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낯익은 제목의 이 책을 빌려왔다. 아마도 얇고 만만한 두께 때문일 수도 있다. 조금은 고리타분할 거라 생각했는데 내용이 의외로 너무나 흥미로웠다. 어부가 되기 싫은 17살의 마리오는 어느 날 우체국에서 직원을 모집하는 글을 읽게 되어 지원한다. 그가 할 일은 단 한 명에게 우편물을 배달하는 것. 바로 유명한 시인 네루다가 그의 고객이다. 간혹 영화 관람을 즐기는 ‘문화인’ 마리오는 네루다의 입담에 반해 그와 이야기하고 싶어진다. 그에게서 시를 짓는 요소 중 하나인 비유(메타포)에 대해 듣게 된 후부터 그의 생활 곳곳이 비유거리 투성이임을 알게 된다.
어느 날 마리오의 눈 앞에 나타난 엄청난 그녀, 베아트리스. 그녀는 그의 마음을 온통 빼앗았고, 마리오는 시인을 졸라 그녀의 마음을 살 시어들을 찾는다. 술집에서 일하는 베아트리스 역시 동네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시를 말하는 마리오에게 호감을 갖게 되고, 그들은 연인으로 발전하게 된다.
시에는 사랑 시도 있겠지만 민중을 깨우는 혁명적인 요소도 있으니, 네루다는 정치에 가담하여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지만 시대가 변하여 격리되기도 한다. 이러한 역사적 소용돌이는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중요한 부분 중의 하나이다.
어부의 아들이었으나 네루다를 만나 시를 쓰게 된 마리오는 어떤 파란만장한 인생을 맞게 될까? 인물들이 나누는 위트 넘지는 대화들을 읽으며 웃음을 참지 못했다. 솔직히 민음사에서 나온 책들 중에 딱딱하게 번역이 되어 재미없는 것도 많았는데 이 책은 정말 잘 번역이 된 것 같다. 마지막 장을 펼치는 순간까지도 재미있게 읽었으니까 말이다. 책을 읽고 이 책이 원작인 영화 <일 포스티노>를 보기로 했다.