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들이 쓴 책이 시중에 많이 나와 있겠지만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습니다. 교육학자나 심리학자가 쓴 교육 관련 서적보다 훨씬 실제감 있는 건 두말 하지 않고도 누구나 동의할 것입니다. 이 책을 쓰신 ‘착한재벌샘정’도 30년을 선생님으로 살아온 분입니다. 지은이의 이름으로 알 수 있듯 이분은 그동안 우리가 보아오던 선생님과는 좀 달라 보입니다. 교사인데 재벌이라니, 본문에 돈을 좋아한다는 것을 대놓고 말하는 분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내가 볼 때 이분은 마음이 부자인 분입니다. 오랜 동안 경차를 바꿔 타고 다니지만 수많은 제자들을 가진 그분은 진정한 재벌인 셈입니다. 그래서인지 나와 닮은 점이 많아 읽는 내내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가족들을 위한 음식이나 청소를 하지 않고 훌쩍 홀로 여행을 떠나 엄마와 아내의 빈자리를 실컷 느끼게 해 준다는 말이 너무 재미있고도 장난기 가득해 보입니다. 하지만 평소에 요리를 잘 하고 가족을 극진히 챙기는 분입니다.
1대1 문답식 수업을 좋아하신다는 이분은 아마도 소크라테스에게서 감명을 받은 모양입니다. 아이가 생각하는 것을 문답을 통해 바꿔 놓기도 하고, 울고 있는 아이를 아무렇지도 않게 달래기도 합니다. 수업 내용은 말할 것도 없겠지요? 많은 아이들을 한번에 놓고 가르치는 공교육에서 쉽지 않은 방식이긴 하겠지만 중고등학교라고 입시에만 매달리는 교육보다는 과학의 기본 원리와 살아가는 데 필요한 공부 자세를 가르쳐주는 진정한 교육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함께 과학책을 만드는 프로젝트와 같은 과학 수업뿐 아니라 담임으로 아이들을 올바르게 이끌기 위해 다른 사람이 아닌 나 스스로가 기준이므로 남의 시선에 신경 쓰지 말고 자신 있게 살아가라는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선생님. 그리고 그런 말들을 몸소 실천하는 선생님이 멋있어 보입니다. 지금은 책도 쓰시고 강연도 다니며 더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을 것입니다. 좋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 나 스스로 보다 나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고, 나에게 좋은 선물을 하고, 스스로를 기준으로 생각하는 멋진 삶을 살도록 사람들에게 용기를 불러일으키는 일, 생각만 해도 가슴 뛸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