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부러워하는 인생을 사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모두 행복할까? 사실 그 사람이 되어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일이다. 이 책의 저자도 남들의 부러움을 샀지만 정작 자신은 그 행복을 박차고 나와 여행을 떠났다. 인생의 목표가 든든한 직장만은 아님을 보여준 예이다. 퇴사를 한 그는 남미로 행했다. 그래도 아직 조금은 미지의 세계로 남아 있는 곳인지 모른다. 누구나 휴가차 갈 수 있는 곳은 아니니까. 그곳에서 그도 다른 사람들과 같이 우유니 소금사막을 가고, 마추픽추도 다녀왔다. 하지만 그는 단순한 여행자는 아니었다. 그곳 말을 하지 못했던 그는 어느새 주민처럼 살아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물론 그 지점이 여행을 마무리한 시기이기도 하다. 더 이상 외국에서의 생활이 설렘이 아니기 시작함을 깨달은 것이다.
나에도 역시 남미는 아직 미지의 세계이다. 이과수 폭포를 보고 싶다는 생각도, 도난 사고가 잦다는 콜롬비아에 가고 싶다는 생각도 지금은 없다. 그렇다고 그곳에 다녀온 저자의 경험을 낮춰 보지 않는다. 그 순간 어디에 있든 그곳에서의 삶이 더없이 행복하면 되는 것이다. 멀리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면서 자유를 만끽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하루하루 무탈하게 보내는 것을 행복으로 여기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여행은 여행대로, 일상은 일상대로 특별해질 수 있다고 믿는다.
이 책을 읽으며 호주에 워킹홀리데이 가 있는 둘째가 계속 생각났다. 아마 이 책을 읽는다면 워킹홀리데이 마지막 즈음 첫 여행지로 남미를 택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만큼 신기하고 멋진 곳이 많이 소개되어 있다. 이 책을 손쉽게 보내줄 수 없는 게 아쉬울 정도다. 새로운 곳에서 현지인처럼 살아보는 것, 인생에 여러 해는 아니어도 한 번쯤은 해 볼 만 한 멋진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번 돈으로 자신을 위한 시간을 보내며 아낌없이 사용하는 것, 정말 부러운 일이다.
앞으로 저자는 또 어떻게 살아가게 될지 궁금해진다. 다음 목적지는 미국이라고 했다. 미국이라면 누구나 가 보고 싶어 하는 곳임과 동시에 이미 너무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이다. 그곳에서 그는 또 어떤 경험을 하게 될까? 그리고 그가 새로운 경험을 하는 동안 나는 이곳에서 무얼 하고 살고 있을까? 매일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그의 모토가 마음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