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이 이야기를 영화로 먼저 만났다. 나의 감성을 자극했다. 몇 번 반복해 보았을 정도로 강렬했다. 여주인공이 너무 예뻤고 그녀가 책에 심취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남자 주인공도 멋졌다. 시간이 흐른 후 영화를 다시 보았고 우연히 만난 영어 원서를 읽기도 했는데 한국어 책은 이번에 처음 만났다. 늘 가던 도서관이 아닌 태권도장 근처 역사 깊은 도서관 서가를 지나다 발견했다. 도서관 역사만큼이나 낡은 표지의 책을 버스로 오가며 재미있게 읽었다.
영화는 비교적 최근의 이야기로 각색되어 있지만 원작의 배경은 50년대이다. 문화와 말투가 다르던 시절이라 말썽꾸러기의 장난이 심하지 않았고 예의가 깍듯하게 그려져 있다. 영화에서는 랜던의 아버지가 어머니와 이혼하여 랜덤이 어머니와 함께 넉넉지 못하게 살고 있으나 원작은 부유한 가정에 아버지가 일로 멀리 떠나 있는 것으로 나온다.
제이미 설리번이 신앙심이 깊어 성경책을 지니고 다니고 늘 같은 옷을 입는 건 비슷하다. 친구들은 그런 그녀를 부담스러워하여 멀리 하지만 그녀는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친절하다. 그녀의 나이 많은 홀아버지는 그녀를 무뚝뚝한 성격에도 애지중지 키우는 동네 목사님이다. 연극 대본을 쓰기도 하는데 이번 연극은 특별히 딸아이 학교 학생들이 해 주기를 바란다. 특별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할 수 없이 댄스파티에 함께 가게 되면서 제이미와 가까워지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거리를 두고자 했다. 연극 공연 중 그녀에게 끌리게 되고, 그의 인생은 바뀐다.
저자 니콜라스 스파크스는 노트북을 비롯한 로맨스 소설을 많이 썼다. 이 책의 주인공 같은 남자가 있을까? 박애주의자라는 그의 소설에는 헌신적인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아무리 사랑한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헌신적일 수 있을까? 감동적인 이야기이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