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아주 쉽게 9번 사이트 예약하고 하루 쉬다 왔습니다. 호수가 얼고 그 위에 눈이 내려서 겨울왕국이 완성됐어요.
제가 가진 힐맨 벙커돔은 넓지 않은 쉘터라 2인 세팅이 가능할까 했는데 양쪽에 야전침대 놓고 가운데 테이블 놓으니 공간은 아쉽지 않았습니다. 다만 야전침대에 앉아서 뭔가를 해야 하니 자세가 좋지 않은 탓에 허리가 좀 아프네요.
난방은 반사식 난로에 타프팬과 에코팬 두 대 가동했습니다. 실내 온도 10도 정도로 춥지 않았고요. 침낭은 구스 1,450g을 한 명이 쓰고 저는 4계절용 침낭 안에 얇은 오리털 침낭 넣어서 썼습니다. 핫팩 없이 자도 안 추웠어요.
넓지 않은 캠핑장이지만 이웃만 잘 만나면 조용히 쉬다 올 수 있는 곳 같습니다. 샤워실은 코로나 때문에 운영을 안 하지만 취사실에서 세면은 가능하고 온수도 잘 나옵니다.
새끼 고양이 두 마리가 있는데 애교덩어리예요. 경계심도 없고. 제 자리에 앞 분이 사료를 두고 갔기에 이게 뭐지 했는데 얘네들 몫이었나 봅니다. 한 마리는 밤중에 쉘터 안까지 들어 와서 한참 난로 쬐다 나갔는데 아침에 다시 인사 오더라고요. 이름은 '꼬마'리고 지어줬어요. 한겨울 거의 다 났으니 큰 문제 없이 봄에도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혹시라도 마장호수 휴캠핑장 가는 분이 있다면 사료 챙겨가시면 복 받으실 거예요. 사람이 조리한 음식은 고양이들한테는 독약이 될 수도 있으니 주지 마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