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유튜브를 보다가 김언수 님을 알게 되었다. 전 세계에 팔린다는 ‘설계자들’을 곧바로 사서 읽었다. 미리 밝혀 두지만 이분의 이 두 책 <설계자들>과 <뜨거운 피>는 학생이나 청소년용이 아니다. 잔인한 장면이 너무나 많다. 영화로 나온 <뜨거운 피>와 조금 다른 부분이 있긴 하지만 흡사하다.
주말 내내 즐겁게 읽고 소설 준비하시는 학교 선생님(종종 책을 바꿔 읽기로 했다)께 바로 빌려드린 이유(두 권의 소설의 표지라도 찍어 둘 걸 바로 빌려드리는 바람에 사진도 찍지 못했다)는 잔인한 묘사에도 불구하고 그만큼 매력적인 소설이었기 때문이다. 일단 설계자들은 킬러의 이야기, 뜨거운 피는 부산의 건달 이야기라는 것을 생각하면 내용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를 천명관 님이 만드시면서 소설의 대사까지 많이 사용하셨다. 그 정도로 소설이 훌륭하다. 묘사와 이야기가 적절히 어우러져 있다. <뜨거운 피>는 영화를 두 번이나 본 후에 읽어서인지 주인공과 장면들이 머릿속에 생생하게 그려져 더 실감 나게 읽을 수 있었다. <뜨거운 피>는 부산 사투리가 정말 대단한데 작가가 실제로 어린 시절 부산 밤거리를 다니며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았던 경험이 작품에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두 작품이 특별했던 이유는 내가 사는 세상과 전혀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이 글을 쓰기 위해 얼마나 많은 조사와 상상을 했을까? 작가란 정말 부지런해야 할 것 같다. 김언수 작가의 작품에서 미국 하드보일드 범죄소설이 떠오르기도 했다. 그래서 외국에서 각광받는 것일까? 악의 구렁텅이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허우적대는 주인공의 모습이 안타깝고도 처절하게 그려지면서도 곳곳에 웃음을 자아내는 유머가 섞여 있다. 기분 좋은 이야기는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하는 소설이 되었다. 작가의 다른 작품도 읽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