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한 이타주의자 - 윌리엄 맥어스킬
제목만 딱 보고서 들은 생각은 냉정한 이타주의자라니.. 냉정한 사람이 어떻게 이타주의자가 될수 있는걸까? 하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정확히는 그런 내용이 아니었다.
이 책에서는 타인을 돕는 삶에 대해 냉정하게 따져보라 이야기한다. 그냥 마음이 가는대로 돕고 기부하는 것이 아니라 효율과 효용성을 냉정하게 따져봄으로써 최대의 효과를 낼수 있는 도움을 주도록 장려한다. 냉정하지 못한 사회사업의 예로 플레이펌프를 들면서 수많은 관심과 기부를 받았던 사업이 결국 제대로된 효과를 내지 못하고 플레이펌프는 오히려 애물단지가 되어버린 사례를 든다. 그러면서 사회사업가와 활동가, 기부자들 모두 냉정하게 사업의 효용성을 따져보아야 한다 이야기한다. 이를 위해 삶의 질을 고려한 질보정수명(QALY)을 제안하고 QALY를 통해 어떠한 사업이 효율적으로 어려운 이들을 도울 수 있는지 정량적으로 제시한다. 그리고 사건 사고로 인해 주목받는 부분도 살펴보며, 도움이 있을때와 없을때의 비교 및 확률도 고려하여 정말 큰 도움이 될수 있는 선택을 하라 주장한다.
또한 우리가 어려운 이들을 돕는다는 행동이 오히려 해가 될수 있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노동착취 제품에 대한 불매가 곧 그들에겐 양질의 일자리를 뺏는 일이 될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또한 실제로 가서 돕는것과 돈을 벌어 기부하는 것에 대한 비교를 통해 기부를 통한 도움도 상당히 큰 도움이 된다 이야기한다. 그 외에도 다양한 사회사업을 특정 기준을 통해 분석하여 점수를 매김으로써 효율적인 사업을 소개한다.
그런데 이런 접근이 과연 옳은 것인지 의문이 든다.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사회사업을 평가하는 주요 지표로 이야기하고 있는 QALY가 과연 얼마나 질적인 부분을 양적으로 치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리고 사람마다 다르게 느끼는 부분을 정량화 하는 것이 가능할까도 의문이다. 예를 들어 한국인은 세월호 사건에 대한 강력한 트라우마가 있기에 그런 해상사고를 방지하거나 빠르게 대처하는게 큰 의미를 갖는다. 그것은 전 세계적인 이야기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실제 모든 사회적, 인류적, 지구적인 유익만큼 개개인의 마음도, 심정도, 상처도 중요하다. 이 책에선 그런 개인의 마음을 완전히 무시해버린다. 삶을 통해 돕던 기부를 통해 돕던간에 도움을 주는 사람이 그 도움을 지속하도록 하는 힘은 마음에서 나온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마음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또한 직접 삶이나 행동, 자원봉사를 하는 것보다는 기부를 장려한다는 느낌이 든다. 물론 기부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려운 이들을 돕는 것은 자본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사회사업을 위해 삶을 던지는 활동가도 필요하다. 또한 자신의 시간을 기부하는 자원봉사자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오히려 그런 활동가들이나 자원봉사자가 부족한게 아닐까?
서양의 공리주의에 바탕을 둔 주장은 그 안에 인간이 빠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효율을 중심으로 해서 최대의 효과를 거두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부하는 이들, 그리고 삶을 던지는 활동가들의 마음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 그리고 그 마음이 타인을 움직이고 또한 어려움을 당한 이들에게 전해지면서 어려운 이들을 살아가게 만든다. 그것이 이 책이 놓치고 있는 삶이라고 생각한다.
한편, 사회 사업가들은 이 책을 바탕으로 더 투명하게 더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는게 필요한 것 같다. 그럴 때 더 많은 사람들을 그들의 사회 사업에 동참하도록 설득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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