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전쯤인가 남편과 갔던 카페에 꽂혀 있는 이 책을 우연히 빼서 읽고는 책을 사 달라고 하는 남편에게 헌책을 사 주었다. 그 후로 이 책을 줄곧 읽는 것을 보았다. 너무 좋은 말이 많다고 해서 얼핏 보았더니 시의 형식을 한 명언집 같은 것이어서 그런 짧은 내용을 무척이나 오랫동안 읽고 있다고 생각했었다. 다 읽었다며 내가 받아 읽는데 나도 정말 오랫동안 들고 다녔다. 그 이유는 구절 구절 읽을 때마다 나의 삶에 적용하고, 다시 생각해 보느라 그런 것이었다.
가장 좋은 음료는 내뱉고 싶었던 말을 다시 삼키는 것이라는 말을 누가 또 할 수 있을까? 실수로 한 말 때문에 오랫동안 고민하거나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멀어지는 경우가 있다. 말을 줄이는 건 꼭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을 책을 읽으며 계속 했다. 주옥같은 소설들을 쓰던 그가 어느 날 소설을 그만 쓰기로 하고, 귀족 신분도 내려놓은 채 평민들을 스승으로 삼았다니 위대한 인물은 남다른 데가 있는 법인가보다.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보다는 마음을 비우고 금욕을 하며 영혼을 돌아보기에 힘쓰라는 그의 명상은 다분히 종교적인 면이 있지만 여기서의 영혼은 육체와 반대되는 것을 일컫는 넓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 어렸을 때는 욕심 채우기에 급급할 때가 있었다 할지라도 나이가 들수록 욕심을 줄일 필요가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나이 들어서까지 탐욕을 버리지 못하는 것처럼 추해 보이는 것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정작 스스로는 지키기가 몹시 어렵다는 것이 사실이다. 톨스토이의 말처럼 낮은 자리에 있는 이들을 더 존경하고 사랑하는 것이 습관이 된다면, 그런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정말 따스한 사회가 될 것이다. 그의 말에 공감하는 이유는 작가 자신이 그렇게 살았음을 알기 때문이다.
죄에 대한 언급도 했는데 간혹 찾아오던 손님인 것이 나중에는 주인이 된다는 것, 정말 마음에 새겨야 할 일이다. 무슨 일이든 처음이 어렵다는 말이 있다. (이번에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영화에서도 죄인이 그렇게 말했다. ) 죄가 나를 지배하지 않도록 경계를 해야 한다. 진정 가난한 사람은 돈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 많이 갖고도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말에 공감이 간다. 나는 가난한 사람인가, 부유한 사람인가 나 스스로가 돌아보아졌다. 나이 들수록 욕심을 버리고 낮은 사람을 존경하며 영혼을 돌아보기에 게으르지 않는 사람이 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