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소영 교수님께서 쓰신 페미니즘과 기독교의 맥락들을 읽었다.
이 책은 백소영 교수님께서 청어람ARMC에서 강의하신 내용을 엮은 책이다. 그래서 강의 형식으로 되어있고 덕분에 술술 잘 읽히는 편이다. 하지만 페미니즘에 대한 지식이나 고민이 부족한 편이어서 생각을 많이 하면서 읽다보니 꽤 오랜 시간 읽은듯 하다.
페미니즘의 간단한 역사 및 소개와 기독교 안에서 페미니즘의 어려움. 그리고 성서 해석의 페미니즘적 접근에 대한 내용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급진적인 해석부터 온건한 해석까지.. 성경에 대한 페미니즘점 해석도 다양하게 소개해서 좋았던듯 하다.
기존에 갖고 있던 페미니즘에 대한 시각은 두가지의 서로 상반되는 이미지가 공존하고 있었다. 첫번째는 남녀평등은 사회가 지향해 나아가야 할 방향이고 페미니즘은 그 선봉이라는 생각이었다. 두번째 생각은 그러나 페미니즘의 이야기를 보면 여권신장보다는 남자들에 대한 혐오만 남아있다는 느낌이었다. 그러다보니 맞는 이야기이지만 동조해도 되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페미니즘은 두번째 모습보다는 첫번째 모습이 훨씬 강하게 느껴졌다. 솔직히 그래서 다행이었다. 기독교에서 이야기하는 페미니즘에서 남자에 대한 혐오의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면 페미니즘에 대한 나의 반응이 외면으로 갔을것 같았다. 그래서 기독교의 페미니즘을 접하기 두렵기도 했던것 같고... 어쨋든 이 책에서 엿본 페미니즘은 지금까지 느꼈던 페미니즘보다 훨씬 합리적이었고 그래서 훨씬 설득력이 있었다. 물론 나는 남자이기에 좀 불편한 부분도 없었던건 아니지만 내가 여성이 아니기에 어쩔수 없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지난 주말 페미니즘 집회가 있었고 그때 나온 구호와 그에 이어지는 저급한 일들로 페미니즘의 입지가 좁아지는게 안타깝다. 우리 사회는 발전하고 있다. 그렇게 모든것에 적대감을 갖지 않아도 된다. 다른이에게 향하는 칼날은 자신도 상처입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칼날을 휘두르는 것을 멈추지 못하는것.. 그것이 우리의 한계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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