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해도 괜찮아 - 김두식
인권이라는 것은 왠지 직접적으로 와 닿기 보다는 좀 추상적인 느낌이 강하게 드는것 같다. 그런 추상적인 개념을 갖고 있다가 구체적인 일들이 터지면 그때서야 부랴부랴 생각을 정리해보려 하지만 자신의 삶, 또한 친하게 지내는 지인들의 삶과 충돌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정리하지 못하고 결국 자신들의 유익을 따라가는 경우가 꽤 되는듯 하다.
이 책은 인권에 대해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큰 그림보다 구체적인 그림을 소개해줌으로써 직접 우리 사회에 영향을 미칠수 있는 사례에 대해 미리 생각해보고 어떻게 하는것이 좋을까 생각해보게 만드는 책이다. 청소년, 성소수자, 여성, 장애인, 노동자, 병역거부, 영화검열, 인종차별, 대학살까지.. 9개의 장에서 다양한 사람들에 대한 인권을 이야기한다.
인권을 위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약자와 소수자를 위한 일이라는 생각을 한다. 힘있는 자는 인권을 이야기하지 않아도 된다. 그들은 자신의 유익을 위해서 일을 진행할 수 있다. 다수는 다수의 힘으로 집단의 이익을 추구하고 관철시킬 수 있다. 그러나 약자와 소수자는 그럴 힘이 없다. 탄압을 받더라도 더 큰 피해를 입을까봐 말하지 못한다. 그냥 묵묵히 참고 견뎌낼 뿐이다. 그런 이들을 잊지 않고 돌아보는 것이 바로 인권이다.
하지만 그 길은 참 쉽지 않은것 같다. 이미 우리는 다수이기 때문이다. 다수의 시각으로 힘있는 자의 시각으로 소수자, 약자에게 다가선다. 선민의식으로 가득차서 그들을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주려고 한다. 그리고 그것이 그들을 더 불편하게 만드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생긴다. 어떻게 생각하면 그것이 인간의 한계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조금 더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보수기독교를 중심으로 인권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번지고 있는 듯하다. 특히 성소수자나 종교에 따른 차별을 당연하고 성경적이라는 이야기를 하는 경우를 꽤 많이 접한다. 또한 여성에 대한 차별이 여전히 존재하고, 작년에 이슈였던 예멘 난민에 대한 기독교의 대응도 인권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하는 기독교의 모습이었던것 같다.
나는 인권에 대한 고민이 하나님의 뜻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를 기독교에서 더욱 주장해야 하지 않을까.. 모두 하나님의 자녀들이다. 그런 자녀들이 차별을 두는 것이 정말 옳다고 생각하는것인지.. 이 책이 처음 출판된지 10년이 되어가는데, 여전히 우리나라의 인권은 갈길이 멀다는 생각을 한다. 그동안 바뀐게 얼마나 있는지 모르겠다. 아니, 오히려 차별이 심해진것은 아닌지, 그리고 그 중심에 보수기독교가 있는 것처럼 보여서 더 가슴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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