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이야기
1) 미국과 한국의 All-Season 타이어
가. 미국의 UHP All-Season + 한국의 Premium All-Season - ①
나. Touring All-Season - ①
다. Crossover/SUV - ②
라. Highway Terrain - ②
마. All Terrain - ②
바. Mud Terrain - ②
사. Semi Slick
아. Segment 통합과 파괴 그리고 간극을 채우는 제품들
[ 타이어 잡설 04. 타이어 Segment - (1) 미국과 한국의 All-Season Tire ② ]
다~바. 전체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Crossover/SUV/Pickup Segment는 모든 업체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미국은 이미 Top 10 안에 대부분 SUV-Pickup 차량이 포진해있고, 한국도 SUV 인기가 높은데다 비교적 인기가 적었던 유럽 조차도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그렇다면 타이어는 어떠냐?
타이어도 마찬가지 입니다. 아무래도 이쪽 시장에 다들 집중하고 있고요, 근 10년 간은 국내 3사 뿐만 아니라 전 타이어 제조사에서 신제품을 쏟아내었습니다. 중요하다는 방증이 되겠습니다. 그렇다면 이 중요한 미국 SUV 시장 타이어는 Segment 구분을 어떻게 하는지 조금 도움을 드려보고자 합니다.
우선 다. Crossover/SUV(Street Touring) 시장입니다. 사실 이 시장은 Rising Star(Cash Cow로 빠르게 다가가고 있는)에 가까운 시장입니다. 최근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고요, 자동차 제조사에서도, 타이어 제조사에서도 상당히 좋아할만 합니다. 왜냐하면, 기존 기술로 활용이 가능하거든요. 가장 큰 제조사인 Volkswagen 에서는 Platform 개발을 진행하는거 잘 아실 겁니다. Golf, Jetta, Tiguan 다 한 뿌리(MQB Platform)에서 만들어 냅니다. (물론 Tuning은 분명히 진행하고요.) 타이어 제조사라고 다르냐, 네 다르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Passenger tire 만들기랑 크게 다르지 않거든요.
※ 조금 극단적으로 말씀드리고 있긴 합니다.
Monocoque 타입의 SUV는 Passenger 차량의 전고를 높이고 차체를 불리면 됩니다. 그 이야기는 타이어 입장에서도 조금의 한계를 키워주고, 접지면 조정해주고, Sidewall 강성만 조정하면 된다는 겁니다. (참 쉽죠?) SUV 타이어라고 특별한게 없다는거죠.
그래서 최근의 경향은 기본 구조보강 되는 제품에 SUV 라인업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확장을 해버립니다. 한국타이어 Ventus S2 AS와 S2 AS X를 보시면, 기본적인 방향성은 같습니다. Low noise와 Comfort 성능을 바탕으로한 S2 AS 제품을 확대해버린겁니다. (물론 SUV가 PC에 비하면 고하중이 많으니 보강설계는 했을것이고요.) 넥센 N'FERA Supreme / Supreme SUV도 마찬가지 컨셉일거에요.
게다가 미국 역시 도로 환경이 나날이 좋아지니, 이런식의 제품들이 많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언젠가는 PC-SUV 시장의 경계는 무너질 것 이고요, 나중에 다시 시장을 구분할 겁니다. 역사는 반복된다!!
한편, 미국의 거친 환경은 Crossover/SUV(Monocoque 타입의 승용 SUV) 뿐만 아니라 Body on frame 방식을 요구합니다. 다목적으로 사용하는 Pickup과 사막, Rocky한 환경이 있기 때문에 나약한 자는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타이어에도 이런 조건을 요구하게 되는데요, 그 제품들이 라. Highway Terrain/마.All-Terrain 제품군입니다. 미국 SUV 시장의 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최대 수요를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All-Terrain 제품군의 특징은 Off-road Traction과 On-road performance, Mileage 그리고 Snow Traction이 포함된 다목적인데다 타이어 역시 굉장히 Stylish, 미국만의 Identity가 반영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타이어도 큼직큼직하니 수익성도 굉장히 좋은 편이고요. 승용인 P-metric 보다는 미국의 혼, Pickup에 어울리는 LT-metric 구조를 가지고 있어 거친 환경에 더욱 어울리죠.
Highway 제품군은 All-Terrain 보다 On-road 성향이 강한데, Crossover/SUV보다는 조금 더 Off-road 성능을 가지고 있고, 고하중/내마모 성능이 뛰어나 두루두루 쓸 수 있습니다. 물론, High Speed 영역은 Crossover/SUV가 좋고 Comfort 쪽도 좋긴 합니다만... Safety로 눈을 돌리면 아무래도 HT/AT 타이어 제품군이 더 다양한 환경을 커버하니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습니다.
중간 정리를 하자면, 이 정도지 않을까 싶네요. 상대적인거지 '절대'는 없습니다.
On-road : ST > HT > AT > MT
Off-road : MT > AT > HT > ST
Mileage : HT > ST > AT* > MT
※ 최근 경향상 100%는 아닙니다. 왜냐면 HT/ST/AT 모두 Mileage, Comfort가 엄청나게 좋아졌거든요.
...
그런데 이 Segment가 절대적이냐?
'절대'는 없습니다!!
앞서 힌트를 살짝 드렸는데요. 미국도 점점 도로 상태가 좋아지면서 제품들이 Mild, Soft 해지고 있습니다. Pilot Sport 4 All-Season이 3 All-Season Plus 보다 Soft 해졌다고 말씀 드린 것 처럼, 제품들이 과거 보다는 On-road쪽으로 shift되고 있어요.
All-Terrain 조차도 Highway 쪽으로 살살 접근해가고 있고요, Highway는 ST쪽으로 살살 붙어가고 있습니다. 시장의 대세라서, 예전처럼 NVH를 타협하기 힘들어졌습니다. 아버지 세대와 달리 요즘의 남편들은 가족을 살뜰하게 챙기게 된 것처럼요 그러다 보니 더 Rough한 환경에서 사용하는 Mud Terrain 역시 변화하여 평가 항목에 Noise와 Comfort가 들어있네요? (잉?) 이 이야기는 과거와는 달리 이 제품이 Fashion 화 되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특히 Sidewall 부가 화려해졌고, 터프한 느낌의 굵직함, 미국적인 느낌을 많이 주는 디자인과 함께 Pattern styling이 On-road 성향으로 바뀌었습니다.
※ 조금 극단적인 예이긴 한데, SUV All-Terrain OE RFQ, SR에, All Terrain 규격에 PBN 등급(External noise level)을 요구해와서 개발팀과 논란이 오고갔었네요.
전체적인 기조가 Comfort를 고려하게 되었으며, 이는 아무래도 시장-소비자 기조와 이를 반영한 자동차 제조사의 요청에 기인한 것이 큽니다. (요즘 SUV는 SUV라고 하기엔 민망할 정도로 Passenger에 가깝죠!!)
다시 정리하자면, 결국 도로의 상태가 계속 좋아짐에 따라 Tough한 제품보다는 Comfort 성능이 강조된 제품들이 계속해서 시장을 장악해가고 있고, 그게 전 Segment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겁니다. All-Terrain이나 Mud Terrain 조차도 Comfort 성능을 강화할 만큼요. 물론, 이에 따른 연비 개선과 Noise 개선 등은 덤이고요.
미국 상품기획을 꽤 해온 만큼 미국만의 특징이 희석되고, Segment Identity를 희생하는 것이 기획자로서는 딱히 유쾌하진 않습니다. 실패하지 않기 위해서 희생되는 것들이 많지 않나, 이런 생각도 해봅니다.
40대에 접어든 상품기획자의 넋두리가 포함된 글이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시장 전반에서 소비자의 눈높이가 높아지고, 특히나 안락함, 편안함, NVH 등을 신경 쓰다보니 경계가 모호해 지고 있다는 이야기로 정리해 볼 수 있겠네요.
미국 픽업 트럭들이 아직도 오프로드용 전용 트림이 나오고 하는게 다 이런 맥락과 닿아있나봅니다.
p.s. 'Highway 제품군은 All-Teraain 보다' 에서 오타가 있네요. ;)
네 맞습니다. 정확히 맥락을 짚으셨습니다. 결국에는 도로도 바뀌었고, 도로에 맞춰 사용자도 눈이 높아졌고요.
근데 잘 보면 픽업트럭들도 타이어는 많이 마일드 해졌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