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날 이 책을 읽어서 기쁩니다. 이 책으로 인해 올해 목표를 세울 수 있었습니다. 글쓰기 책이라면 눈에 띄는대로 읽는 편이라 도서관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 바로 데리고 왔습니다.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읽기 시작했는데 25세부터 시작되었던 저자의 책 쓰기 경험이 고스란히 묻어나오는 문장들을 기억하고 싶어 쓰다가 결국 곁에 두고자 구입했습니다.
글쓰기가 자신과의 데이트라고 생각하는 저자의 말처럼 책 읽기와는 또 다르게 오로지 자신에게 집중해야 할 수 있는 것이 쓰기입니다. 비단 창작을 위한 글쓰기가 아니어도 집중해야 무언가를 쓸 수 있습니다. 저자는 오래 전부터 필사도 해 왔습니다. 무진기행부터 성경에 이르기까지 마음을 갈고 닦는 데 필사만큼 좋은 것이 없다고 말합니다. 보고 그대로 쓰는 동안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고, 잡념을 떨치며, 오롯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글을 쓰는 행위는 마음 치유에도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자신의 고통스러운 기억들을 써내려가는 것도 좋고, 나의 장점들을 찾거나 감사한 일들을 기록하다 보면 면역력도 높일 수 있다니 일석 이조입니다. 주변에 우울한 기분에 젖어 사는 분이 있다면 글쓰기를 적극 권장하고 싶습니다.
매일 글을 쓴다는 것은 습관이 되었을 때 쉬워집니다. 처음부터 몇 시간이고 앉아 글을 써야 한다면 그만한 고역이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자는 하루 15분 쓰기를 권장합니다. 물론 그렇게 반복적으로 쓰다 보면 점점 오랜 시간 앉아 손을 움직이는 일에 익숙해질 것이고, 결국 재미를 느낀 사람은 누가 말리거나 방해를 해도 글을 쓸 것입니다.
무턱대고 머릿속에서 글감을 꺼내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저자는 글의 주제만 모은 책들도 일부러 구입했다고 합니다. 포춘쿠키처럼 주제들을 종이에 많이 적어 두고 그 중 하나씩 뽑아 매일 글을 쓴다고 합니다. 사실 이 방법은 우리반 아이들과의 작문 수업에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번에 학급 문집을 위한 글을 쓸 시간이 있었는데 막연히 무얼 쓸지 모르겠다고 생각하던 아이들이 예시 주제들을 읽고 뚝딱뚝딱 글을 순식간에 써 내는 것을 보면서 그 효과를 확실히 깨달았습니다. 저도 포춘쿠키처럼 뽑는 것은 아니더라도 글쓰기의 주제들을 메모해 둘까 합니다.
책을 쓴 많은 이들이 자신의 삶을 책을 내기 전과 후로 나눌 수 있다고 한 말이 마음에 남습니다. 저도 올해의 목표를 어떻게든 책 한 권 쓰는 것으로 정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 튼튼한 수첩을 하나 장만해 얼마 전 재미있게 읽은 <화씨451> 원서 필사를 시작했습니다. 올해는 글 쓰고, 책 읽고, 필사하고, 원서도 읽어볼까 합니다. 새해 각오를 새롭게 할 수 있어 저에게 무척이나 고마운 책이었습니다.
* 팟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