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를 혐오하다 - 김용민
나꼼수로 유명해진 김용민이 새로운 책을 내놓았다. 혐오라는 주제를 가지고 우리 시대 혐오의 다양한 모습들을 비판하는 책이다.
김용민은 나꼼수 이후로 국회의원에 도전했다 낙선하고 방송활동을 하면서 신학대에 진학했다. 기독교장로회 교단의 한신대를 졸업했다. 이제 김용민의 타이틀에 종교인이라는 타이틀이 하나 더 생겼다. 그리고 이 책은 종교인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기독교 책이라고 해도 전혀 무리가 없을듯 한, 아니 기독교 책으로써 내용을 담고 있다.
솔직히 들었던 생각은 혐오에 대한 설교 모음집 같다는 느낌이었다. 일부 글에 대해선 김용민이 사역하고 있는 벙커1 교회의 설교라고 밝히고 있지만, 그 외의 글도 설교의 냄새가 강하게 풍겼다. 각 글마다 앞에 성경말씀이 소개되어 있고 그 성경구절이 글의 중심이 되어 글을 이끌어가는 형식은 설교라고 봐도 무방할것 같다. 그렇다면 이 책은 사실상 김용민의 설교집이라 불러도 될 것같다.
김용민의 기독교 신앙은 에큐메니컬 신앙이라 불러도 무방할 듯하다. 약자와 연대하는 신앙, 사회의 소외받는 이들을 향한 신앙인 듯하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혐오는 약자를 향한 혐오이다. 강자를 향한 혐오는 혐오라 이야기하지 않는다. 사회적 약자, 소외 받는 사람들, 즉 최근에 이슈가 되었고 되고 있는 난민이나 성소수자는 물론이고 젠더혐오, 갑질, 이슬람, 그리고 북한이나 전라도에 대한 차별까지 비판을 쏟아낸다. 그렇다. 그가 이야기하는 혐오는 다른 말로는 차별이라는 말로 대체해도 될듯하다. 사회에 만연한, 그래서 이슈가 되기도 하고, 또한 인식하지도 못하고 있는 차별과 혐오에 대한 기독교적 비판을 통해 사회에 차별과 혐오가 조금이라도 없어지길 바라는 김용민의 마음이 담겨있다.
책의 2부에서는 기존 교회에 대한 비판을 가감없이 쏟아낸다. 기존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라면 좀 불편할수 있을정도로.. 그런데 틀린 이야기는 찾기 어렵다. 그만큼 우리나라 기독교에 문제가 많다는 이야기가 아닐까 한다. 또한 사회에 대한 이야기에서 끝나지 않고 종말론이나 신정론에 대한 이야기도 다룸으로써 자신의 신학이 결코 얕지 않음을 보여준다. 솔직히 2부의 내용은 에큐메니컬 신앙에 대한 가벼운 입문서로 봐도 괜찮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짜뉴스나 채식주의, 자살같은 사회적 이슈에 대한 기독교의 이야기는 물론이고, 고난받는 이들을 위한 말씀이나 해방신학과 같은 정말 기독교적인 내용도 살펴볼수 있다.
기대보다 내용이 알차서 만족스러웠다. 차별과 혐오에 대한 내용은 정곡을 비켜가지 않고 현실을 직시한다. 애매하게 돌려 말하지 않고 잘못이다, 고쳐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평소에 생각하지 못하던 차별과 혐오에 대한 이야기도 깨달을 수 있었다. 우리의 삶 속에 차별이, 혐오가 얼마나 깊이 들어와 있는지 한번 돌아보게 되었던것 같다.
기존의 보수 기독교에서 얼마나 받아들일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당장 성소수자 문제만 해도 현재 모습으로 보면 받아들이지 못할것 같다. 이슬람 난민이나 북한에 대한 그들의 태도를 보면 이 책은 악마의 괴수가 쓴 책처럼 보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정말 그렇게 생각하고 넘어가면 되는가 돌아보아야 한다. 차별과 혐오가 가득한 교회가 아닌 주님의 사랑이 가득한 교회라면 대상에 상관 없이 사랑을 실천해야 하는게 아닐까? 그리스도의 사랑이, 우리가 사랑 받을만 해서 우리에게 향하는 것인가? 우리가 죄인임을 고백한다면, 다른 이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멈추고 그들에게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 그것이 산상수훈에서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이고 그의 삶을 통해 우리에게 보여주신 사랑이다. 주님을 따르는 이라면 차별과 혐오는 접고 마땅히 그 사랑을 따라야 하지 않을까..
-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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