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소개하는 이야기를 라디오에선가 듣고 바로 메모를 했었다. 인문학 모임에서 이번에는 좀 색다른 책을 읽어보자는 생각으로 과학 도서인 이 책을 골랐다. 우주에 관한 이야기를 쉽게 풀었다고 이해했기 때문이었다.
막상 이 책을 읽으면서 읽고 싶다고 추천했던 것이 어찌나 미안했는지 모른다. 어렵고 어려운 물리학과 천체과학을 쉽게 설명한다고 해도 한계가 있었던 것이다. 태어나서 처음 듣는 말들도 있었고, 정신체가 되어 우주를 여행하는 것도 황당했다. 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몰랐을 수도 있지, 이런 것도 접해 보는 건 좋은 일이야, 하는 생각으로 점점 익숙해지는 나를 발견하고 놀랐다. 어차피 모르는 말들이라 이런 것도 있구나, 하는 생각만 막연히 하면서 계속 책장을 넘겼다. 상상하기에도 버거운 천체과학적인 이야기들, 블랙홀, 우리은하, 은하단, 그리고 양자물리학을 비롯해 전자, 전하, 쿼크, 글루온, 중력, 완전한 진공상태 등 학창시절에 들어본 듯 하기도 하고, 아닌 것도 같은 여러 단어들이 계속 등장하며 설명을 하는데 내가 모르는 것이 이렇게 많다는 것이 한편으로 스스로 실망스럽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 도전을 느끼기도 했다.
이 책에서 설명하는 수많은 이론들을 발견하고 증명하면서 노벨상을 받은 이들이 이렇게 많은데 우리나라에는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고 우리나라의 과학 교육을 비롯한 여러 교육 제도가 새로운 변화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지도를 만들고 지리학을 파고들어 악조건을 딛고 세계를 제패했던 과거 페르시아나 영국처럼 말이다. 물론 그들처럼 지배하려고 해서는 안 되겠지만 우리나라의 교육과 과학은 무언지 모르게 방향을 다시 잡아야 할 것 같다는 조심스러운 생각이 든다.
내용 중 빛의 속도보다 빠르게 달리는 비행기가 있다면 내가 느끼는 시간과 다른 사람이 느끼는 시간이 다르게 흘러갈 수도 있다는 것이 무척이나 신기하게 느껴졌다. 과거에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한 번 접하기도 했던 내용이다. 책의 저자는 세상 어딘가에 있던 생명체가 곧 발견될 것이라 예견했는데 나는 기독교인이라 그런지 이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조물주의 오묘한 역사가 너무나 신기하게 다가왔다. 태양과의 거리가 조금만 가깝거나 멀어도 인류는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다.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내일이면 이 책을 놓고 서로 느낀 바를 토대로 이야기를 나눌 텐데 다른 분들은 어떤 생각을 하며 읽었을지 너무나 궁금하다. 많은 이들에게 권하기는 조심스럽지만 과학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읽어볼만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