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아내가 Red Chairmaker(https://blog.naver.com/redsky_88)라는 이경찬님의 블로그를 보여주며 이곳 클래스에 수강신청을 권유하더군요.
평소 의자에 관심있으니 기왕 만들꺼면 조금은 어려워 보이고 이뻐보이는걸 만드는건 어떠냐구요.
윈저가 갖고 싶다는걸 둘러 표현합니다.
헌데 클래스 일정을 보니 6일.
수강료도 만만치 않았지만
톱질 한번하고 담배한대 피는 저의 배짱이 작업 스타일로는 6일의 시간동안 의자하나를 진행한다는게 너무 부담스러워
윈저를 직접 만들어보겠노라 약속을 해버렸죠.
지금 다니는 공방이 전통가구만을 취급하다보니
관련하여 이경찬님 블로그, 바이림님 유툽 채널(https://www.youtube.com/@bilimwoodworks) 등 인터넷만의 자료를 보며 공부 중
몇가지 문제 때문에 윈저를 만들 수 있을까 고민이 되었습니다.
기다란 생나무(green wood)를 어디서 구하지?
목선반도 배워야하나? 우리공방에 없는데...ㅠㅠ
좌판을 깎기위한 스코프나 트래비셔, 구멍을 다듬기위한 리머는 애써 구입해야하나?
스팀밴딩은 혼자서도 잘 할 수 있을까?
의자 디자인은?
목선반이 없는데 shaving horse 라도 만들어야할까?
이런저런 구민중에 유툽 알고리즘이 안내해준 아래 김우주님의 동영상으로 인해 용기가 생기더군요.
modern winsor chair
해서 위의 고민은
가공이 힘들더라도 일반 하드우드 건조목으로 만들자.
다리는 권장하는 오크로, 좌판은 깎는 맛이 있는 월넛으로
갖고 있는 수공구를 최대한 활용하고 장비는 최소한으로 구입해서 잘해보자
좌판은 갖고 있는 끌로 깍고, 기둥들은 리머 없이 턱을 만들어 조립하자
등받이는 휘지말고 깎자
의자도면은 만만한? 디자인으로 돈주고 사자
쉐이빙 홀스 없이 대충 바이스에 물려서 하자
으로 해결했다치고 추가 필요 장비는 철마 남경대패와 드로우나이프를 우선 주문하고 도면은
bibbings-hensby (https://www.bibbings-hensby.co.uk/)
curtis buchanan (https://www.curtisbuchananchairmaker.com/)
위 두디자인 중 제작과정이 step by step 으로 유툽에 친절하게 올라가 있는 democratic chair의 pdf도면을 구입하였습니다.
(bibbing 의자는 옷이나 가방을 걸어놓으면 떨어질것 같다는 아주 단순한 이유가 가장큰 탈락 요인이었습니다.)
등받이쪽의 spindle, post, 다리 등에 쓰는 나무들은 아마 다른 사람에게 줄꺼라면 곧은결을 골라 썼겠지만
갖고 있는 나무가 여유가 없기에 post의 결만 신경쓰고 나머진 그냥 손에 잡히는데로 잘랐습니다.
좌판을 집성하고 보니 등받이쪽 가로로 휘어져있는 crest raile로 쓸만한 길다란 나무가 남아 밴딩하는걸로 작전을 바꾸게 됩니다.
습식밴딩도 잠깐 생각했으나 쪼가리 월넛의 결이 불규칙하여 나중에 나무가 틀어질것 같아 건식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나중에 완성후 spindle이 껴진 상태에서 지속적으로 스트래스를 받다보면 하자가 날까 살짝 걱정이 되긴 했지만
십몇년전 건식밴딩했던 다른 물건이 아직도 건재하고 결국은 내가 쓸꺼니 상관없단 마음으로 과감히 진행했습니다.
휘었을 때 나무가 부러지지 않을 최대 두께를 시험해보고 4.7mm씩 5장을 집성했습니다.
자른 순서대로 집성을 하면 자세히보기전엔 집성한 표가 거의 나지 않습니다.
다리등의 각제들은 테이블쏘에서 정 8각에 가깝게 자른 뒤에 드로우나이프로 대충 형상을 잡고 남경대패와 배대패로 마무리를 했습니다.
작업을 시작하자마자 shaving horse가 있으면 좋겠단 생각이 바로들더군요. 쓰는덴 다 이유가 있습니다.
처음엔 다리 하나 깎는데 하루가 걸렸지만 나중에 점점 익숙해지면서
마지막으로 깎았던 다리와 다리를 연결하는 stretcher 3개를 만들땐 반나절 정도 걸린것 같습니다.
1:1 스케일로 도면을 출력하여 만든 템플릿으로 구멍의 위치 외곽선 등을 그린 후 먼저 구명을 뚫었습니다.
좌판의 구멍은 이경찬님 블로그를 참조하여 도면의 구멍지그와 레이저레벨기를 이용하여 전동드릴로 뚫었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듯 리머라는 도구를 사용하지 않기로 맘먹었기에
다리는 관통하지 않고 3D로 도면을 다시 대충 그려서 구멍 깊이는 15mm정도로 가늠하여 뚫었고, post가 결합되는 부분은 관통하되
사진과 같이 post는 턱을 만들었습니다.
이후 밴드쏘를 이용해 모양을 따고 그다음 부턴 그냥 무식하게 끌로 파내고 따로 구입한 루반 스푼대패로 끌자국을 최대한 없앤뒤에
마무리는 스크래퍼와 스펀지 사포로 진행했습니다.
중간중간 좌판깍는 전문도구(트래비셔, compass plane 등)가 너무 갖고 싶었지만 가격때문에 참을 수 있었습니다.
모서리 부분은 드로우나이프로 모양을 잡아 깎아주고 남경대패로 다듬어주었습니다.
좌판을 거의 다 깎을 때쯤에 저와 동일한 의자를 이미 만들어 올린 '아마추어 우드워커'라는 분의 유툽 체널을 알게되어 마지막 마무리할 때 꽤 도움이 되었습니다.
제글 안읽으셔도 됩니다. 이분 동영상 보시는게 아마 10배는 더 도움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
아마추어 우드워커
최종 조립하기 전에 구멍을 맞추기위해 테논커터를 만들려다
구멍 싸이즈가 10mm(crest rail, spindle), 12mm(spindle), 15mm(post), 20mm(다리)로 너무 많아
그냥 나이프를 이용해 손으로 깎고 사포로 다듬었습니다. (다른건 몰라도 이부분은 꽤 정확하게 깎아 스스로 많이 놀랐습니다 ㅎ)
등받이 살 spindle 구멍은 위 사진에서 처럼 처음 다리 구멍 뚫을 때 함께 뚫었습니다.
유툽에선 조립 직전에 마지막으로 뚫는데요.
비트 연장 공구를 구입하기 귀찮아(사실 택배비가 아까워) 미리 뚫었다가
그 오차로 인해 조립시 spindel을 휘어서 넣어야하는 문제가 생겨 혼자서 조립하지 못하고 다른 분의 도움을 받아 조립했습니다.
(다음에 조립할 땐 비트 연장 공구를 구입하려 합니다)
이로 인해 손이 느리다보니 일반 타이트 본드를 쓰면 중간에 난처한 일이 생길까 우려되어
다리조립시엔 사전에 몇번의 가조립 후에 본드를 사용했으나
등받이쪽은 좌판과 결합되는 곳 이외엔 본드를 사용하지 않고 최종 쐐기 적용시에만 본드를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자잘자잘 마무리 후 최종 완성한 사진입니다.
아우로 117로 하도, 오크는 갈색 스테인 한번 칠하고, 아우로 126으로 3번 상도 마감하였습니다.
다시 만들 때 보완 또는 작업방법 변경할 사항은 아래와 같습니다.
좌판 구멍을 뚫을 때 지그를 만들어 탁상드릴 이용
다리 결합 구멍 관통 고려
spindle 구멍은 연장 공구사용
바이림님 유툽에선 그라인더를 쓰나 끌을 쓰나 시간이 비슷하다하였지만 손목이 아파 좌판 깎을 때 그라인더도 함께 사용 고려
접착 시간이 느린 아교 구입 고려
자주쓰는 남경대패는 베리타스로 업그레이드 고려
좌판 체리나무 고려(개인 선호 때문에)
shaving horse 제작 고려
정석적인 작업은 아니었지만 나름 제 여건에선 최선의 방법을 사용했다고 봅니다.
집에서 몇달 험하게 써보고 추가 보안점이 생기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와잎 싸이즈에 맞춰서 만드느라 만드는 중간중간 몇번을 집에 갖고 갖었는데요.
윈저를 만들어보니 사용자를 위한 맞춤형으로 만들 수 있는 허용범위가 조금 더 큰거 같습니다.
글 보시다 아닌것 같아보이는게 있으면 조언 해주심 감사드리고요.
윈저에 관심 있으신 분들에게 아주 조금이나마 참고가 되었으면 합니다.
스맛폰에서 작성한거라 이것저것 매끄럽지 않네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래에 말씀하신대로 다리는 관통해서 쐐기를 박는게 확실히 작업속도도 빠르고 튼튼할 것 같은데, 또 어떨때는 관통처리한게 눈에 너무 도드라지면 눈에 거슬리는 요소가 되기도 하더라구요. 잘 조율하시겠지만.. ㅎㅎ
shaving horse도 제작하시게 되면 제작기 또 공유해주실꺼죠? 미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