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말쯤 인제에 다녀왔습니다.
차 뽑고 3개월 5천km 탈 동안 바빠서 일반도로에서만 데일리 용도로 쓰다가 처음으로 인제에 가서 조져보았습니다.
물론 조져지는건 저였습니다.
서킷 경험은 2019년~2020년 아반떼 스포츠로 26세션 경험이 있습니다. 그 외 현대 드라이빙아카데미나 BMW드라이빙센터 Advanced 프로그램 등 체험형 교육을 몇번 받았었구요.
인제는 2년만에 복귀한 것이었습니다.
아반떼 스포츠 순정에 미쉐린 PS4 꼽고 기록한 최고기록이 2분 5초 4였기에, 아무리 차와 타이어가 업그레이드 되었지만 2년만에 들어간 것이니 비슷하게 나올것이라 예상했습니다만
들어가자 마자 첫 세션에서 2분 3초 0을 찍었습니다.
여윽시 기록 당기는 가장 저렴한 방법은 타이어를 업그레이드 하는 것이고, 그 다음 저렴한 방법은 차를 바꾸는 것입니다.
무튼 세번째 세션에서 2분 2초 5를 기록하고 아반떼N 수동과 함께하는 첫 서킷주행을 마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인캠에 데이터를 오버레이해서 보니 전반적으로 쨉쨉이임이 보입니다
어차피 취미드라이버이고, 아반떼N을 산 것도 풀옵션 가능한 탈만한 수동이 아N 벨N밖에 없어서 그런것이니 앞으로도 가끔 시간과 금전적 여유가 있을때나 가볍게 서킷 다녀오는 느낌으로 운용할 예정입니다.
최종적으로 순정으로 2분 언더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물론 결국 2분 언더가 나오면 18인치 경량휠에 SUR4G 꼽아서 조져보고 싶은 생각이 스멀스멀 들것 같긴 합니다만.. 각설하고
아반떼N 수동을 데일리로 운용하면서
분명 데일리로 운용 가능한 차량이지만, 솔직히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라고 평한 바가 있습니다.
이전차가 아반떼 스포츠 수동이었던 관계로, 같은 세그먼트에 비슷한 지향점의 차량임에도 N-line의 전신인 아반떼 스포츠보다 진짜 N인 아반떼 N이 훨씬 서킷 등 모터스포츠에 중점을 둔 차량이라는게 너무나 크게 느껴졌습니다.
쉽게 이야기 하면 아반떼 스포츠는 뒷좌석에 승객을 태워도 그리 민망할 일이 없었는데, 아반떼N은 뒷좌석은 차치하고 조수석에 사람 태우기에도 솔직히 좀 민망할 정도입니다. 노말 모드에서도 노면 상태가 조금만 불량하면 들고 마시던 커피를 쏟기 일쑤니까요. (제 차에서 두 명이나 쏟았습니다 ㅠㅠ) 물론 차를 좋아하는 사람을 태우면 민망함은 간데없고 뿌듯함으로 바뀌긴 합니다만..
승객 태우기 민망한 차량은 사실 아무리 드라이버가 운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출퇴근이나 출장이라는 일상적인 환경에서는 NVH를 포함한 승차감이 부담스럽기 마련이고, 이게 불편으로 다가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아무리 노멀모드라 해도 서스펜션은 요철이라곤 연석밖에 없는 환경을 위주로 설계해서인지 노면 안좋은 구간을 지나면 몹시 흔들리고, 차체는 낮기 때문에 대충 시공한 주차장 진입로 같은데서 범퍼 긁어먹기 일쑤이며, 무더운 날씨에 에어컨 켜 놓고 쉬고싶어도 조용한 주택가에선 배기음 때문에 시동 걸어놓고 가만히 서있는건 꿈도 못꾸고, 클러치 페달은 답력이 강해 세심하게 조절하기 위해선 힘이 많이 들어가기에 정체구간 주행 또는 주차장 진출입시 다른 수동차들에 비해 좀 더 피곤합니다.
하지만 인제에 들어가 보니 역시 이 차의 본 무대는 인제스피디움과 같은 서킷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그간의 부담과 약간의 불만족이 싹 사라지는 느낌입니다.
N모델에는 N Standard모드와 N Custom 모드가 있는데, N Custom 모드는 엔진반응, 스티어링 휠, 서스펜션, 미션(수동의 경우 레브매칭), 배기음, ESC, eLSD 등을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는 옵션이고, 2개를 프리셋하여 저장해둘 수 있습니다.
N Standard에서는 ESC가 Sport(커스텀에선 OFF까지 가능합니다.) 나머지는 모두 Sport+입니다. 보통 N Custom모드는 공도에서 N모드를 즐기고자 할때 ESC와 서스펜션, eLSD 등 공도에선 과한 부분을 Normal로 두고 타기 위해서 사용하거나, 프로 드라이버들이 ESC까지 꺼버리고 서킷 탈때 쓰곤 합니다.
저 같은 일반인 기준으론 N 스탠다드 모드는 인제 스탠다드 모드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완벽한 인제스피디움용 모드라고 느껴집니다.
여러 리뷰에서도 언급했던 것 처럼, 아반떼N은 전륜차가 맞나 싶을 정도의 리어 움직임을 보여줍니다. 리어의 구동력이 만드는 움직임이 아니고 서스펜션 세팅과 무게중심의 이동에서 나오는 움직입니다. 간단히 말해 급격한 조향과 제동을 동시에 하면 뒤가 스륵 말립니다. ESC를 OFF하지 않고 Sport모드로 두게 되면 (N Standard모드로 두게 되면) 이 움직임이 딱 기분 좋으면서 위험하지 않을 정도로 잡아줍니다. 물론 각 바퀴에 브레이크를 걸어서 잡아주는 것이기에 랩타임에선 어찌됐건 손해입니다만, 저 같은 일반인들은 랩타임보다 무빵복귀가 중요하니까요. 내가 빠르고 정확하게 카운터를 치거나 페달 조작으로 하중이동을 하는 등 리어가 그립을 잃은 상황을 회복하기 위한 어떤 동작을 하지 않고 그냥 대충 카운터 치는 시늉만 해도 바로 동작이 안정되는것이 마치 운전을 잘한다는 착각까지 심어줍니다. 덕분에 라인을 수정하거나 브레이크 포인트, 풀악셀 구간 등 인캠을 복습하고 연습할때 좀 더 과감하게 해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단점은, 이제 ESC 끄고 타볼까 하다가 바로 펜스와 뽀뽀할수 있다는 점이겠지요.
외기온 섭씨 19도 정도의 온화한 날씨에서도 엔진만큼은 쉽게 지치지 않을만큼 서킷 내구성을 고려한 점도 이 차의 방점이 어디에 찍혀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세션 내내 어택하기엔 순정 브레이크가 열받으면 살짝 아쉬워지고(제동력이 저하되는건 아닌것 같은데 반응이 일정치 못하고 오락가락 합니다) 요즘 같은 날씨에는 1랩과 막랩의 타이어 공기압 차이가 너무 크다는 문제점들이 있습니다만, 1랩 또는 2랩 정도에서 어택 하고 설렁설렁 타면서 클린 랩 기회 잡다가 5랩 부터 조질 계획으로 타면 적당합니다.
아반떼N에는 엔진오일 쿨러까지 달려있지만 평상시에는 95도 언저리에서 놀던 유온이 123도까지 올라가는것도 서킷 타는 N들 종특입니다. 한여름엔 130도 넘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만큼 엔진오일 관리에 신경써야겠죠.
조금씩 연습 하면서 감을 잡다가 동계때 2분 언더 찍어보는게 목표입니다.
신나게 서킷 조지고 나온 연비는 3km/L로, 생각보다 연비 좋습니다.
문제는 기름통이 작아 (47L) 2세션 타면 주유해야합니다. (3세션도 가능은 하지만 주유경고등 들엉와서 맘 졸이느니 2세션 타고 기름 넣는게 낫습니다)
인제스피디움 서킷 주유소가 너무 비싸서 기름통이 60L만 됐으면 더 좋았을것 같습니다 ㅠ
복귀하는 고속도로에서 차가 웅웅거리길래 보니 타이어똥이..
미쉐린 PS4S는 공도에선 나무랄데가 없고 서킷에서도 훌륭한 성능을 보여주는 좋은 타이어이지만, 너무 비쌉니다.
다행인건 현대에서 아반떼N에 순정으로 꽂아준 덕분에 중고장터에 인치다운 한 차주들의 순정 휠타이어 임판세트가 90만원 정도에 올라온다는 것입니다. 90만원에 타이어만 쓰고 휠은 버려도 신품 PS4S 네짝을 구입하는것 절반정도 가격입니다.
가끔 순정휠에 타이어만 사계절로 한다고 임판급 타이어가 매물로 70~75정도에 올라오는데 바로 사라집니다 ㅎ
물론 제대로 초 찍으려면 18인치로 인치다운하고 SUR4G, RS4, AR-1등 본격적인 서킷용 타이어를 꼽는게 현명한 방법입니다.
저같은 사람은 ESC 없으면 날라가것네요 ㄷㄷ
그래서인지 뉘르에서도 120도를 거의 넘기지 않더라고요.
심지어 살짝 페이스 다운되면 순식간에 105도 108도로 쭉 떨어지는걸 볼 수 있구요.
특히 라디에이터 냉각을 위해 컨덴서를 분리시켜버렸어요.
보통 라디에이터가 컨덴서 뒤에 있는데.. 메인 컨덴서가 조수석 바퀴쪽에 있죠. 라디 앞에 있는건 보조고;
아N도 저렇게 냉각 시스템을 좀더 신경써줬으면 더 좋았을 것 같아요.
근데 인제 다녀와서 순정오일로 엔진오일 교환하니 체감으론 나가는게 다르긴 하더군요. 오일을 자주 갈아줄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타이어 보니 서킷은 일반도로와는 차원이 다르네요.ㄷ
8단dct로 추천한다는 쓸데없는 댓글을 달았었네요ㅠㅠㅠ
연료통은 좀 신기합니다 메뉴얼에 47L인데
엊그제 주행가능거리 20km에서
가득 넣었는데 49L 들어가더라고요???
전에 타던 벨로스터는 메뉴얼에 50L인데
최대한 꾸역꾸역 제일 많이 넣은게 43,44L였거든요
다만 수동을 고집하는 사람들에겐 랩타임이 중요한게 아니죠 ㅎ
주행도 잘 보았습니다~ 매번 가실 때 마다 조금씩 개선이 되실텐데 무척 즐거우실 것 같습니다 :)
저도 허접이라 할말은 없지만
주행 영상 보니 금방 2분 아래 가실 수 있는 포인트가 많이 보여요^^
화이팅!!
제 예상으로 2세션정도 더 타시면 들어갈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