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학, 신에게 도전하다 - 송기원 외
2005년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황우석 사태가 생명과학에 있어서 갖고있는 거의 유일한 기억이다.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나, 생명복제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황우석 사태 이후로는 크게 신경을 써본적이 없는것 같다.
이 책을 읽어보니 생명과학의 발전은 엄청난 속도로 발전한듯 싶다. 특히 합성생물학이라는 분야는 2011년에 개발된 크리스퍼 가위라는 유전자 치환 기술로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기존의 유전자 치환 기술보다 월등히 정확하고, 시간도 짧게 걸리고, 비용도 저렴한 한마디로 사기같은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였다. 합성생물학이라니.. 생물을 합성해내는 기술이라는건 10년 전만 해도 상상조차 못했던 일이 아닌가 싶다.
기술적인 문제와 함께 윤리, 종교, 생태, 법률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이 책에서도 과학기술과 거의 같은 분량으로 다양한 분야에서의 시각을 소개한다. 하지만 생명에 관한 문제는 쉽지 않은것 같다. 다양한 시각들과 사회, 생태계등이 얽혀있어서 결론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확실한 것은 다양한 이야기들이 모이는 장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아쉬운 점은, 전체적으로 장밋빛 미래를 꿈꾸는 듯한 느낌이다. 위험에 대해서는 마지막에 잠깐 언급하는 정도이고 전체적으로는 잘 관리되고 있고 잘 되고 있다는 것이 계속 이야기된다. 인간의 욕심과 악한 심성을 과소평가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새로 합성된 박테리아가 잘못 자연계에 퍼지면 어떤 영향을 어떻게 줄지 전혀 짐작조차 되지 않는데 잘 관리된다고 너무 낙관적인게 아닐까? 컴퓨터 해커나 크래커보다 훨씬 위험할 것으로 보이는데 얼마나 인간을 믿을 수 있을지 솔직히 걱정이 꽤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흐름은 되돌리기 어려운듯 보인다. 과연 이 흐름을 기독교에서 보면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하다. 물론 이 책에서는 신학적인 이야기도 하고 있긴 하지만, 실제 필드에서의 반응은 신학적인것과는 전혀 다를 수 있으니.. 또한 신학적으로도 더 깊이 이야기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IT만큼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는게 이 분야가 아닌가 싶지만,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이 책은 그런 분야를 소개하고 고민하게 만드는 좋은 입문서가 될 수 있을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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