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심리학이나 정신질환에 관한 책을 찾아 읽는 편이다. 앞으로 소설을 쓴다면 이런 증상을 앓고 있는 분의 이야기를 쓰고 싶어서이다. 읽을수록 흥미롭기도 하고 내가 혹시 이런 증상을 갖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보게 되어 좋았다. 괜한 걱정이 될 수도 있지만 한 번쯤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주변에 이런 증상을 가진 분이 있다면 도움을 줄 수도 있다.
책의 저자는 실제로 강박장애를 앓으셨던 분이다. 실제로 겪은 경험이 많이 들어 있어 이런 분들이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가는지 실감 나게 이해할 수 있어 좋았다. 원래 교사였던 이분은 잠깐 동안 겪었던 강박장애를 다시 경험하면서 다른 길을 찾는다. 아이들에게 필기를 제대로 했는지 의심되어 이미 지워진 칠판에 가서 확인한다니 아이들이 볼 때도 조금 이상한 선생님이었을 것 같다. 학교를 나와서는 서점을 운영했는데 자유로운 관계로 발현되지 않았지만 그때도 분명 이 병을 여전히 앓고 있었다. 다행히 좋은 시기에 서점을 그만두었고,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친다. 다시 증상이 시작되자 그것마저 그만두고 학교 경비가 되는데 한 초등학교에서 만난 사람들 덕분에 그의 증상은 호전된다.
중요한 물건이 들어있을까 봐 쓰레기통을. 다시 뒤지고, 문단속 확인하느라 외출이 늦어질 정도면 심각한 상태인 것 같다. 누구나 가끔 강박을 경험할 것이다. 이 책을 읽다 보니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나도 경험한 적 있는 일들도 있었다. 하지만 질환으로 판정을 받으려면 보통의 범주를 벗어난 무언가가 있다. 책에는 그의 기행이 고스란히 들어있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이 책을 읽으며 주변에 이런 고통을 겪는 분이 있다면 책을 추천하고 싶을 것 같다.
약물 치료도 해 보았지만 결국 책을 통해 독학으로 강박장애를 극복하는 원리를 스스로 터득하고 비슷한 고통을 겪는 분들을 위해 이 책을 썼다. 미신적인 것을 계속 생각하며 유혹에 시달리고, 여러 번 지나치게 확인하는 행위, 누군가는 꼼꼼함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는 것이지만 조기에 발견하여 빨리 치료한다면 분명 이겨낼 거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