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카라반 구매는 18년 8월쯤 이었습니다. 19년이 오기까지 여러번 캠핑을 다녀왔지만 끌량에 올릴생각이 없다가, 문득 올해부터는 해봐야지라는 생각에 시작했습니다.(작심 3일이 될지도) 밀린 숙제같이 시작해 봅니다.
올 겨울은 설날부터 아버지생신 와이프가 자격증 공부, 내가 회사의 관리직을(작게)시작하며, 2018년 12월에 신청한 장박도 취소하길 잘했다 생각할 정도로 바쁘게 지나갔다.
그래서 무작정 나가야 해야겠다는 의지가 강력해진 무렵
와이프: 나 일요일에 실습이야.
나: 애들하고 나갔다 올께.
아빠들은 몇가지 로망이 있다. 아들과 같이 운동,게임, 목욕, 여행등 남자들 끼리만 하고 싶은 것들이 있다. 이번 캠핑은 사실 나 조차도 엄마의 잔소리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것처럼 아이들에게도 즐겁게 놀아보자는 마음이 컸던 것 같다. 그래서 이제 막 6살, 4살되는 두 아들놈이랑 나갈 생각에 걱정보다는 기대되었다. 사실 그것만은 아니고 겨울 들어 카라반 첫 캠핑이기에 에어텐트도 쳐보고 난로도 피워보고 싶은 맘에 욕심 내어 봤다.
전 날 저녁부터 짐을 챙겼다 아이들 옷. 먹을 것. 아이들과볼 영상.
2.23일 아침 눈뜨자마자 날씨부터 보았다. 유리창 너머 미세먼지의 짙은 회색 빛은 설레어있던 마음마져 침침하고 우울하게 만들었다. 그래도 나가야지의 마음은 강했지만 와이프가 "미세먼지가 너무심한데 안가는게 어때"라고 제안하면 어쩌지못할 상황이었다. 하지만 "공기청정기를 카라반에 넣고 깨끗하게 놀아볼께" 라는 답을 머리에 새기고 의지를 다잡았다.
아이들이 하나 둘 일어나고 와이프가 분주하게 아침을 먹였다. 자식을 먼길 떠나보내는 엄마인양 밥도 먹여주고 옷도 여며주는 모습이 애틋해 보였지만..남편걱정은 안중에도 없더라는..
그렇게 출발하여 카라반을 달고 훌쩍 떠났다 장소는 강화도
강화도는 노지가 제법 된다 .(노지라 하면 캠핑장이 아닌 공터 및 카라반주차가 가능한 지역) 상세 장소의 밝히지 않겠음.
도착 하자마자 아이들과 한바퀴 둘러 보았다. 어촌의 배가 정박하는 항구이기에 썰물시간에 낭떠러지 구간이 제법 되었다. 아이들 안전을 위해 요리조리 살펴보고는 집을 짓기 시작했다. 낮은 봄날씨처럼 화창했지만 해가 지고나면 찾아 올 추위를 위해 어닝 텐트를 폈다. 작년 겨울 지인이 어닝텐트를 설치는 모습을 보고는 그대로 따라 해보려 했지만 2인1조 직업을 혼자하려니 만만치 않았다. "여행의 미는 느림에서 온다." 천천히 하나하나 분주하지 않게 텐트를 치고 아이들과 함께 작업하고 기다리는 것이 마음의 여유와 행복을 만들고 즐거움도 만들었다. 그렇게 다 만들고 점심을 준비했다. 평소같은 캠핑이면 푸짐하게 준비했겠지만 아빠니까 즉석밥, 스팸과 김 이걸로 끝이다. 조금 늦게점심을 먹은 탓도 있지만 밥먹기 전까지 퀵보드, 물놀이,비밀기지탐험 정신없이 놀아서 그런가 두놈 모두 한그릇씩 뚝딱!!
그러고는 저녁꺼리를 사러 편의점으로 갔다. 저녁도 간편하지만 잘먹었다. 조금 건강해보여 생색내기 좋은 미역국 라면과 아이들 과자 아빠 맥주를 사왔다. 항구 주변은 낚시하러 온 사람으로 가득 가득했다. 물고기가 잡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이랑 친구랑 가족이 와서 노는 모습을 보며 내모습도 행복해 보이겠지 하며 따듯해진 마음을 쓰다듬었다.
그렇게 해가질때 까지 아빠,엄마,동생, 친구를 도화지에 채워보고, 네모진 블럭을 쌓아 집도 만들어봤다. 집에만있었다면 TV, 핸드폰에 바닥에 누워 적당히 발로 놀아주고 말았겠지만 캠핑을 나오니 아이들과 알찬 시간을 보낸거 같아 뿌듯했다.
그렇게 해가 질 무렵 아이들하고 낚시꾼들이 있는 방파제까지 가서 집으로 돌아가는 햇님을 보내주고 밀물에 맞춰 돌아오는 바닷물을 보며 하루를 보내줬다.
해가지고 6시쯤?? 미역국라면에 면만빼고 아이들과 밥을 말아 먹었다 두녀석다 배가 고팠는지 게 눈 감추듯 먹었다. 아빠 먹을꺼도 안남기고..그렇게 잘먹을 수있던 이유는 TV덕분이다. 하루종일 뛰어 놀은 탓에 이미 눈 빛을 잃고 숟가락이 입으로 가는지 코로 가는지 모를 정도 지만 좋아하는 만화를 틀어주면 머리가 또렷해지는지 정신없이 잘 먹었다. 헐.. 그런데 둘째가 마지막 두 숟가락을 남긴채 아빠 발을 죽부인 삼아 잠들어버렸다. 낮잠 한번 없이 고된 하루를 채우고 장렬히 잠들어버렸다. 그모습이 너무 귀여워 사진도 남기고 침대쪽에 들어다 눞혔다.
덕분에 첫째와 오붓한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유치원에 친한 친구는 누구며. 여자친구중에 중에 누가 좋은지. 6살이되면 햇님반이 되고 재미있다는 이야기까지. 밖에 나와 같이 몸으로 나눈 대화가 머리와 가슴을 열게 한건가 싶어 가슴 한켠으론 미안하고 부지런히 놀아줘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째 녀석도 하루가 꽉차게 놀아서 그런지 오래지 않아 스르륵 잠들어 버렸다.
아이가 잠들고 그렇게 혼자 있을 시간이 찾아왔다.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 별과 지나가는 바람소리마져 느리게 들려 나를 위해 존재했다. 지나고나서 적는 일기라 어떤생각을 했는지도 모르지만 근래에 내가 가장 만족한 시간이었다. 낮에 사온 맥주 한 캔 과 빨갛게 작은 태양같이 온기를 뿜는 난로가 세상의 모든것을 다 가진것 같이 좋았다.
2.24(일)
아이들이 어제 일찍잠든 탓인지 이른 아침 부터 부산하게 아빠를 깨운다. 일어나기 귀찮아 두놈을 불러다 겨드랑이에 껴두고 다시 잠을 청했지만 뿌리치고 나와 창문을 가려둔 커튼을 제껴버리는 바람에 이불을 털고 나왔다. 시간을 보니 아직 해도 안뜬시간. 밖은 조용했다.
나 : "우리 햇님 나오는 모습을 볼까??"
이제 막 밝아진 아침에 해뜨는 모습을 보기는 아이들과 좋은 경험일듯 했다. 그러고는 3부자가 쪼로록 전면 쇼파에 앉아 해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1호기 : "햇님은 나와요??"
기다리는게 익숙치않지만 궁금한 1호기와
아무것도 모르고 아빠와 형이 창가에 붙어 이야기를 나누니 달라붙어있는 2호기.
그때 산위 구름 사이로 빨간 해가 올라왔다. 아이들은 서로보겠다고 앉아 "우와 우와"를 연발하며 아침을 맞았다.
나도 어렸을때 일요일 아침이면 .TV를 아침일찍부터 틀고 채널이 기억나진 않지만 북한소식방송을 보면서 디즈니 만화가 시작 하길 기다렸다. 그리고 나면 엄마가 아침을 차려주었던 기억이 난다. 일요일 아침 TV만화는 아이들과 떼 놓을 수 없는 일과!!
EBS에서 나오는 아침 만화를 틀어주고는 어제 사다 놓은 빵과 바나나우유로 아침을 때웠다. 달콤하니 아침부터 원하늘 다 얻었다는 얼굴로 하루를 시작한다. TV도 적당히 보고는 블럭을 꺼내 잠깐 놀고는 해가 나고 따스해질 무렵 옷을 챙겨입고 밖으로 나왔다. 아침부터 분주하게 준비하는 푸드트럭 앞에서 커피를 주문하고 조잘조잘 대화를 나눴다..
"아빠아빠아빠아빠아아아아"
요즘 들어 아빠와 눈을 맞춰야 통한다 생각하는지 아빠가 닳고 닳을 때까지 부를 때가 많다.
"응. 왜 아들아"
"우리 어제 갔던 비밀기지 가자!"
강화 바다를 지키는 군인도 이렇게는 못할꺼다. 눈 떠서 일어나 오매불망 찾는 '비밀기지', 누구나 '비밀'이라는 단어가 소중하고 즐거운듯 아이들도 별거아닌 비밀기지에 온정신을 빼앗겼다.
이것이 끝일 거라는 생각은 오산이었다. 그렇게 비밀기지위의 하얀 등대만큼이나 내몸을 하얗게 태워 두아이를 모시고 3번쯤 올랐다! 그리고는 정자위에 올라가 마구 뛰어놀았다. 자연스럽게 해가 높은 곳에 오를 무렵. 아이들과 아빠는 배가 고파왔다. 그 무렵 와이프에게 전화가 왔다 !!
와이프 : 미안.. 나 실습 안갔어
나:??????
와이프 : 내가 시간을 잘못알아서. 물어봤는데 다다음주래..
나: ??????왜이제 이야기함??
와이프: 미안 ..
나 : ㅋㅋㅋ 놀다갈께 ㅋ 신경쓰지마 잘놀고있음!!
배신감을 뒤로한체 아이들과 만족스런 시간을 보낸걸로 위안삼고 주말의 마지막을 불태웠다!!
굶주린 배를 부여잡고 푸드트럭 사장님께 소개받은 근처 식당으로 갔다. 역시 주말 점심엔 면식!! 배가 고팠던 3부자는 바지락 칼국수를 냄비 바닥이 빵꾸날 정도로 해치워버렸다. 그렇게 든든하게.배를 채우고 카라반으로 돌아와 짐정리를했다. 혼자 정리하고 아이들은 주변에서 놀이터마냥 자연스럽게 놀았다.
요즘 아이들이라 일반화는 어렵지만 밖에 나와 뛰어노는모습이 어색할만큼 자주 보기 어렵다. 생각해보면 아이들이 놀 환경도 부족하고 키즈카페 마트 이런거뿐이니 그럴수도 있다. 아이를 둔 부모에게 이야기해주고 싶다. 꼭 캠핑이 아니더라도 밖에서 아이들이 몸쓰며 노는 것을 찾아 건강하게 자라는게 중요한것 같다고
저희 아파트 주차장에도
카라반이 두대가 있는데...주차해놓고 애들 놀이방(?)으로 간간이 쓰는 용도로도 괜찮을까요?
(두달에 한번정도 여행도 생각하고요)
3살 5살 아들 둘에,
갑작스럽게 가을에 한녀석 더 나오는데...
층간소음 완화할 방법을 찾는중에
카라반은 어떤가해서 고민중이거든요.
음.. 카라반이라는게 유지비가 제법 됩니다.일반차량처럼 정기검사및 수리도 있고 뿐만아니라 보험도 들어가고 실제 아파트주차장에 대는경우 불만이 많은 주민이 제법 됩니다..구석탱이에 잘 주차 해놔도요. 그리고 적어도 소형차 한대에서 대형세단 한대 값의 카라반을 두달에 한번을 위해 쓰는건 바퀴달린 장치를 학대하는?^^;; 혹 재정상태가 여유로워 해보신다면 적극 추천입니다.
더구나 아이가 셋이라면 더욱이요 저도 아들 둘이지만 캠핑 단어만 나오면 싸우다가도 하나가 됩니다 ~ 보일러도 되고 방충망도 달려있으니 돌 지난 정도의 아기랑 하시는 분은 제법 봤습니다. 아직 뱃속의.아이라면 1년정도의 공백이 생길텐데 유지비용이 부담스러울 정도라면 차라리 그유지비로 글램핑을 가시는걸 추천드립니다.
캠핑하다보면 끝이 요거다 하잖아요.... 부럽습니다~
가족분들과 행복한 시간 많이 쌓아가시길 바랍니다~
더불어 글도 잘쓰심!!!
/Vollago
어디 카라반 숙박좀 하러가고싶네요^^
자녀와의 좋은 추억 많이 남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