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그녀가 썼던 책도 참 잔잔하고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며 읽은 느낌인데 이 책은 더 특별했다. 왜냐하면 유명한 그림이나 화가들의 작품이 아니라 제목과 같이 그녀를 정말 행복하게 해 주는 그림들을 소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자신에게 특별한 것들을 소개하는 것을 읽거나 들으면 더 큰 감동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것이리라.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도 덩달아 행복해졌다.
모자를 고르는 여자들을 그린 그림을 보고 자신의 낭비벽을 다독이는 것,(다양한 옷을 바꿔 가며 입는 것이 우울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가면이 많은 연예인들이 더 우울감을 느끼는 것은 가면과 자신과의 거리가 멀기 때문이라는 것, 모네, 마네, 르느와르가 서로를 다독이는 친구 사이였다는 것, 액자도 그림만큼이나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실천한 토머스 에이킨스(액자에 과학자인 초상화의 주인공을 연상하는 공식과 기호들을 쓰다니) 등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그림 뒤의 숨은 인물들과 이야기들을 많이 알게 되어 읽는 내내 즐거운 마음이었다.
작가를 행복하게 했던 그림들이라 그런지 이 책에 소개된 그림들은 하나같이 너무 예쁘게 느껴진다. 나도 책을 쓴다면 나의 열정을 쏟은 내용을 쓰리라. 여러 모로 나에게 의미 있는 책이다. 그림을 그리는 지인 분들에게 소개하고 싶다.
--- 본문 내용 ---
- “ 진정한 여행자는 걸어서 다니는 자이며, 걸으면서도 자주 앉는다.” - 콜레트 (239쪽)
-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소울푸드는 압생트(Absinthe)였다. 1886년 파리에 온 고흐는 여러 화가동료와 어울리며 압생트를 만났다. 잘게 썬 쑥의 줄기와 잎에 높은 도수의 알콜을 부어 추출하고 증류해 만든 초록빛 술 압생트는 당시 예술가들에게 필수 아이템이었다. 처음 압생트는 스위스의 피에르 오디네르(Pierre Ordinnaire)라는 의사가 약으로 만들어 팔았었다. 하지만 전쟁 후 와인이 귀해지자 서민들은 압생트를 마셨다. 프랑스의 시인 아르튀르 랭보(Arthur Rimbaud)는 압생트를 두고 ‘가당 우아하고 하늘하늘한 옷’이라고 했고, 폴 베를렌(Paul Verlaine)은 ‘시인의 제 3의 눈’이라고 했다. (262-26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