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발자국 - 정재승
정재승 박사는 알쓸신잡으로 유명해진 (그 전부터 유명했었나? 어쨋든 난 알쓸신잡에서 알았다) 뇌과학자이다. 열두개의 강의를 통해 뇌과학자가 이야기하는 뇌와 미래 사회에 대한 다양한 모습을 살펴본다.
앞의 여섯개 강의는 뇌과학에 대한 이야기이다. 선택에서 부터 시작하여 결정장애, 결핍과 욕망, 놀이, 변화 및 미신까지 우리의 머리 속에서 어떤 일이 이루어지는지 살펴본다. 나에게는 새로고침으로 표현한 변화에 대한 내용이 많이 와닿았던듯 하다. 40대 중반을 지나가는 나이에서 부족함을 느끼고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변화가 어렵지만 불가능하지는 않음을 알지만, 그만큼 절박함이 부족한지 생각보다 쉽게 변하지 않는 모습을 바라본다. 20%의 새로움을 잊지 않도록 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뒤의 여섯 강의는 사회의 흐름에 대한 뇌과학자의 시각을 살펴볼 수 있다. 사회에서 요구하는 창의성부터 인공지능, 제4차 산업혁명 및 혁명, 세상에의 도전, 그리고 칼세이건의 추모 강연까지 뇌과학의 전문 영역이 아니지만, 뇌과학자의 시각은 매우 재미있게 다가온다. 미래학자라고 봐도 될만큼 미래에 대한 통찰을 보여주기도 하고, 창의적인 인재, 세상을 변화시키는 혁명가의 생각을 이야기함으로써 세상을 변화시키는 사람을 기대하는 모습도 보여준다. 그의 시각은 100% 확실하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상당히 많은 부분 설득력있게 다가온다.
정재승 박사는 과학자로써 현실보다는 미래를 꿈꾼다. 2018년 초에 있던 토론에서 보여준 블럭체인에 대한 그의 의견이 그 시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현재 사회를 바라보는 유시민 작가가 토론에서 압도한듯이 보이지만, 그것은 정재승 박사의 시각은 현재 사회가 아닌 미래에 있기 때문이다. 그는 현재 사회보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가능성에 기댐으로써 발전하는 미래를 바라보고 설득하고자 한다. 미래에 대한 전망이 한계가 있음을 자신도 잘 알고 있지만, 그 한계 속에서도 그는 미래의 가능성을 바라본다. 그리고 그 가능성은 현실의 벽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묘한 매력으로 다가온다.
지식이 지혜로 바뀌는 열두 번의 놀라운 경험이라는 책 뒷표지의 이야기가 결코 과장이 아니게 느껴지는 것은 그만큼 이 책이 갖는 통찰이 뛰어나다는 것을 증명한다. 나의 머리 속을 들여다 봄으로써 우리의 생각을 돌아보고 미래 사회를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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