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늘 배우 하정우의 걷는 생활에 대한 책을 읽고, 파주 출판단지를 걸었습니다. 이 책은 오래 전 서점 신간 코너에서 처음 보았는데 그 때 너무 읽어보고 싶었지만 도서관에서 빌려 읽을 요량으로 구입하지 않고 그냥 나왔습니다. 그리고 잊어버리고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그가 나온 작품들을 대부분 좋아했고, 그의 능청스러운 연기 스타일도 좋아합니다. 얼마 전에는 전화 협박을 슬기롭게 극복했다는 신문 기사를 읽고 역시 하정우답다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걷기에 대한 책을 찾다가 갑자기 오래 전 표지만 보았던 이 책이 떠올랐습니다. 즐겨 가는 도서관에 검색해 보니 이 책이 있어 빌려왔습니다. 어찌나 기분이 좋던지요. 몇 년 전에 만났으면 이렇게 좋아했을지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초보 걷기 매니아라 더 좋은 것인지도 모릅니다.
이 책에는 걷기를 돕는 스마트워치 사용에 대한 내용이 나옵니다. 오래 전 핸드폰 앱으로 만보기를 사용한 적이 있었는데 광고가 계속 떠 불편해 삭제했습니다. 스마트 워치는 오류도 적고 다른 이들과도 공유할 수 있다는 말을 보고 바로 중고 제품을 구입했습니다. 걷기에 또 하나의 동기부여가 될 것 같습니다. 하루 동안 몇 걸음이나 걷는지 궁금해집니다. 하정우님처럼 3만보는 걷지 못하겠지만 만보를 목표로 열심히 걸어보아야겠습니다.
하정우라는 배우에 대해 영화로만 만나온 나는 이 책을 통해 생각보다 훨씬 멋지고 건전한 생각을 가진 사람임을 알고 인간적인 매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요리를 정성껏 해서 먹고, 먼 거리 출퇴근을 걸어서 하고, 언어생활을 스스로 순화하며, 걷기 여행을 좋아하고,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그의 삶의 자세가 멋졌습니다. 글도 좋았는데 영화 시나리오를 직접 쓰기도 했으니 글쓰기가 그리 낯선 작업은 아니었을 것 같습니다. 일주일에 책을 한 권씩 읽고 걸어서 만나 독서모임을 갖기도 했다니 읽고 쓰는 것은 어쩌면 그에게 숨 쉬는 것과 같은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책을 통해 그동안 보지 못했던 그의 작품들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기가 그리 있지 않았던 허삼관은 내가 너무 재미있게 본 작품들 중 하나입니다. 연신 웃음을 터뜨리며 보았고, 아버지의 희생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던 기억이 납니다. 너무 재미있게 본 탓에 위화의 원작을 찾아 읽기도 했습니다. 중국 작품을 우리나라에 맞게 녹여내는 작업이 만만치 않았을 텐데 본인이 출연까지 하며 영화를 만드느라 정말 고생했을 것 같습니다. 577 프로젝트는 다큐멘터리 형식이라 보지 않았는데 어떻게 걸었을지 궁금한 마음에 그것도 보고 싶습니다.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직접 각본을 쓰고 감독을 한 <롤러코스터>도 볼 예정입니다.
이 책을 통해 걷는 인구가 더 많아지기를 바랍니다. 하와이를 걷는 하정우는 그곳에서 자유를 만끽할 것 같습니다. 적어도 우리나라보다는 알아보는 사람이 적을 테니까 말이지요. 하와이까지는 아니어도 제주도를 다시 걸어보고 싶어집니다.
목소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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