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저녁에 제주 시내로 들어가는 중이었는데요. 왕복 4차선은 됨직한 차길 저 앞에 강아지 실루엣이 차량 조명에 반사되서 보이더라구요. 로드킬이라 생각하고 지나치려는데 앉아서 피를 흘리는게 보여서.. 어쨌든 대로변에서 피하게해줘야겠다 싶어서 비상등을 켜고 멈춰서 얼릉 구조했어요.
보니 엄청 순한 푸들이었고 다리를 좀 절고 입에 피를 좀 흘리더라구요. 내장파열이나 뭐나 여러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태운김에 가장 가까운 동물 병원에 가서 상황설명하고.. 또 어떻게 데려온김에 집에 있는 강쥐들 생각도 나고해서 응급치료비와 검사비 수액비에 혹시 주인이 찾아올까해서 호텔비 3일치 결제해주고 불편한 마음으로 나왔어요.
젊은 원장둘이 있던 병원인데 비행기 시간땜에 먼저 갈수밖에 없고 간단한 검사 후 골절이나 응급상황이면 그래도 연락달라고 비용필요하면 어느정도 하겠다고 하고 나오려는데.... 살아남으면 삼일후 유기견 센터로 보낸다 그때 전화 주겠다 하더라구요. 결국은 뒷처리를 병원에 떠넘긴 거니 미안한 마음도있고해서 또 한편으론 왠지 의사소통도 안된것 같고 상황도 너무 불편해서 마음이 답답하더라구요.
이 먼 제주도에도 애견동반으로 데려오는 분들도 있고 하던데 부디 그 푸들도 아끼는 주인이 다시 찾아 데려갔으면 좋겠네요. 쩝... 심란한 마음에 남겨봤습니다.
개는 건강 회복. 주인은 안나타남. 제가 맡긴 동물 병원의 다른 견주가 키우기로.
됐다고 어제 전화받았습니다. ㄷ ㄷ 정말 운이 좋은 녀석이었어요. 돈 하나도 안아깝고 기분도 째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