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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이어 잡설 05. 타이어는 자동차 발전과 함께 ③ Electric Vehicle ]
최근 자동차 산업의 핫 키워드는, 뭐니뭐니해도 Electric Vehicle이 되겠습니다. 특히 BEV가 대표 주자입니다.
안그래도 환경에 대한 이슈들로 인해 자동차 산업에 큰 영향을 주고 있었는데, COVID-19가 아주 기름을 부은 격이 되었습니다.
EURO 5, EURO 6, EURO 7으로 진행이 됨에 있어서 전기차 전환으로 제조사들의 등을 떠밀고 있었는데요.
거기다 COVID-19로 인해 소비 진작을 위한 각 국의 경제 정책이 친환경차-EV 소비를 가속화 시킨거죠.
굴러간당 회원님들 글을 보면 아이오닉 5, EV6, 테슬라 모델 3 등의 BEV 보유, 문의량이 엄청난 것이 그 증거지 않나 싶습니다.
EV는 근본적으로 ICE(Internal combustion engine)-내연기관과는 태생이 다릅니다.
출력 방식도, 무게 배분도, 연료도 모든 측면에서 다르게 가고 있습니다.
게다가 친환경성도 강하죠. (물론 발전소를 더 돌려서 CO2 배출량이 늘어난다고 볼 수 있지만, 차만 생각하면 친환경이 맞긴 합니다.)
엔진 오일은 필요조차 없게 되었고,
시끄러운 소리도 안나게 되었고,
KERS의 적용은 브레이크 패드 교체주기를 비약적으로 늘어나게 만들었고,
가장 무거운 부품이 중앙 하단에 오게되어 무게 배분 최적화가 이뤄져 운동성도 좋아졌고....
여러가지 많은 부분들이 바뀌었습니다.
게다가 산업 전체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대충 25천 개의 부품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전기차를 사용하면 단순화가 가능하여 10천 개 수준으로 떨어진다고 합니다.
신규 일자리도 창출해주었고요. (반대 효과도 있겠습니다만, ICE가 없어진건 아니니까... )
근데 안바뀐 곳이 있습니다.
타이어죠.
네... 안바뀌었습니다. 여러 반론이 있겠지만요, 솔직히 타이어는 별로 바뀌지 않았습니다.
잘 보시면 이것저것 덕지덕지 붙은 타이어들이 나오고 있긴한데요. 그것들을 다 떼내면 일반 타이어랑 크게 다른건 없습니다.
EV는 기존 ICE와 무엇이 다르냐?
차량 기준으로 보면 다르긴 합니다.
1. 배터리 무게가 무거워서 공차 중량이 늘어났다.
2. 전기 모터의 출력이 강해서 초기 토크가 좋다.
3. 엔진 진동과 소음이 사라져 조용해졌다.
4. 충전 인프라가 완벽하지 않아 항속거리가 중요하다.
위의 사항들이 큰 차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럼 이걸 타이어로 풀어보면 이렇게 되겠습니다.
1. 배터리 무게가 무거워서 공차 중량이 늘어났다. → 타이어의 Durability 향상 + Grip 성능 향상 (관성에 의한)
2. 전기 모터의 출력이 강해서 초기 토크가 좋다. → Tread Life (마모 성능 향상)
3. 엔진 진동과 소음이 사라져 조용해졌다. → Tread Pattern design + Cavity noise 저감 (공명음)
4. 충전 인프라가 완벽하지 않아 항속거리가 중요하다. → Low Rolling resistance 저감 (회전저항)
그럼, 여기서 타이어 연구/개발자에게 질문 한다면... 이렇게 답해주실 겁니다.
새로운 것은 없다. 단지 기본기를 강화해야하는 것 뿐.
각색은 했지만 이런 대답은 들었습니다.
...
네. 그렇습니다.
조금 바꿔 이야기하면, 이런거죠.
질문자 : 학력고사 만점을 받으려면 뭘 해야하나요?
질문자 : 서울대 가려면 어떻게 해야하나요?
질문자 : 수능을 잘 보려면 어떻게 해야하나요?
답변자 : 교과서 위주, 기본 개념 위주로 공부를 열심히 하면 됩니다.
EV 타이어라고 해서 다를게 없습니다.
EV에 대응하기 위해 더 발전된 구조 설계, 더 좋은 트레드 고무, 휠과의 밀착성 강화, 저소음 패턴 디자인....
R&D를 무시하는게 아니라, 그냥 이게 답인겁니다.
근데 아시죠?
50점짜리를 80점으로 만드는 것 보다,
80점짜리를 90점으로 만드는게 더 힘들고요,
90점짜리를 95점으로 만드는건 더 힘들고요,
95점짜리를 100점으로 만드는 것은 또 더 힘듭니다.
자동차 업계는 타이어 업계에 아주 가혹한 요구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기차로 전환하는 속도가 빠른 만큼,
모든 70점 짜리, 80점 짜리, 90점 짜리, 95점 짜리에게도 100점이 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최근 카메이커 RFQ나 SR을 보면, 가혹한 기준을 요구합니다.
높은 Uniformity 수준, 고강성, 고성능, 일정 수준 이상의 마모 성능, 그리고 경량화
스마트폰을 보시면, 사용 시간을 늘려주는 방법은 딱 하나로 보여요.
배터리 용량 늘리기 (무게 늘어남)
요즘 카메이커의 요구는, 아이폰 SE 1세대 수준의 배터리 용량을 이틀동안 충전없이 사용하게 해줘! 라고 보시면 쉽겠습니다.
(근데 120hz 소화해야되고, 카메라는 광각~망원 커버하구 어쩌구 저쩌구...)
오늘 연재는 약간 푸념처럼 되어버렸네요..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전기차 타이어는 뭐가 달라요? → 딱히 다르지는 않습니다.
그럼 왜만들었어요? → 일반 타이어보다 기본적인 성능을 많이 향상시켜야 해서요.
신기술로요? → 아뇨. 기존 기술 고도화 + 신소재 적용으로요.
왜 비싸요? → 신소재 적용+성능 개선 됐고, 신제품이고, 생산을 조금 하니까요.
오늘은 여기까지 쓰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헉.. 저도 감사합니다 :)
EV용이라고 나와있는 친구들도 ICE 차량에 쓰셔도 무방합니다.
더 좋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고하중 설계가 기본인 친구들이라...
235/55R19 EV 택시에 일반타이어로 테스트 해봤는데, 생각보다 양호했습니다.
사실 몇 년전만 하더라도 1+4 (RR낮고 트레드웨어 높은) 거에 몰빵해야 EV특화라고 생각하던 시기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ㅎㅎ
전기차가 어떻게 발전할지 모르고, 시장은 선점하고 싶고... 근데 하기는 어려우니 집중적으로 대응한 것 같아요.
그렇게 해서 나온 제품들은 다 망했...습니다. ㅋㅋ
네 맞습니다.
차는 무거워지고 힘이 세졌는데, 타이어는 가볍게 만들고 저항도 낮고 소음도 적고 제동도 잘해야하고 마모성능도 좋아져야합...니다 ㅠ
정책이 결정되지 않는 것 같네요..
한타가 선제적으로 나오긴 했는데,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시장에 대한 의문이 내부적으로 큽니다.
과연 EV 타이어를 일반타이어와 분리하는 것이 효율적인가? 에 대한 의문이 해결안됐죠.
한때 붐이 일었던 친환경 타이어는 그냥 기존 시장에 흡수되어 범용화된 것처럼요...
그래도 더 좋아지기 위해 노력해 주시는 걸로 이해하고 있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히딩크 감독 인터뷰를 보면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한국 축구선수들 뛰어나다. 하지만 그 기술을 유지할 체력이 부족하다...
사실 뭐 엄청난건 없습니다. 기본기가 중요한거죠 :)
지속적인 기술 누적과 혁신 뿐인데... 꾸준히 오래, 투자해야할 것들이라서 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