위해 이런소릴 합니다. -
폭풍검색을 통해 박테리아와 여과기에 대해 공부를 하고 에하임 외부 여과기를 들이게 됩니다.
인터넷에서 백스크린이라는것도 사고 스크래퍼도 사서 청소도 해주는등 각고의 노력끝에 어느정도 청명한 어항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다수의 시클리드가 서로 싸우면서 죽어갔고, 개체수가 줄어가자 공격성이 더해져서 다른 수족관에서 아이들을 추가로 입수시켰습니다.
뭔가 더 물고기를 넣고 싶다는 갈증에 수족관 사장님께 계속 졸랐지만, 시클리드와 합사할 수 있는 아이들은 거의 없었습니다.. 우겨서 합사시켜본 아이들은 모두 용궁으로 갔습니다. 그래서 이녀석은 가능할것 같다며 고민끝에 "타이거 오스카"라는 아이를 넣었습니다.
당시 5cm 정도 되는 아이였는데, 시클리드보다 조금 몸집이 큰녀석이라 괜찮을줄 알았는데 초반에는 엄청 쥐어터지더군요. 지금 사진에서도 보니 지느러미가 성한곳이 안보이는...
그로부터 고작 두달이 지났는데 이녀석 폭풍성장합니다. 더불어 폭풍 즐똥을 합니다. 흰색 산호사위에 테트라비트를 먹고 싼 똥은 그냥 똥색입니다 -_-; 것도 아주 큼지막하게.. 어항이 점점 비좁아 져서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어항 업그레이드를 감행합니다.
- 대부분의 물생활 하시는 분들의 기본 테크트리가 아닐까 싶습니다.
4자짜리 기성 어항을 거실 한켠을 막아 설치를 했습니다.
지금 보니 창고에 처박혀있는 헬리오스 T5 두발과 QQ1500 여과기의 모습이 보이는군요. 기존에 쓰던 에하임 에코프로130도 우측에 이전해두었습니다.
바닥에는 비싼 해수용 아라고나이트를 깔고 해구석을 30Kg 정도 구매해서 마구마구 쌓아올려서 숨을곳을 마련해두었습니다.
우측에 보니 그새 오스카가 7-8cm 정도 되어 보입니다.
어항 초기라 돌도 깨끗해 보이고, 바닥도 깔끔합니다. 애들 상태도 좋아보이는군요.
딱 한달이 된 사진이 있길래 올려봅니다. 네.. 온통 이끼 투성이 입니다. 해구석에는 이끼가 엄청 붙었고, 돌아래에는 배설물들이 그득 합니다. 시클리드는 배고픔을 모르기때문에 주는대로 마구 먹습니다. 또한, 조명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하루 12시간씩 보고싶을때 늘 켜두었었습니다.
그 이후 6개월이 지난 작년 1월의 사진입니다. 이제 어항이 익숙해지다 보니 더 이상 사진을 안찍게된...
가끔씩 상추 급이도 하면서 재미를 놓지는 않고 열심히 키웁니다. 처음 3cm 정도 하던 아이들이 이제 10cm 정도까지 자랐습니다.
밥을 많이 주면 정말 빠르게 성장합니다
다만, 알비노 개체들은 태생부터 약한 아이들이라 쉽게 탈락하고는 해서 이 당시 거의 알비노(백설공주) 시클리드는 보이지 않게 됩니다.
심지어 약해진 아이들은 오스카의 먹이가 되더군요.. 아침에 일어나니 오스카 입에 작은 알비노의 머리가 반쯤 들어가 있는 끔찍한 광경도...
다음달에는 해구석에 실증이 나서 수족관에 가서 큼지막한 유목 두개를 구해와서 레이아웃을 합니다.
이당시 아이들의 몸집은 어느덧 13cm ~ 15cm 까지 자라났고, 오스카와 영역 다툼이 심해져서 20cm 까지 자란 오스카를 수족관에 보내주게됩니다.
이때가 물생활을 시작한지 딱 1년정도가 되는 시점이었던것 같습니다.
사진으로 남겨두진 않았지만, 참 많은 중복투자와 성공과 실패를 경험했던 때였습니다.
이로부터 6개월간 시클리드를 키우다가 너무 비대해진 아이들의 배설량을 감당하지 못하게 됩니다.
게다가 유튜브를 봐가며 입에서 알을 털어 부화까지 성공해서 치어도 보았는데, 그만 싸구려 중국산 치어통에서 치어가 빠져나가는 바람에 큰녀석들의 입속으로 들어가고 말았습니다. 이걸 눈으로 직접 보고나니 더이상 키울마음이 사라지더군요..
이 사건이 수초항으로의 이전을 결심하게 동기가 됩니다.
그래도 생명이라 어찌할까 하다가 동네 단골 수족관의 대형 섬프항에 넣어주고 수초항의 시대를 시작합니다.
자료가 많은 줄 알았는데, 많지는 않네요
시클리드는 정말 튼튼한 아이들이었습니다. 영역다툼으로 인한 전투가 아니었다면 깨끗하게 자랐을텐데, 좀만 비실대면 지느러미가 다 뜯기고 난리가 납니다..
그렇다 해도 담수어중에 얘들만큼 알록달록하게 해수어 느낌나게 키울수 있는것도 드문듯 합니다. 움직임이 많아 역동적이기도 하고, 무섭도록 먹이에 집착하는 모습도 보면서 키우는 재미가 있지요. 다만, 과밀로 키워야 하기때문에 권장 여과량의 2~3배정도는 돌려주는게 필요한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수초어항 입문기로 다시 뵙겠습니다.
만고의 진리는 이왕 갈거, 한번에 가라 입니다. 여과기와 여과제 한방에 마데인 저먼으로..
애들때문이라고 하면서 시작했는데
구피랑 플래티 ..그리고 별도로 거북이 정도 키우고 있네요..새우 + 치어 항은 여름에 새우가 녹길래 포기 하고...
시클리드 항은 한번 해보고 싶네요.. 집에서 남는 30cm 에서도 키울수 있을까요?
본문에도 있듯이 시클리드는 여과량이 중요해서 어느정도 큰 어항에서 키우는게 좋고, 여과력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30 큐브정도라면.. 새우항이 좋긴한데 여름에 온도관리가 관건이긴 하겠네요
여과량이야기 나오니 겁나네요...
거북이나 잘 키워야 할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