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보내주고 싶다는 저자의 쪽지를 받고 바빴는지 한참 만에 답을 했었다. 아직 늦지 않았다고 책을 보내주시겠다고 했다. 한 번도 가 볼 마음을 먹지 않았던 인도. 버스를 밤새 누운 채 타고 가다 차 사고로 죽을 수도 있다는 그곳에 대한 출처불명의 루머들은 나의 발목을 잡고도 남았다. 그럼에도 한구석에는 남들도 다 가는데 나는 아직 가 보지 못한 곳이라는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있었다. 그곳을 엄마와 엄마 같은 이모를 모시고 함께 배낭여행을 다녀오다니. 읽어보지 않아도 존경스러워졌다.
불교 신도였던 엄마와 이모는 어쩌면 그곳이 성지순례하는 곳처럼 느껴졌을 수도 있겠다. 함께 가자는 말에 망설임 없이 인도라 대답했다니. 두 분에게는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을지 모르나 저자에게는 큰 부담이었을리라. 자유롭게 다닐 수도 없고, 누군가를 끊임없이 챙기고, 일정과 차편을 체크해야 했을 테니. 사실 나도 가족과의 여행만큼이나 혼자 하나는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가 바로 자유 때문일 것이다.
세 여행자는 그리 많은 곳을 다니지는 않은 것 같다. 시간적, 신체적 제약도 있었겠지만 많은 시간을 봉사활동으로도 보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가 어린 시절 부모님께 진 빚을 해소하기에 그리 짧은 여행은 아니었을 것이다. 모든 과오를 털고 새로 시작하기에 인도는 충분히 멋진 곳이었을 테니까. 세 여행자가 겪은 일들과 나누는 대화를 읽으며 연신 미소를 지었다. 너무 재미있고 귀여운 모녀였다.
책에 소개된 곳들을 왠지 쉽게 찾아갈 수 있을 것 같다. 남 이야기는 쉬워 보이는 법이니까. 싼 가격에 다닐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 되겠지. 이로써 나의 인도 여행이 시작되는 것일까? 남은 것은 언제 가느냐는 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