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공구를 찾으러 베란다에 나갔다가 이 책을 우연히 보았다. 언제부터 거기에 있었을까? 앉은 먼지를 털고 읽었다. 내가 샀던 기억이 잘 나지 않아 아이에게 물었더니 자기도 산 적이 없다고 하였다. 중고서적을 구입했으면 가격표가 있을 텐데 그것도 보이지 않았다. 오래전 내가 다른 책들이랑 같이 우연히 샀다가 잊고 있었나 보다.
백신 맞고 태권도도 못 가 이 책을 리클라이너에 앉아 읽는데 보고 또 보고 싶어졌다. 사람들은 저마다 영감을 주는 사진이나 글, 혹은 경험이 있을 텐데 나에게는 그게 책상일 때가 많다. 오래전 제목도 기억나지 않지만 미국에 갔던 우리나라 부부가 아이들을 많이 낳았는데 어릴 때부터 책상을 엄청 갖다 놓고 어디서든 책을 읽을 환경을 제공했고, 결국 아이들이 하버드에 합격했다는 내용이다. 그 책 제목이 생각난다면 다시 읽어보고 싶다. 블로그 하기 전인지 내 블로그 검색에는 나오지 않았다. 그전에 쓰던 독서기록 수첩을 찾아보아야겠다. 그 책을 읽고 우리 집에도 책상을 들여놓기 시작했다. 아주 좁았던 집부터 이사 오면서까지 여러 개의 책상을 구입해 여기저기에 놓아두었고, 급기야 독서실 책상까지 하나씩 사 주었다. 나만의 욕심인지 아이들은 어렸을 때는 책을 많이 읽더니 크면서는 모두 책을 즐기지는 않는다.
이 책에서도 ‘나만의 자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이야기한다. 식구에 비해 집이 넓지 않아 있던 책상을 많이 버렸고, 안방에는 컴퓨터 책상 하나만 두었었는데 남편의 자리가 있으면 좋을 것 같아 식탁으로 쓰던 테이블과 의자를 창가에 가져다 놓아주었더니 그곳에서 아침마다 성경을 읽고 기도를 하고 영어단어를 외우며 하루를 시작하였다. 자기만의 자리는 정말 중요하다. 나는 길고 얇은 책상에 모니터를 올리고 컴퓨터 책상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좁긴 하지만 여기서 정말 여러 가지 작업을 한다. 이 책을 읽다 보니 빈티지한 책상을 가져와 또 다른 곳에도 두고 싶어 진다. ‘나만의 자리’는 독서나 아이들의 공부뿐 아니라 요즘 재택근무가 늘어난 회사원, 집안일 틈틈이 취미활동을 하는 주부 등 모두에게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